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이 났어요. ㅜ.ㅜ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인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저에게 이런일이 일어날 줄은... ㅜ.ㅜ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악(집이 전소되는)은 피한 상황입니다. 


집에서 조그만한 아로마 램프랑 초를 애용하는편인데요. 아침에 화장실에 좀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티라이트를 하나 켜놨어요.

왜 카페에서 켜는 제일 작은 티라이트 있죠. 다 타는데 한두시간 채 안걸리는거요. 출근길에 그걸 미처 끄지 않은 게 생각났지만, 

지금까지 아로마 피워두고 초 켜놓고 잔 적도 있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괜찮겠거니 했죠. 근데 괜찮지않았던겁니다. 

그 초에 티슈가 날아가 불이 붙었는지 어떘는지 모르겠지만 어쩄든 불이 커졌던 것 같고, 거품 나는 쉐이빙폼 같은 스프레이 용기가,

열을 받아서 폭발한 것 같습니다. (보니까 뚜껑이 날아가 있어요...)

변기커버랑 여러가지 이것저것 활활 타올랐던 것 같고, 그렇게 그대로 한참 타다가 전소한 모양입니다. 

그 때 까지 아무도 불이 난 걸 몰랐고 제가 퇴근하고서야 집이 이 지경이 된 걸 발견했습니다. 

제 잘못 제 안일함 잘 알고있습니다. 듀게에서 이런 말 첨 하는 거 같은데 ㅜㅜ 혼내지 말아주세요. ㅜㅜ

바보라고 손가락질도 이번엔 속으로만 해 주세요. 저도 잘 알고있어요 ㅜㅜ 집이 너무너무 엉망이 됐으니 불쌍히 여겨주세요 ㅜㅜ 


윗집이 주인집이고 옆집도 있는데,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비도오고 해서 더 몰랐나봐요. 

다행히 전기랑 가스는 멀쩡합니다.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하지만 화장실에서 변기랑 이것저것 다 타는 동안 온 집안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찼던 듯

온 집안이 그을음을 뒤집어 쓰고 엉망이 되었습니다. 벽 천장은 당연하고요. 이 맥북 에어도 그을음 맥북에어가 되었습니다. 

책이 꽤 많은데 책 윗부분에 다 그을음이 앉았고, 10기 가까이 되는 건프라, 이런저런 피규어 모든 아이들이 다 그을음을 뒤집어 썼습니다............

싱크대 안의 식기와 프라이팬, 양념통들도 물론이고, 옷과 수건도 깨끗한 게 단 하나도 없어요.

수건과 이불부터 세탁기를 돌리긴 했는데 비가 와서 잘 마를 지 모르겠습니다. 


도배는 100% 새로 해야할 것 같고. 화장실 공사는 다행히 주인집이 해 주신다고 합니다.

회사엔 내일 하루 휴가를 냈고. 처음엔 너무 놀라고 당황스럽고 패닉상태라 제정신이 안 차려지더군요. 뭐 부터 해야할지. 

저도 모르게 엉엉 울면서 주인집에 올라가서 어떡하냐고 불이 나서 집이 엉망이 됐다고 했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다행히 착한분이셔서 같이 청소도 도와주시고, ㅜㅜ 다시 생각하니 눈물이 날 만큼 감사하네요.

사람들한테 얘기하기가 민망해서 아무한테도 얘기 안하고 저에게 뭔가 일이 있다는 걸 눈치 챈 친한 사람 서너명에게만 얘기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친한 오빠는 연락을 받자마자 당장 오겠다고 하는데, 

제 얼굴이랑 온 몸에 숯검댕이 묻은 모습도 집안꼴도 보여주기가 싫어서

일단은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고 전화로 그냥 울면서 하소연만 했어요. 


