대형 토목 공사를 함으로 인해 동식물이 멸종될 수 있다는 뉴스를 보면 어떤 느낌 드세요?

전에 어떤 경제학 책에서 이런 글 비슷한 걸 읽었습니다.

 

"열대우림에서 희귀종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흔히 열대우림 보호 근거로 활용된다. 그런데 왜 그렇지? 난 그 종이 있는 줄도 몰랐고, 없어진다고 해도 별로 슬플 것 같지도 않다. 내가 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 사라진다면 슬프겠지만, 거기에도 치를 수 있는 비용 한도가 있다. 예를 들어 그 동물때문에 개발을 못해 나에게 올 수 있었으나 사라지는 경제적 이익이 백만원 이하라면 그냥 백만원 포기하고 동물을 지키겠지만, 백만원을 넘는다면 그냥 그 동물을 비용으로 치를 수 있다."

 

"하여간 경제학자들이란...." 하면서 넘어갈 수도 있긴 한데... 한 번 생각해볼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4대강이나 각종 공사를 할 때마다 "이 공사로 인해 무슨무슨 종이 씨가 마른다" "공사 현장에서 무슨 희귀종이 발견됐다" 는 뉴스가 뜨고, 그 때마다 공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과연 그 "발견" 혹은 "멸종 우려" 만으로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일까요? "멸종되면 어떻게 되는데?" 에 대한 질문에 "그거 멸종으로 인해 생태계 완전 박살나고 우주가 혼란에 빠져 쓰나미 백만번 올거임" 이라거나 하는... 현실적인 공포를 주는 답을 하지 못한다면 '개발이익' 이라는 강력한 네 글자를 막지 못할 것 같아요. "불쌍하잖아" 라는 대답으로는 못이기더라구요.

 

저는... 그냥 겁이 많아서 개발이익을 많이 포기하는 편이네요. 감정적으로 무슨 풀이나 곤충이 멸종되는 게 불쌍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데, 그렇게 하나 하나 씨를 말려나가면서 인간 살기 좋게 만들어보겠다고 까불다가 제대로 한 방 당할 것 같다는 공포심이랄까... 그런게 있어요. 굳이 신의 징벌이 아니더라도 지구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깨버림으로써 큰 부작용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 같달까. 생각해보니 근거 없이 믿어주는 좀 편한 타입이네요. ㅡㅡ;;

 

 

    • 급진적인 경제학자들의 논리 들어보면 인권 같은 것은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도 많습니다.

      경제 논리로만 치면 재화 생산능력이 없는 모든 인간은 경제적으로 무용하므로 도태시켜야 하죠.
    • 불쌍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좀 더 많은 대중에게 먹히는 수단을 써야한다는 쪽이죠. 세 번째 단락에 쓰신 말씀과 같은 의견이에요. 동물까지 갈 것도 없이 같은 종족 같은 국적인데도 개발이익 놓고 한 쪽 희생은 안중에도 없는데 하물며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 환경에 관해서 전문가들이 하는 말중에 저에게 설득력있게 들리는 표현은 장기적인 전망에 관한 내용입니다. 단기적인 입장에서는 '개발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내 후손들이 그에 대해 엄청난 비용을 치룬다면 그것이 이익일까 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나 다음에 올 세대는 고사하고 당장 나 먹고 살기도 힘들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설득도 잘 안먹히더군요.
    • 그런데 4대강 공사에 개발이익이라는게 있나요.
      개발불익의 사례로 독일은 또 다시 원상복구비용이 드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벌써 4대강 공사때문에 지천정비로 3년전 예상한 것보다 5배이상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벌써 4대강 개발로 인한 불익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리고 그런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를 이론적으로 옹호하고 뒷받침하기 위해서 만든것일 뿐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물론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그 동식물에 자신을 대입해보면 다른 사람의 편익보다 작을 때는 멸종되어야 한다는 결론이죠. 가족을 꾸리지도 말고.

      그리고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비용편익분석이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겠죠.
    • 말이 경제학자지 잘들어보면 정치논리더군요.
    • 한 종의 멸종의 우려가 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결국 그 종을 희생시킨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조금 적어보자면요..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설인데요. 지금 벌들이 자꾸 사라지고 있다고 하죠. 그런데 이 벌들이 사라짐으로써 양봉업자들도 타격을 받게 되고, 또한 많은 충매화들이 수정을 못하게 되어 식물들 역시 번식에 지장이 오는 등 다양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잘 알려진 벌만 해도 이러한 영향력을 주게 되는데, 우리가 그 역할을 알지 못하는 어떤 생물종이든 그 종이 멸망함으로써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피해라면 인간의 손으로 어떻게든 그 대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은 남아서 계속 보이지 않는 축적을 계속하다가 향후 수십년 혹은 수백년 후에 어떠한 피해현상으로 나타나게 될지 모릅니다.
      또한 도의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윤리적 차원에서, 인간이 그 종에게 희생을 강요하여 그 종을 멸망시키고 번성한다 하더라도 윤리적/도의적 책임은 남는 것이죠. 인간에게 무슨 권리가 있어 타 종을 멸망시키고 홀로 번성할 수 있습니까. 물론 많은 인간들이 이러한 도의적 책임에서 눈을 돌리거나 신경조차 쓰지 않기에 현재의 많은 환경문제들이 발발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세로 계속해서 하나 둘 씩 종을 멸종시켜 가게 된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종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까요. 또한 그렇게 되어 찾아오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지게 될까요. 바로 우리의 후손들이겠지요. 결국 인간의 손으로 지구를 멸망시켜 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 어떤 종의 멸종이란 건 먹이사슬로 연결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벌 개체수가 줄게 되면 자연 수분을 하지 못해 과일과 채소 등의 농작물도 그 수가 줄게 되죠. 결국 생태계 파괴는 나중에 인간이 다 죗값 치르게 될 것 같은데...... '개발이익' .... 정말 파렴치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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