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떡밥에 매춘 떡밥을 얹는 새벽입니다.

속물이니 진화심리학이니 떡밥이 흥하는 것을 보니, 생각난 또 다른 떡밥이 있네요. 바로 매춘입니다. 공식적으로 매춘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라는 공감대는 보편적이라고 봐도 무방한 듯 하나, 듀게를 비롯한 진보적이고 교양적인 곳에서는 혐오하는 수준이고, 꼴통 마초들 사이에선 즐거운 소재고, 뭐 그런 걸로 압니다. 사실 매춘을 옹호하는 관점에서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논리 역시 일종의 진화 심리학 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루에 몇 억개의 정자를 생상해서 뿌려대도록 설계된 남성과. 한달에 하나의 난자에 임신하면 꼼짝없이 10개월 굴레 갇히는 여성의 성욕은 같을 수가 없단거지요. 남자들끼리 하는 흔한 농담 중에 "데리고 사는 김태희보다 오늘 첨 만난 신봉선하고의 섹스가 더 흥분된다."류의 얘기가 많습니다. 지인 한 분은 소 얘기를 항상 하는데, 숫소는 한 번 짝짓기한 암소는 절대 거들떠 보질 않는 답니다. 남자라는 존재가 근본적으로 다양한 상대와의 섹스를 추구할 수 밖에 없도록 설계되었기에, 사회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매춘이라는 거지요. 대부분의 매춘이 남성이 구매자인 구조를 가지는 것이 권력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다기 보다는 본능이라는 설명입니다. 여자도 남자와 바를 바 없이 성욕을 가지고 있으나 그 표현에 대해 사회적으로 억압받아 왔기에 남자들만 맘껏 누린다는 여성들의 이야기와는 다른 설명이죠. 전 남성으로 태어나 살아온지라. 남자들의 그 대책없는 성욕이 얼마나 강력하고, 처절한지는 뼈져리게 느껴봤습니다만, 여자가 되어보지 않은 이상 비교를 해볼 수는 없겠죠. 사실 남자들에게서 성욕을 일정부분 제거한다면, 인류의 성과는 훨씬 더 컸을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못해 귀한 시간과 열정을 엉뚱한데 낭비하는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의 사례를 보면 그래요. 오히려 이런 면에서는 여성들이 훨씬 생산적인 듯 합니다. 여튼, 섹스에 대한 남자들의 적극적인 성향과 여성들의 수비적인 성향에서 보이는 차이는 사회문화,권력 차원 보다는 좀 더 근본적이고 동물적인 배경이 있지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한 번 매춘 떡밥을 던진 적 있었는데, 행여 오해는 말아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차분하게 할 수 있는 제가 아는 공간이 듀게 밖에 없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 밑에서 뿌잉님은 자연주의의 오류라는 매우 심오하고도 흥미로운 개념을 통해 속물 논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자연주의의 오류란 대충 이런 것인데요, 어떤 사실이 있다고 해서 그 사실과 관련된 규범적 판단이 따라나오는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아마 매춘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주장을 펼치는 분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 같습니다. (1)진화심리학에 의하면 남성이 성욕이 더 강하다. (2) 그러므로 남성들의 매춘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야 한다. 그런데 (1)이 참이라고 해서 (2)가 따라나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1)에서 (2)를 도출하려는 시도가 일종의 자연주의의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강간유전자를 지닌 수컷 개체가 영장류 전반에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 유전자가 진화의 전개 과정에서 분명 이 유전자를 지닌 개체의 번식에 일정부분 공헌한다는 점도 과학적으로 연구된 사실입니다. 인간도 영장류죠. 인간 중에서도 어떤 유전자를 가진 수컷, 즉 남성 개체들은 이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걸 사실의 차원에서 밝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서, 그 유전자를 가진 남성들에게 강간을 허용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한 개체들에 한에서 관련된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걸 안한다고 그 개체가 죽는 것도 아니고 생존과 관련된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강간을 금하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더 크고 견고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실이 있더라도 그 사실을 정당화하는 규범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춘의 문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 공감대와 윤리관의 차이일텐데요, 분명 어느 문화나 사회권에서는 매춘이 합법적으로 용인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고요. 그런데 매춘이 용인되는 사회와 우리 사회가 남성들의 섹스에 관한 유전적 성향이 많은 차이를 보여서 그러한 인식의 차이가 발생한거 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규범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생물학적인 사실보다는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 산체/ 역시 어줍잖은 소 짝짓기 논리보다 산체님 말씀이 훨씬 설득력이 있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우왕, 소짝짓기 논리ㅋㅋㅋㅋㅋㅋㅋ진짜 미치겠네요....소랑 자기랑 동일선상에 놓으면서까지 합리화 시키고 싶은 사람들 속내도 참...
    • 요새는 '매춘'이라는 말 안 쓰죠.
    • 저는 거의 확고하게 성매매 범죄화에 반대(성매매 찬성과 다릅니다)하는 입장입니다만, 그 중에서 가장 하품나는 게 진화심리학이니 사회생물학이니 하는 쪽의 논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적극적으로 성매매 범죄화에 반대하는 이들, 이를테면 그런 입장의 성노동 운동가들 같은 쪽에서 전혀 취하지 않는 논리이기도 하고요.
    • mirA/