침대 주변만 겨우 치우고. 방바닥을 10번도 넘게 닦은 것 같은데 아직도 바닥이 거뭇거뭇 얼룩얼룩합니다. (숯검댕 뭘로 닦아야 효과적일까요? ㅜㅜ)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정신이 차려지는지 배가 고파서 라면이라도 사 먹을까 하고 나가니까  

아까 제 사정을 들은 동네 오빠가 같이 밥을 먹어주겠다고 나와서 된장라면에 맥주 한 잔 사주며 이것저것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눈물나게 고맙네요 ㅜㅜ 

화재처리전문 청소업체도 있다고 알아 봐 주고요. 대충 보이는 곳을 닦긴 했는데 공기중에 그을음이 많아서 건강에 안 좋을거고 스트레스도 심할테니

가능하면 이번주까지는 근처 레지던스를 예약해서 거기서 자라고 하네요. 정말 그래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당장 입을 옷은 유니클로에서 사고. 뭐 =_= 


온몸이 숯검댕이었는데, 주인집 아주머니가 올라와서 샤워하라고 하셔서 샤워를 하고 밖에서 요기를 하고 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다시 손과 발 얼굴이 숯검댕이 되고 있습니다. ㅜㅜ 울고싶네요. 

숯검댕을 효과적으로 닦는 건 뭐가 있을까요? 만능이라 여겼던 베이킹소다 물은 크게 효과가 없는 듯 합니다. 세제로 거품을 내서 닦기도 했는데 완벽하지 않네요

포탈사이트에 검색을 좀 해봐야겠어요. 청소업체 전화번호도 써 놓고. 레지던스도 예약하고. 

그래도 학생신분이 아니라 개코만치라도 돈을 버는 직장인이라 다행이네요 ㅜㅜ 경제력 없는 학생이었으면 ... 아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개인적인 얘기를 이렇게 길게 쓴 게 오랜만? 처음? 하여튼 오랜만인 것 같아요. 많이 안정됐다지만 아직 정상은 아닌 듯 ㅜㅜ

청소하면서 그을음 많이 들어마셨는데 나중에 코 풀면 시커멓게 되고 그러려나요. 자꾸 재채기 나고 하네요. 전 천식도 없는데 ㅜㅜ 


불의 무서움을 처음 알았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를 포함해서 이런 재난(이라고 하기엔 시시한가요 ㅜㅜ)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건 처음이에요.

가스가 터지고 그러면 어떘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오늘 잠을 잘 잘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ㅜㅜ 

    • 으헉...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진짜로요. 사람도 안 다쳤고...
      저도 아로마 향초 자주 피워놓는데 조심해야겠어요.;
    • 진짜 놀라셨겠네요
      동네 친한 오빠한테 도와달라고해서 정리 하시고..
      근데 화장실만 탄거는 정말 다행이고 집주인도 매우 협조적이어서 다행이에요..
      에고
    • 어머나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사람이 안 다친게 어딘가요. 힘내시라는 말밖에 해드릴수 없네요.
      정말 잠은 다른데서 주무시는게 좋겠어요.
    • 저런...많이 놀라셨겠어요. 더 큰일 안나서 다행이구요. ㅠㅠ 저런...
    • 일단 좀 마음을 안정하시는 게 좋겠어요. 얼마나 놀라셨어요. 정말 그 정도라 다행입니다. 인복 있으신 걸 보니 평소에 좋은 일 많이 하신 모양이고요.
    • 주인아줌마 좋은분 만나셨네요.

      많이 놀라신게 글에도 묻어나네요. 평소답지않은 이모티콘들.



