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싫은 이유

사회 현상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해석은 항상 재미있습니다.

 

매춘이 좋으냐 나쁘냐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아동 노동에 대해서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죠.

 

아동 노동이 사라진것은 그걸 법으로 금지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충분히 부유해져서 아동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이 아동을 교육시키는 것에 비해서 효용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매춘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죠.

 

좋습니다.

 

정말로 아동 노동이 사라진것은 효용이 나빠져서이고

 

매춘이 계속되는 것은 성의 구매 행위가 양자 모두에게 경제적으로 효용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라고 합시다.

 

그 모든것을 인정한다고해도 저는 성 구매자가 싫습니다.

 

설사 그것이 성을 파는 사람에게 더 많은 경제적 효용을 제공한다고 해도 말이죠.

 

그것은 성을 파는 행위가 단순히 쌍방간의 경제적인 행위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쌍방이 합의하는 깔끔한 계약 관계에서 끝나는 성매매가 과연 가능 할까요.

 

계약 관계를 벗어나면 서로 동등한 인격을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정말 경제적인 계약관계 말입니다.

 

성매매는 항상 돈과 몸이라는 계약관계를 넘어서 하나의 계급으로 존재합니다. 성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우리가 지금 하루의 계약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성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동등한 인간으로 마주보고 있을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나요?

 

그런 사회에 있다면 성매매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용이라는것, 또 그걸 넘어서 경제적 효용이 결국 도덕적 선이라는 것까지 인정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저는 회의적이군요.

 

 

더군다나 이처럼 계약을 넘어서는 계약의 존재는 양 당사자 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른 사람들에게 까지 영향을 줍니다.

 

돈으로 성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른 무엇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분리하여 생각할수 있을까요?

 

생명은? 혹은 인격은 어떻습니까? 누군가 충분한 돈을 줄테니 죽으라고 한다면 그 계약은 옳은 계약일까요?

 

예전에는 매를 대신 맞아주는 직업도 있었다던데.. 이것도 쌍방간에 가격만 합의가 된다면 경제적 효용이 꽤 높을것 같은데 말이죠. 이건 어떨까요?

 

또 돈으로 여성을 사는 사람이 다른 여성에 대해서는 그저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요?

 

 

남이 누구와 섹스를 했건 그건 저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 그런 사람과는 별로 가까이있고 싶지 않습니다.

 

 

    •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만.. 꼭 성을 구매하는 사람만이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이미 세상이 그런 식인 걸요. 정말 이 땅에서 돈이 있는데 할 수 없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또한, 성을 구매하면 오히려 그게 정말 돈으로는 살 수 없다는 걸 느낄지도 모르죠. 인간은 물론 도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는 합니다만, 그만큼 경제학이나 사회학의 분석 틀로 통틀어서 설명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할 겁니다.
    • steves / 성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돈으로 모든것을 살 수 있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죠. 말씀하시는 것처럼 오히려 돈으로는 정말 살 수 없다고 깨달을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었으니 경제적 효용에 따라 성매매를 계속하지 않겠죠. 그들보다는 성이나 인격을 경제적 효용에 따라 당당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 훨씬 위험한거죠.
    • 레옴//성매매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성매매가 권할만한 일이고 성매매하는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 이건 하나마나 한 이야기 입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은 성매매가 그 윤리적 판단과 관계없이, 인간이 존재하는 한은 존재하는 현실에서 합법화와 불법화중 어느 쪽이 (성매매여성이나 전체 사회를 위해) 나은 대안인가에 대한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죠.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낙태가 좋은 일이고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낙태를 찬성하더라도 최대한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일이라고 생각하지 낙태를 양치질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성매매도 아무리 강력한 법으로 규제를 하더라도 현실에선 존재할 것이며, 이러한 강한 규제하의 성매매는 성매매 종사자(사회적 약자인 성노동 여성들)가 법적 보호를 받을 기회를 고스란히 박탈합니다. 손님이나 포주로부터 신체상의 안전, 화대에 금전적인 권익을 제고하는데는 합법화가 훨씬 교과적일 것이라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현실론으로 불법/합법 중 어느 쪽이 사회와 약자인 성매매 여성의 권익을 위해 나은 것인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지 성매매가 나이스하고 훌륭하다 내지는 합법화니 거리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적극적인 합법화에 찬성하는 사람들도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성매매 합법화에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여러가지 좋은 점을 가져다 줄지 몰라도 결국은 그들은 우리와
      다른 계급, 극단적으로 말하면 성노예로 인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매매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었는데
      이런 글을 보니 생각이 더 잘 정리되는 것 같네요.
    • bankertrust/ 말씀하신 것이 옳다는 점은 알겠고, 그래서 전면 불법이 아닌 효과적인 규제로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람이 가치관이나 윤리관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사회적 자산이라면, 사람이 사회를 바꿈으로서 다시 스스로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다는 데 동의할 수 있을 거고요, 경제학적 계산을 할 때 하더라도 생산성 같이 돈으로 당장 환산할 수 있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성매매 규제는 성매매를 어떤 식으로 사회가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와 바로 맞닿아 있고,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의 가치관은 우리의 결정에 영향을 받아요.
      steves 님 말씀처럼 '이미 세상이 그렇다'는 말이 사실일 지라도, 우리가 걷는 걸음에 따라 그 다음은 그보다 더 할 수도 덜 할수도 있죠.
    • bankerstrust/ 경제적 효용에 관한 논리가 성매매를 합법화해야하는 이유에만 쓰여졌다면 저는 굳이 이런 글을 올리지 않았을겁니다. 굳이 밝히자면 저는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저의 판단을 유보하고있습니다. 어느쪽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그저 재보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굳이 이런 글을 적는것은 지금 이 게시판에서 좁은 범위에서 바라본 경제적 효용이 도덕적 가치까지 호도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건 메우 위험한 겁니다. hubris님께서 마지막 글만 쓰셨다면 그리고 좀더 합법화 논쟁 자체에만 집중하셨다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매매의 모든 경제적 효용을 설명하는데 집중하셨습니다. 경제적으로 효용이 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막을 수 없으며, 성을 파는 사람들도 결국 자신이 원해서 파는것 뿐이다라고 말이죠. 다시 말하지만 이런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마치 도덕적 가치인양 은근슬쩍 대입하시는건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위에적었듯이 경제적 효용으로만 판단할수없는 일들이 얼마든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적 효용에 대해서도 성매매 양 당사자 간의 경제적 효용에 대해서반 이야기하셨을뿐 사회전체의 경제적 효용은 고려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셨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두려운것은 이러한 논리가 성매매의 도덕적 합리화로 사용될 소지가 얼마든지 있고 누구나 그걸 알 수 있음에도 많은 분들이 잘 다듬어진 그 논리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신다는 점입니다.
    • 돈을 주고 섹스를 했다는건 돈을 주고 그 사람을 샀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섹스를 하면 그 사람을 소유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노동의 댓가로 돈을 지불하는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데.. 섹스라는건 상대를 소유하는 방법인데 상대를 돈을 주고 소유하는게 문제이다 라는 건가요?
    • 첨언하자면, 저는 bankertrust님 댓글에 동의하고, 레옴 님 의견에는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일단 bankertrust님의 댓글이 어떠한 맥락에서 '성을 파는 사람들도 결국 자신이 원해서 파는 것이다'는 논지와 연결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뒷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어디가 '경제적인 효용으로만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개개인마다 도덕적 가치판단은 다를 수밖에 없고 또 그만큼 쉽게 결정을 내리거나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현실 상황에 대한 분석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도덕적 가치판단보다는 더욱 냉정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로 저는 bankertrust님의 댓글을 이해했습니다. 레옴님이 말하고자 하셨던 바가 돈 때문에 성매매는 어쩔 수 없다는 시각에 대한 비판이라면, '돈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다'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겠죠.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게 단순히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탓일까요? 그 생각만 바꾸려 노력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올까요? 자기 자신의 생각도 쉽게 바꾸기 어렵고, 생각대로 잘 행동하기 어려운 게 인간 아니던가요. 저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개인의 가치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구조와 경제구조를 과학적으로 살피고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레옴님의 견해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그러한 견해만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실질적인 개선방안도 내놓기 힘들다는 거죠.
    • 개개인의 도덕적 가치판단이 과연 다르기만 할까요.

