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넘치는 운전배우기

 

운전을 배우고 있습니다.

차도 없고 당장 차를 가질 예정도 없지만 미루다보니 연습면허증이 파기될 판이라 얼른 배워야 해요.

그러나 전 자전거도 못타는 절대운동무신경의 소유자. 거기다가 시시때때로 급흥분하면 눈이 안보이고 귀가 멀고 목소리도 안나오는 헬렌켈러 증후군도 앓고 있습니다.

운동신경 탁월하신 분의 아주 낡은 차로 공원을 돌고 있습니다

목숨을 건 코미디가 자주 연출되죠.

 

일단 공원  주차장에서 몇바퀴 도는데서 시작을 합니다

커브마다 삐이이익! 삐이익!!

가르쳐주시는 분(H): 저기..좀 작게 돌아봅시다

데레(T): 네? 네? 작게가 뭐죠?

 

주차장에서 나와 길을 타려고 차를 대기하면

H: 자~ 좌측 깜박이 켜고!

T: ... (긴장해서 귀가 안들림)

H: 다음에 가요, 저기 지금 차오네.

T: ... (여전히 안들림, 엑셀 과격하게 밟으면서 커브)

H: (저 대신 뒷차에 미안하단 표시를 보내십니다)

 

.

좁은 2차선을 타고가노라면 차선도 희미하고 옆차는 너무도 가깝게 느껴집니다

차는 제 걸음걸이만큼이나 종횡무진 제멋대로.

 

H: 자, 몸이 2/3점 쯤에 있다는 생각으로 가는 겁니다

T: 네? 네? 뭐라고요? 더 옆으로? (삐이이익! 풀밭으로 살짝 탈선)

 

스톱없이 속도 거의 안줄이고 커브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긴장은 절정에 다다릅니다

 

H: 자 브레이크는 살짝 한번만 밟고- 밟자마자 엑셀 지긋이~ 그리고 백미러 왼쪽 오른쪽 보고~

T: (귀는 당연히 안들림: 육성으로) 으흐흐흐흐 으흐흐흐윽 

...브레이크 안밟고 거의 드리프트 수준의 회전...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납디다..

 

두번째로 안 멈추고 커브하는 지점에 다다랐습니다

H: 이번에는 브레이크 살짝 밟으면 훨씬 안정적일 꺼에요~ 괜찮으니까 힘내고~

T: (순간 그때 2차선인데 반대편선에서도 턴하고 들어옴) Qndkqgohwkejkgjj sdijwglㄷㅈㅈ홰지wkljiwefㄶ

 

...확 꺽고 브레이크 대신 엑셀밟으며 풀밭에 장렬하게 돌진.

 

 

 

아 정말 큰일입니다..

정말 저는 운전안배우는 것이 인류에 기여하는 일이라 믿고 살아왔건만 이 동네는 도무지 그러게 냅두질 않는군요.

놀라운 인내심을 가진 지인분께 진심으로 존경을 마지 않게 됩니다ㅠ 운전강사들이 바람둥이라는 걸 이해를 못했는데

아무래도 이 위기감속에서는 강사분들이 구세주로 보일 듯 합니다.

 

오늘 또 나가는데, 벌써 긴장됩니다.

어째서 차 뿐 아니라 나무도 무섭고 사람도 무섭고 벽이니 건물까지 무서운지.ㅠㅠ

운전하시는 모든 분들 존경을 표합니다.

 

 

    • 브레이크와 스티어링휠(핸들), 악셀 등을 정말 조금만 건드리세요.
      실제로 운전하면서 브레이크를 쎄게 밟을 일, 스티어링휠을 강하게 휙 꺽을 일, 악셀을 깊숙하게 푸욱 밟을 일 거의 없습니다.
      기타(guitar)를 처음 배울 때 애인 다루듯 하라는 말을 하죠. 운전이 바로 그렇습니다. 애인다루듯, 살살, 모든 걸 살살, 그게 시작입니다.
      손톱(비유가 아닙니다. 실제 손톱을 얘기하는 거예요.)만큼만 움직이세요. 악셀을 밟을때도 손톱만큼, 브레이크도 살살, 스티어링휠도 천천히 조금만.
      조금만 건드려도 확실하게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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