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봤던 영화들 간단평: 분노의질주5, 토르, The Rite, 소스코드, 한나
꽤 뒷북영화들도 있는데
이제서야 쓰는 이유는,
막상 한가할 땐 이런 것 쓰는 것도 귀찮다가
지금은 레포트를 써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죠ㅋㅋㅋ
시험기간이나 과제물 해야하는 시간엔 항상 바낭심 충만ㅋㅋ
레포트 쓰기 정말정말 싫어서ㅎㅎ
별점은 처음 매겨보는데 별로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는 있네요ㅎ
1. 분노의 질주 5
요새 영화관에서 하는 영화들 중에 생각 없이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고르라면 이걸 고르겠습니다.
빈디젤은 라이언일병 구하기, Pitch black 같은 영화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분노의 질주 1편과 트리플 엑스로 피크를 찍더니 이후로는 그저그런 액션영화 배우로 지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는데, 이 영화에서는 몇 번의 클로즈업에서 다른 근육덩어리 배우들과 차별되는 표정연기를 보여줍니다. 은근 귀엽기까지 하더군요ㅎ
이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인 길거리 경주 장면이 나오지 않은 게 좀 아쉬웠지만, 마지막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쌍두마차(?)의 질주는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애초에 이전 시리즈의 등장인물을 모조리 불러모으고 거기다가 드웨인 존슨(더 락)까지 합세해서 그냥 스타들이 와글와글대는 빛좋은 개살구 영화가 되는 게 아닌가 우려했었는데, 의외로 완성도 면에서 볼때는 시리즈 중 제일 낫습니다.
중심 이야기가 레이싱이 아닌 도둑질이라는 게 좀 반칙처럼 보이고 이탈리안잡 같은 영화들에 비하면 허술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볼거리를 안겨주면서 무리없이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면이 헐리웃 블록버스터로는 그나마 최선을 다한 모습입니다. ★★★
2. 토르
의도치 않게 두번 봤습니다. 한번은 3D로 한번은 그냥 디지털로.
그 결과 3D는 절대 비추입니다. 헛돈 쓰는 걸 떠나서 그냥 2D로 보는 것만 못합니다. 애초에 3D 카메라로 찍은 게 아니라 후반작업으로 입힌게 그냥 보입니다.
내용은, 게시판에 거의 부정적인 이야기만 나왔던 거에 비해 저는 그냥그냥 괜찮게 봤습니다.
몇번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토르가 아니라 로키에 감정이입해서 봤고, 로키의 입장에서는 괜찮은 드라마를 뽑은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근육덩이 히어로가 인간적인 매력을 갖기란 힘든 노릇이니 케네스 브래너를 탓할 수는 없겠죠.
(물론 몸매나 미소만 보면 매력 만점ㅋ)
나탈리 포트먼은 비중이 너무 작긴 했지만 '블랙 스완'의 그 강박적인 발레리나를 보다가 힘을 쫙 빼고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OMG을 외치는 모습을 보니 팬 입장에서는 편하고 즐거워 보이더군요.
중간중간 나오는 브루스 배너, 쉴드 이야기는 그정도면 흐름을 망치지 않는 선에서 마블 팬들을 즐겁게 해준 것 같아요.
다만 몇몇 평론가의 셰익스피어 어쩌구 호들갑은 좀 오버인 것 같고, 드라마가 그리 깊지 않아서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늙어버린 전쟁영웅 아버지. 오만하게 굴다 추방당한 아들. 그리고 그 아들을 질투하는 둘째 아들. 충분히 깊은 드라마를 뽑아낼 수 있는 설정인데, 딱 마블스러운 깊이로 타협을 했고, 정작 주인공인 토르의 고민이나 갈등은 전혀 묘사되지 않은 게 아쉽죠.
