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탑승 거부를 보고 생각난 일

전에 아이 봐주시던 조선족 중국인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이 아주머니의 남편은 불법 체류자였구요.

이 아주머니는 방문비자 받았던가 해서 왔구 외국인 채용에 관한 절차를 제가 밟았었습니다.
많은 조선족들이 그렇듯이 친척들이 한국에 와있습니다.
시동생 부부도 와있구요.

시동생은 예전에 불법 체류하다가 단속에 걸려서 중국에 갔다가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한국에 다시 와있던 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폐암이 발견되어 보험혜택을 받아 암센터에서 7년째 투병중이었습니다.

이미 발견당시 꽤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항암치료가 괜찮은건지 상태가 나쁘지 않게 지내셨다고 합니다.

 

아주머니는 중국에 있었으면 벌써 죽었을거라면서
우리나라의 제도에 아주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암 환자의 경우 자기부담금은 5%정도인가로 낮다고 합니다.


중국사람이지만 이미 10년 정도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중국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은 영주권신청했겠죠?

아무튼 그 시동생은 남의 신분으로 암치료를 7년 정도 받다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이번에 대한항공에서 탑승 거부한 분 인터뷰를 보니
"다 나아가겠다."고 하셨다는데.
주변의 의사들 얘기를 보면 우리나라에 와서 진료 받고 치료 받는 외국 동포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이민가신 분들 특유의 한국을 낮춰보는 자세가 있기도 한데 그런 경우를 보면 왜 왔나 싶을 때도 있답니다.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이 그렇지만 저 역시 내는 건강보험료만큼 혜택을 보진 못합니다.

그것에 대해 평소에는 별 불만이 없다가.

 

신분세탁한 불법체류자에게 들어간 보험재정,

3달치인가 건강보험료 내고는 고가의 암치료 받는 동포들에 들어간 보험재정.

빵꾸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올라간 나의 건강보험료.

이런 일들에 열불이 납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이슬람이민자들에게 가시돋는 말을 하는 유럽의 우익 정치인들과

나는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심란해집니다.

 

    • 저도 저거 보니까 좀 깨더군요. 암 말기 환자라길래 그래도 가족보러 한국에 오나했는데 그게 아니였다니...
    • 외국사람이 우리나라 와서 싸게싸게 의료보험 혜택 받으려고 오는거죠...-_-
      거기에 대한항공 소송까지 걸어서 병원비 챙겨보겠다는 심산인거죠..
      이런 외국인들 고쳐주려고 우리 의료보험비는 계속 인상중이고...이런...
    • 해외국민 의료비만 정상화되어도 지금 보험료 내는 사람들 부담이 최소 20% 이상 내려갈 거라고 하더군요. 20%면 엄청나죠. 다시 말해 의료보험에 합법적인 기생충들이 진짜 많단 소리고...
    • ... 하지만 대다수의 외국인 (?) 보험 혜택자에 우리니라 상류층들이 많이 포진 되어있을거라 안바뀔거 같습니다.
    • 3개월만 체류하면 내국인과 똑같은 의료보험 혜택이 있으니 재외동포가 아프면 밀려들어오는게 사실이에요.
      헛점이 이렇게 많으니..
    • 대한항공을 고소한다고 합니다. 고소할때는 미국인 자격으로 미국인 변호사들에게 의뢰하겠지요? 음...
    • 대한항공 탑승거부와 의료보험의 헛점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데 그걸 연결해서 이야기를 하면 쓸데 없이 대한한공쉴드가 되버리죠.
      대한한공은 5년전에도 장애인 탑승거부로 소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었고 그 당시처럼 이번에도 아마 규정을 손을 보게 될듯 합니다.
    • 처음부터 마지막 문단까지 공감해요.