      안정취하세요.
    • 어이쿠;; 욕보셨습니다; 그래도 큰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기운을 내세요. 액땜 한번 크게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ㅠㅠ
    • 혹시 모르니 병원에 한번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을음에 너무 많이 노출되신 게 좀 마음에 걸리네요
      오바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혹시 모르니 병원에 한번 가셔서 검사 받아 보세요.
      그리고 마음의 안정이 어려우시면 청심환이라도 하나 드세요. 경험 상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지금 님께서 가장 신경써야 할 건 본인의 건강과 안정입니다. 나머지 상황은 그 다음입니다.
    • 어릴 때 집이 홀랑 탔던 적이 있어서
      불은 아직도 너무 무서워요 ㅜㅜ
    • 헉.. 고생하셨어요. 그을음에서 끝나서 다행입니다. ㅠㅠ
      잠은 다른데서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2
    • 빠삐용 / 네 주인집도 사람 안다치고 다른곳으로 불 안 번졌으니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흑
      사람 / 네 정말. 지금도 잘 믿어지지가 않네요. 현실감이 없어요.
      탐스파인 / 네 감사합니다 ㅠㅠ
      팥빙 / 그렇게 생각해야겠죠? 더 큰일... 상상만해도 무섭습니다 ㅜㅜ
      안녕핫세요 / 지금도 두근두근해요. 별로 좋은 일 안했는데 새삼 주변사람들의 고마움을 깨닫게되었어요. 나중에 정리되면 크게 한 턱 내야겠습니다;;
      자본주의의돼지 / 천만다행에요. 주인집이 막 화내면서 아 몰라 원상복구해 이래도 사실 할 말 없죠 뭐. ㅠㅠ
      에아렌딜 / 억울해서 로또라도 사야겠어요 흙
      루이스 / 네 정리되고 나면 점검을 받아봐야겠습니다. 지금 훌쩍거리면서 코를 킁 했는데 정말 시커멓게 뭐가 나오네요. 헑=_=
      닥터슬럼프 / 어릴 때 집이 홀랑!!! 트라우마가 되셨겠어요. 전 화장실만 전소한건데도 덜덜덜 합니다. 이제 티라이트 아로마 초 다 멀리할 것 같습니다. 엉엉.
      어린물고기 / 네, 다행히 근거리에 레지던스랑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들이 좀 있어요. 그래도 돈아껴야지 했는데 시커먼 천장을 보니 안되겠어요.
    • 허걱,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다치신데 없으니 다행이지만 마음은 다치신 것 같으니 안정을 최우선으로 취하시구요,
      천천히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이겨내시길 바랄게요-
      주변의 도움은 받으시는 게 좋겠어요!
    • 휴 글 읽는 것만으로도 ㅠㅠ 정말정말 다행이에요 크게 번지지 않아서....마음 추스리시고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ㅠ
    • 저도 향초 켜놓고 자는거 좋아하는데 누가 위험하다고 할때마다 귓등으로도 안들었는데...얼마나 놀라셨을까요. 마음 진정되시길 바랍니다.
    • 아, 냄새 잡기는 디퓨저를 써보세요.; 저도 계절이 계절인지라 촛불 피우기가 별로 안 땡겨서 디퓨저 잔뜩 질러놓고 배송 기다리는 참...
    • 화재 후 처리는 119에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비슷한 경우가(규모는 작았는데) 있었는데 친절하게 안내해주더군요..;;
    • 큰일날뻔 했습니다. 그만하길 정말 다행입니다. 놀란 가슴 진정하시고... 다시한번 다친사람 아무도 없고 큰 피해도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
    • 그래도 천만 다행입니다 너무 힘드셨겠어요.
    • 큰일날뻔했네요. 세상에- .전소되지 않아 다행이고 집주인이 착해 더더욱 다행입니다.
      저도 예전에 -_- 가스불 위에 미역국 얹어놓고 출근하다 말고 깨달아 119 신고하고 집에 서둘러 갔더니
      온 집안이 까만 연기에 까매진 솥에 119 아저씨들은 친절하게도 베란다 유리창문을 뜯고 집안에 들어가 주셨... 엉엉-
      어쨌건 집안에 그을음이 심하진 않았지만 냄새가 이틀 넘게 갔었는데 그것마저도 저는 엄청 놀래서 '가스불'트라우마가 생겼는데
      그 건 비교할 건덕지도 안되네요.

      몸에 그을음이 잡히고 그러는걸 보니 다른 분들 말씀처럼 신체 내부에 그을음이 쌓일 수도 있으니 병원에 꼭 가시고
      당분간 환기에 집중하시고 다른 곳에서 잠시동안 생활하시는 게 좋겠어요2.

      아휴 다행입니다. 토닥토닥(글 읽다보니 막 상상이 되서 제가 다 놀랍네요 -_- 얼마나 어이없으셨을지 )
    • 아이고, 그래도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검진은 오늘 꼭 받으세요.
      불이 나면 원래 연기가 더 나쁘다고 들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불이 났으니 플라스틱 같은 게 많이 타서 유독가스가 더 많을거예요.
      오늘 꼭!!! 병원가세요.

      그리고 주인집 아주머니가 좋은 분이시라서 너무 다행이네요. 다른 건 몰라도 식기류는 다 버리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ㅜㅜ
    • 천만다행이라는 게 이럴때 쓰이는 말인가 봅니다. 많은 분들 말씀대로 병원 꼭 가시구요.
      저도 어제 향초 켜놓고 잤는데 본문 읽고 정말 놀랐습니다. 경각심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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