그리고 토르의 활약 장면에서 넘치는 CG의 향연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디스트로이어는 멋지더군요.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의 고트와 비슷한 비주얼이지만 좀 더 세밀한 묘사.. 너무 허무하게 퇴장하긴 했지만. ★★★
ps. 후속작인 어벤져는 날이 갈수록 기대가 작아져만 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식의 떼싸움은 이도 저도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스티븐 노링턴의 젠틀맨 리그 정도의 퀄리티만 나오면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3. 더 라이트(The Rite)
듀게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못 본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뭔가 총체적인 난국이더군요.
이 이야기가 정말 실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실화가 아니라면 각본가가 정말정말 창의성 제로에 안이한 사람이고,
실화라면 (그래서 이렇게 밋밋한 거라면;) 그냥 '실화'라는 함정에 빠진 거라는 말 밖에..
그냥 한번 보고 잊혀질 엑소시스트 아류작에 불과합니다.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목 돌아가고 허공에 뜨는" 엑소시즘 영화를 조롱하지만
이렇게 아이디어가 없을 바에야 그런 시각적인 효과라도 쓰지그랬니!!!하는 생각만.
뭐 한때는 이런 영화가 넘치기도 했으니 또 한번 나올 때가 되긴 했나봅니다.
굉장히 '미국적인' 신부님의 입에서 '미국적인' 속어가 나오는 장면이나 바티칸까지 가서 맥도널드를 찾는 모습은 우물을 기어나오는 사마라(사다코)에게 'Bitch'를 날려주던 왓츠가 겹쳐보이기도 하고... ★
ps. 원래 빙의당했을 때 누가 들어간 건지는 잘 알려주지 않나봐요? 그러고보니 엑소시스트에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악마들이 의외로 좀 수줍...ㅋ 하여간 나중에 이름 말하는 것 보니 나름 유명한 녀석이던데 이름값 못하네요.
4. 소스코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던컨 존스 감독의 전작인 [더 문]과 비슷하게 한 남자가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평행우주를 활용한 이야기 중에 나름 참신한 방법이라 재밌었습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듀나님의 "구천을 떠도는 영혼" 이야기를 들으니 영화 '프리잭'의 원작이 된 '불사판매주식회사'가 연상되더군요.
소스코드의 이야기도 어찌보면 영혼을 갈아치우는 이야기이니..
애초에 저는 설정상 '매트릭스'나 '13층' 같은 영화가 연상되던데, 주인공들이 평행우주라고 생각한 곳도 실은 '소스코드'라고 불리는 가상현실일지도 모르겠죠.
이렇게 생각하면 플러그를 뽑는 순간 없어지는 현실이니 좀 우울한 엔딩이군요..
암튼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재미있는 영화이니 강추입니다. ★★★☆
5. 한나
사실 이렇게 길게 글을 쓴 것도 순전히 이 영화 내려가기 전에 영화관에서 본 거 자랑하려고ㅎㅎㅎ
이 영화 놓친 분들은 엄청 아쉬워하셔야 합니다!!!
제가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감각적인 화면+그에 걸맞는 음악이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그닥 참신하지도 않고 조금 유치하기까지 합니다. 그렇게까지 엑스파일스러울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도 들죠.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은 정말이지 조라이트 영화 중 최고입니다!
화학형제의 음악도 보는 사람의 심박BPM을 높여주는 데에 일조하고요.
에릭 바나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잘생긴 배우가 왜저리 연기도 잘하나 짜증날 지경이고!
시얼샤 로넌,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
성장 드라마로 보든, 로드무비로 보든, 뮤직비디오로 보든 만족스러울 훌륭한 작품입니다!!!
심지어는 수미쌍관의 완벽한 마무리까지! ★★★☆
ps. 초반의 한나를 취조하는 장면에서 옥의 티를 발견했습니다ㅋ
케이트 블란쳇이 지켜보는 화면 중에 한나와 취조하는 사람의 정면샷이 나오더군요.
그건 두 사람 각각에게 카메라를 달아놓지 않는 한 불가능한 구도이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