      현재 반쯤 실직상태인데도 계속 오르기만 하는 의료보험료를 생각하면 화가 나다가도,

      예전에 프랑스에서 사르코지가 외국인에 대한 혜택을 다 없애버렸던 정책땜에 피를 봤던 유학생 친구를 떠올리면 '연대적 관점'에서 맘이 불편하고... 어렵네요.
    • 의료보험제도의 헛점을 개선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재외동포와 외국인에 대한 갈등으로 승화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졸지에 사람에서 기생충이 되버린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헛점을 만들어 놓은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아 한국의 의료보험 수준은 개개인이 내는 의료보험료에 비하여 받는 혜택 수준이 사회주의국가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 이런 전체적인 긍정적 부분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의료보험료는 아직은 싼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높은 계층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건 또 역시 별개의 문제이고요.
    • 라일락/ 2010년 기준 건강보험 총급여비는 33조 8천억이었습니다. 이중 국내거주 외국인과 재외국민의 급여비는 합해서 1726억원(1547억 + 149억)으로 나오는군요. 0.5 퍼센트의 비중인데 이것을 전부 삭감한다고 해도 어떻게 하면 내국인들의 부담이 20프로 이상 내려갈 수 있다는 건지 계산이 안 나옵니다만?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겠지만 과도한 매도와 책임전가는 옳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한항공의 이슈에서 왜 이 문제가 지적 되어야 하는지도 잘 이해가 안가는군요. 대한항공이 저 '기생충 환자'가 저런 속셈인 것을 알고 자국 보험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총대를 맸다고 생각하시는건가요? 한국국적의 내국인이었으면 다른 태도였을거구요?
    • 그리고 이건 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입장이겠지만, 몇 퍼센트 정도의 그닥 크지 않은 부담을 더 지는 것으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거 좀 아끼겠다고 수작 부리는 구두쇠 부자 환자들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그런 '부당한 혜택'이 감사한 가난한 환자들이 더 많을거라고 믿고요. 저 역시 외국에 나갔을 때 자국민 아니라고 내쳐지는 환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후한게 더 좋은 세상 아닐까요.
    • 부르바키/아 우선 죄송합니다. 안그래도 오늘 이 댓글을 단 게 마음에 걸려서 지금 들어오자마자 보았습니다. 저 얘기는 생각해보니 통닭집에서 들었던 개소리였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아무 생각없이 많은 분들이 보는 자리에 댓글로 달아 정말 죄송합니다. 이 댓글을 보는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부르바키님의 '조금씩 후한 좋은 세상' 에는 동의할 수가 없어 별도의 리플을 조금 씁니다. 우선 저는 이 글에서 하는 이야기가 대한항공 탑승거부의 파생 스레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래서 탑승거부당한 분이 제가 말한 기생충에 해당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고 그 분을 겨냥한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일단 건전한 시민 사회에서 '조금씩 후해서' 유지되는 제도같은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의료보험은 기부금 재단이 아니고, 의료보험료로 인해 가장 큰 부담을 지는 계층이 부유층인 것도 아닙니다. 의료보험료가 올라가서 가장 괴로워지는 건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복지라는 것은 더낼만한 사람이 더내고 안낼 사람은 안내고 이 계층들이 서로 구분이 되고 그런 것이지,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조금씩 더 내자는 건 세금이 아니라 ARS로 행해져야하는 그런 것이지요.
      구두쇠 부자 환자들이 많건 부당한 혜택에 감사할 가난한 환자들이 많건 그런 것은 아무도 정확히 모르는 문제고, 진짜 문제는 의료보험제도의 둑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기생충이란 표현이 모욕적이지요? 그러나 진짜 모욕적인 건, 자발적인 기생충인가 아닌가의 식별 이전에, 제도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어 타의로 기생충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의 안타까운 처지입니다. 건전한 시민이라면 분명 좋은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의무를 지고싶어할 겁니다. 둑에 난 구멍을 막지 않고, 단지 '타인의 후한 마음'에 기대어 해결할 문제로 결론내는 것은 지금껏 어쩔 수 없이 기생충 노릇을 해 온 분들을 아예 거지 취급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해결책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며 분명 의무를 다 할 의향이 있지만 이제껏 방법이 없이 숨죽여왔던 건전한 시민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모욕적인 대우입니다.

      솔직히 말해 한국 사회에서 의료보험료를 적게 내는 방법은 다양하고 간단하여 아무도 도덕적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난하고 없는 사람들이 그런 방법을 못 쓰는 처지를 한탄합니다. 저는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야기되는 여러가지 원인 중 상당히 큰 원인이 '둑 곳곳에 뚫려있는 구멍' 이라고 생각합니다. 헛점은 그 자체로 도덕적 해이를 야기합니다.

      아 여기서 그냥 올리자니 리플이 좀 이상한데; 마무리를 해서 올리는 게 예의에 맞을 것 같은데 제가 요즘 건강이 좋지 못해 컴퓨터를 오래 쓰질 못 합니다. 이상하게 쓰여진 부분이 많아도 양해를 부탁드리고 그냥 올리겠습니다.
    • 라일락/ 네. 원칙적으로 시스템의 합리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당연히 동의 합니다. 하지만 경제성과 효율만으로 따질 수 없는 어떤 상황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그런 경우에는 양보도 필요한게 아닐까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안전망의 폭을 좀 더 넓게, 넉넉하게 짜는데 들어가는 부담은 기꺼이 감수하고 싶다는. 어쨌든 말씀하시는 바는 이해했으니 컴퓨터 오래 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 올려주신 댓글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제가 대한항공을 옹호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님은 분명히 하고 싶네요. 단지 그 기사를 보고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 썼습니다. 제도의 헛점에 대해 그런 개인들에게 화살을 돌리지 말라고 하신 soboo님 말씀 일리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지되기 바라는 사회주의적인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런 헛점들이 메워져야할 것이고 국민적 합의하에 의료보험비가 증가해야 합니다.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인층의 증가와 선심성정책(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정책의 남발)으로 의료보험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어디선가 계속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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