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스터씨

샬롯 브론테의 상상의 산물인 오리지널 나쁜 남자 로체스터씨, 못 생기고 중키에 중년에 능글맞은 중혼자에 성질도 더럽지만 교양 있고 재밌고 섹시한 부자 - 재벌 2세 쫌 되겠죠?. 그 모델이 된 사람은 뮤슈 에제라고, 브론테가  짝사랑하던 유부남이었죠. 샬롯 언니는 이 벨기에 학교 교장 선생에게 꽤나 딱한 편지들을 보내곤 했답니다. 무슈 에제에 대해서 샬롯 브론테가 묘사한 글입니다.


He is professor of rhetoric, a man of power as to mind, but very choleric and irritable in temperament; a little black being, with a face that varies in expression. Sometimes he borrows the lineaments of an insane tom-cat, sometimes those of a delirious hyena; occasionally, but very seldom, he discards these perilous attractions and assumes an air nor above 100 degrees removed form mild and gentlemanlike…”


샬롯 브론테의 외모에 대한 묘사를 보면 제인 에어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죠. 아주 작고, 매력적이라기 보단 흥미로운 얼굴, 눈은 괜찮은데 입 모양이랑 피부 때문에 도저히 예쁘다고 해 줄수 없는 얼굴, 여성적인 매력은 거의 없는, 그리고 그걸 본인도 잘 알고 불편하게 의식하고 있더라, 라고 직접 만나본 출판 업자가 쓴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쳇)


지적이고 열정적이고 내면은 부글부글 끓는데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다 콜셋으로 꽁꽁 싸매고선 더럽고 치사한 가정 교사로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의 영리하고 예민한 여자가 혼을 담아 쓴 제인의 대사들은 아직도 온 세상 많은 여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데가 있어요. 내가 가난하고 별 볼 일 없고 안 이쁘고 쪼맨하다고 영혼도 감정도 없는 줄 아삼? ("Do you think, because I am poor, obscure, plain, and little, I am soulless and heartless? You think wrong!—I have as much soul as you,—and full as much heart!" ) 근데 진정한 멋쟁이 남자가 안 예쁜데 똘똘하고 속에는 야심을 감춘 여자를 내면을 보고 좋아한다는 건 여자 판타지같아요.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죠? 절대 안 생겨요...그러니까 미스터 다시, 미스터 로체스터들이 종이 위에 탄생했겠죠. 



    • 그쵸. 절대 안 생겨요... 사춘기 때 이 소설을 접한 게 천추의 한이여요. 전 세상에 진짜 그런 남자 하나 꼭 있을 줄 알았지 뭐예요. ㅠㅠ
    • 아마 실제로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경 같은 사람이 비슷한 상황을 재현한다면 부유한 중혼사기범으로 양팔에 은팔찌 찰 확률도 없잖아 있는 게 참 슬프죠..원래 샬롯 브론테 자신은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 경을 결혼시킬 생각 없었는데 독자들이 하도 조르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후문이 있더라구요.
    • 무슈 에제와 더 가까운 캐릭터가 직접 등장하는 소설도 쓰지 않았었나요? villette이던가.. 어떻게 읽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 여자의 순정을 매도하지 므아~(개콘패러디...)
    • 레트버틀러도 스칼렛이 아름다워서 사랑했다기 보다 내면의 결코 굴하지 않는 성품에 반했다고 고백하죠. 내면이 표피로 뚫고 올라오지 않는한 알아차리기도 어렵죠.

      실제 남자들은 어리고, 좀 예쁘고, 드세지않아서 말다툼이나 실수를 하면 공격받을 가능성이 적은 여자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내면은 무슨.. 찾아보는 수고보다는 눈에 띄어서 저절로 머리가 움직여지는 걸 원하는 것 같구요.

      쓰고나니 여성도 남성의 내면에 무심한건 마찬가지같아요. 돈잘벌어주고 성실한 성격에 딴사람한테 눈 안돌리고 가정적이고 재밌는 사람. 저런 사람이면 내면이 훌륭할거라고 더이상 생각안겠지요.
    • detlefroth / Villette 맞습니다.
      살구/ 현실이 그렇지만 꿈은 다르게 꾸니까 저런 소설들이 나오겠죠.
    • ginger님 팬인데 오랜만에 이런 재미난 글 보니까 완죤 좋아요! 그치요. 그런 남자 따윈 안 생기는 것이 진리..
      그런데 뒤에 assumes an air nor above 100 degrees removed form mild and gentlemanlike 부분 잘 해석이 안 되네요.
    • Tara / 온화하고 신사다운 데서 완전 벗어나진 않은 분위기도 풍겼다, 는 뜻이죠 뭐.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