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가수 및 지각 잡담...
1.
저희 집은 제가 나가수를 보니, 지나가던 엄마와 누나가 보기 시작했고, 지난주 부턴 아버지도 보시기 시작했습니다.(부모님은 60대)
엄마가 나가수 가수들에 대한 사전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됐었고요. 김범수의 보고싶다나 김건모(노래를 아시는 건 아니고) 정도만,
아 그리고 백지영도 아셨을 거 같네요. 성향은 전형적인 청중단 취향.....이라기보단, 여튼 뭐 시원스럽게 질러주고 그런 걸 좋아하시죠.
누나도 그다지 가수들에 대한 정보나 음악을 들은 경험은 매우 적은 사람이었고, (저도 음악을 잘 안 듣는 사람인데, 저보다 훨씬 심합니다)
음악 뿐만아니라 전반적인 취향이나 성격이 자기가 좋아하는 거나 처음 꽂힌 거 말곤 그 외엔 부정적으로 보거나 안좋게 보는 타입입니다.
잘 바뀌지도 않고요. 그리고 이소라를 무척 싫어하고(저희 형도) 그래서....이소라가 노래를 부를 땐 옆에서 괴상한 성대모사를 하곤 했었죠;;;;
사실 엄마도, 이소라의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으셨어요. 음색도 그렇고 너무 안맞는다고...(심한 악평 및 묘사는 검열)
윤도현도 뭐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상, 정치적인 성향에 따른 오해나 그런 거로 인해 약간은 안 좋게 보셨고요.
첫 주차엔 김범수의 보고싶다 정도만 즐겨 들으셨고, 둘째 주차도 그냥 대강 보셨고, 화제의 김건모 탈락사건 이후로 좀 더 재밌게(?) 보기 시작하셨죠. 보통 여건 상, 본방보단 유료로 케이블방송으로 보곤 했는데 음악만 들으시겠다며, 앞에는 다 건너뛰고 경연만 보시곤 하셨고요. 이소라나 여타 관심없는(?) 가수들 땐 다른 일을 하시거나 하시고 그랬는데
1달의 휴식후 시작된 시즌2 부터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도 집중해서 보시더라구요.
아, 윤도현의 경우는 엄마가 원래 좀 열정적이고 그런 분이신데, 그래서인지 시즌 1때부터 굉장히 호감을 가지시더라구요. 우선 무대가 화려하고 신나니까 그게 맘에 드신 듯 하고요.
이소라의 경우는, 4월말 방송이던가요. 다시 방송하고 새 멤버들로 자기노래를 부를 때, 엄마와 둘이서 보면서 아직도 이소라가 싫으시냐고 하니,
'처음엔 되게 싫었는데, 듣다보니 마약처럼 중독되는 맛이 있다고. 지금은 듣다보니 좋다' 라고 하시더군요.
뭐 지난 주 넘버1 공연땐 보고 우시기도 하시던;;;;
임재범도 되게 좋아하시더라구요. 임재범 노래는 들을 때마다 우시고요;;
나가수는 뭐랄까, 예전에 세시봉 특집 및 세시봉 콘서트 때, 엄마와 같이 앉아서 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세시봉의 음악(이라기보단 only 송창식)을 얘기하면서
예전 얘기나 그런 류의 공감대를 형성 하면서, 엄마와 교감하던 그런 느낌을 다시 들게 해준 프로그램이랄까요.
적어도 이미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 젊은(?) 층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게하는, 그리고 공감하게 해주는 점이 참 고마워요.
뭐 편집문제나, 평가의 기준이나 개그맨들이나.... 너무 잔인한 방식 등등 마음에 안 들거나 좀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분명히 있지만
적어도 저희 가족한테는 순기능이 더 많은 프로그램인 거 같습니다. 주말만 되면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서 한 프로를 보는 게 얼마만인지...
솔직히 이 프로가 오래 갈거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너무 강한(?) 카드들이 초장부터 남발된 느낌이고, 새로 누가 오더라도 지금만큼 강한 충격이나 재미를 줄 거 같진 않고요.
그래도 가능한 오랫동안 온 가족이 모여서 얘기하면서 같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요새 게시판에 지각쟁이들에 대한 얘기가 있길래, 지금은 연락 안하는 친구 얘기를 하자면...
기본 적으로 1시간~3시간 늦는 건 기본이었구요.
100~200미터 거리에서 온다고 전화가 온지 1시간~2시간이되도 안오던 인간이었죠. 오다가 가게나 오락실을 가거나 등등의 이유로요.
한겨울에 운동을 같이 하기로 해놓고, 10분안에 온다더니 4시간만에와서 (참고로 도보로 10분거리) 전 얇게 입고 기다리다가 감기가 심하게 걸린 적도 있었고요.
뭐 이런게 십수년이 되다보니 다들 포기하거나 그러려니 하게 됐는데 가장 백미였던건
저를 포함한 세명이 되게 보고싶어하던 영화가 개봉을 했는데, 그날 심야로 같이 보기로 하고 영화관 앞에서 모이기로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다른 친구는 30분전에 도착해서, 표와 시간을 알아보니, 예상외로 거의 매진 상태였고 3명 다 따로 앉아서 보거나 아니면 3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새벽에 영화를 봐야했구요.
그래서 우선 표를 3장 구매하고, 그 친구에게 핸드폰으로 전화 수십통과 문자를 십수개를 보내도 끝내 답이없더군요.
30분동안요. 그래서 다른 친구와 둘이서 계속 전화 와 문자를 보내다 지친데다가, 일이년도 아니고 십년넘게 이렇다보니 어차피 안오겠거니란 생각에
표를 환불하고 둘만 영화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영화관내에서 핸드폰은 꺼놨구요.
영화를 보고 나오니 온갖 욕설 및 분노의 악다구니 문자가 핸드폰에 몇개나 와있더군요.
그래서 다음 날 전화로 물어봤어요. 우리는 너와 약속한시간까지 기다렸고, 30분 동안 전화와 문자를 했다. 그런데 넌 답이 없었고, 이런 게 십년 넘게 익숙하다보니
우린 니가 당연히 안 올줄 알았다. 라고 설명을 하자,
"전화기가 내 주머니에 진동으로 들어가 있어서 못받은 걸 어떡하란말야!!!" 라는 답을 하더군요....
저와 다른 친구는 황당함에 순간 말을 잊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