      성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그것이 표면적으로 불법이라해도)성매매를 용인하기 때문입니다. 이중적이건 계급적이건 결국 사람들이 성매매를 용인하기에 성매매는 이루어집니다. 이건 그냥 물리적인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성매매 종사자에 대해 합법화를 통한 법적 안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옳습니다. 제도적으로 보장된 법적 안전망은 권익을 제한적으로 보장해줍니다. 문제는 '제한적으로'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합법화를한다해도 음지는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런 도덕적 문제가 없는 멀쩡한 시장조차도, 그 밑에 암시장이 생기듯 말입니다.

      아울러, 우린 성매매를 합법화 할 경우 그 합법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해봐야만 합니다. 단지 성매매 종사자들의 권익을 법적으로나마 보장해주기 위해 합법화한다는 것이 성매매 자체가 가진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훼손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더욱이 합법적으로 계급화되어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염두해둬야만 합니다. 만일 그것이 사회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이 초래하는 비용은 대단히 클것입니다.

      여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것을 되돌리거나 막아야 하는 비용, 기존 성매매 종사자들이 계급화되는 것을 막는 비용, 성매매에 내포된 인격 침해의 특수성이 성매매에만 머무는 것을 넘어 사회전반에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비용까지...이 비용은 너무도 막대합니다.

      과연 이 비용을 감내할만큼의 커다란 가치를 성매매가 우리사회에 제공하는걸까요. 혹은, 합법화로 인해 성매매 종사자들이 얻는 종합적인 가치가 우리 사회가 치뤄야할 비용을 넘어서는 것일까요. 전 회의적입니다.
    • 근데 제가 좀 황당한 사실 하나 말씀드릴께요.

      독일과 같이 공창제를 인정하는 독일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2천년대 초반에 실업수당을 신청한 여성에게 노동부 공무원이 새 직업으로 '매춘'을 하라고 권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헤프닝이냐고요? 천만에요. 이거 실제로 독일 사민당 정권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권고를 받은 여성은 당연히 거부했고 해당 공무원은 엄연히 '합법적인 직업'인 매춘을 거부한 그 여성에서 실업수당을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죠. 아무튼 이 사건 때문에 독일도 시끄러웠고 울나라 진보정당들도 한동안 이 얘기로 논의를 주고 받았던걸로 압니다.

      아무튼...매춘 합법화하면 이런 일 울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데요.
      한 번 다들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내 아내나 내 딸이나 여동생이 어쩌다 잠시 실직을 했는데 구직기간 동안 실업수당도 못받고 매춘부가 되라는 권고를 노동청으로부터 받는다...그것도 사민당 정권에서...-_-;;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