      한자 春에는 봄이라는 뜻 외에도 남녀(男女)의 정, 정욕이란 의미도 있죠. 남녀의 정을 판다, 정욕을 판다란 뜻이니까 낭만적이지 않죠.
    • 성을 돈주고 사려는건 엄연히 범죄이고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할 짓이 못됩니다.

      숫소같은 경우는 다른 암컷을 다 차지하고 싶은 욕망에 언제나 자기 목숨을 그 값으로 치러야 합니다. 무리의 대장 수컷이 하렘을 유지하려다가 항상 암사자같은 천적들의 먹이가 되거든요. 여러 암컷들과 교미하고 얘네들 감시하랴, 다른 수컷들 쫒아내랴,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힘이 빠진 순간에 천적들이 달려드니까요. 사자나 표범들이 젊고 건강한 숫사슴과 숫소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얘네들 짝짓기 때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동물계의 수컷들은 자신들의 왕성한 성욕을 채우는 댓가를 언제나 지불합니다. 바로 자기 목숨으로요. 설마 그렇게 살고 싶은건 아니겠죠?

      인간이라고 뭐 다른가요. 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 일부다처를 누리기 위해 지배계급 남성들이 무슨 짓을 했던가요? 자기가 데리고 사는 궁녀들 숫자만큼의 피지배계층 남자들을 잡아다가 거세해서 내시 만들어서 궁궐에 가두었죠. 일부다처 운운 하시는 분들은- 물론 농담이란거 압니다만 - 이게 얼마나 잔인한 제도인지 좀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멀쩡한 남자들 수백, 수천명을 잡아다가 성불구자 만들어서 평생 감금 생활을 강요해야 가능한게 일부다처제에요. 아니면 여자를 성불구자로 만들던가.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지금도 일부다처 하는 이슬람권에서는 어린 소녀들을 외부 생식기를 잘라 성불구자 만드는 전통이 엄존하고 있습니다. 이걸 거부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건 기본 옵션이고.
    • 고대 국가 부여에서는 투기가 심한 여성 - 남성의 일부다처에 저항하는 여성들을 참수형에 처하고 그 시신을 효시했습니다. 가족들이 그 시신을 찾아가려면 소나 말로 배상해야 했죠.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대에 사형에 처하는 것도 모자라 매장권까지 박탈하다니, ㅎㄷㄷ하죠. 이러한 전통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데 그 유명한 폐비 윤씨나 장희빈이 투기죄로 처형된 왕비들입니다. 국가의 최고 자리에 오른 여성이라도 투기죄로 목숨을 잃는건 당연한 거였습니다.

      고구려도 투기죄로 관나부인이 처형된 사례가 있으니 상대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높았던 고구려도 아주 유연한 사회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백제의 경우는...동맹을 위해 일본의 왕과 국혼이 예정되있던 공주 지진원의 사례를 들 수 있겠네요. (일본의 왕은 이 백제 공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화형에 처했습니다.)

      이런 사연 들면 끝도 없겠습니다만, 지난 수 천년 동안 힘있는 남성들은 많은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경쟁자가 될 남성들을 거세해서 내시를 만들고, 저항하는 여자들에겐 투기죄니 간통죄니 이런거 뒤집어 씌워서 죽이고 아니면 아예 어릴때 생식기를 거세해서 성 불구자 만들어서 여러 첩으로 거느리거나...아무튼 이런 끔찍한 짓을 자행해왔습니다.
      표현이 거칠어서 그렇지 위에서 제가 열거한 사례들이 얼마나 문화 제도적으로 조직되어 있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니 여성의 성욕은 없는것 같고 남자들은 절륜하고...당연하죠! 자기 성욕을 당당히 드러냈다간 창녀로 몰려 사회에서 매장되거나 심하면 사형에 쳐해지는게 지난 수 천년간의 여성들 운명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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