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보는 이상적인 대체복무제도

병역을 이행한 사람, 혹은 이행할 사람이 대체복무자들에게 가지는 불만은 "하늘 아래 같이 태어난 사람인데 어째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일 겁니다.

 

다들 같은 나라에서 태어난,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 사람인데 '많은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누군가는 억지로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죠.

 

그런 의미에서 의경 내지는 해경, 의무소방원으로 근무할 대체복무자들은 그들의 불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병역을 이행하는 것과 동급, 내지는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산업기능요원을 비롯한 대체복무자는 이들의 타겟이 되기 쉽습니다.

 

사회적으로 꼭 중요한 일도 아닌 곳에 투입되면서, 그 생활 역시 병역을 이행하는 것보다 훨씬 쉬워 보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1.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면서 2. 일반병들도 납득할만한 일을 해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이상적인 대체복무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은 - 바로 '작업병' 복무 입니다.

 

(실제로 이미 작업병이라는 존재가 있긴 하지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그냥 사용합니다)

 

제가 생각한 이들 작업병 대체복무자들의 업무는 일반 군인들과 매우 흡사합니다.

 

일정한 주둔지에 생활하면서 제초작업과 제설작업을 비롯한 각종 작업에 투입되며, 일손이 필요한 민간인들을 위한 대민지원도 나섭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병사들과 달리, 이들은 총 내지는 포탄을 이용한 작업, 흔히 말하는 '살인 기술'에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즉, 이들의 주적은 운명적인 비극으로 인해 총부리를 겨누게 된 한 민족의 동포가 아닌, 강원도 산기슭에서 몇십년간 반복된 제초작업에도 불구하고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잡초군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작업병 대체복무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일반적인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삽질'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기존의 무한작업에서 풀려나 본업인 국가수호에 전력을 다 해 매진할 수 있고,

 

대체복무자의 입장에서도 살인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게 될 테니 만족할 수 있겠죠.

 

(물론 살인집단인 군인의 작업을 대신 하는 것은 살인자를 돕는 행위로서 살인과 동급인 행위니 안하겠다! 라는 분들은 어쩔 수 없죠. 그런 분들은 사람 구하는 다른 대체복무-위에서 말한 해경 내지는 소방원-를 할 수 밖에.)

 

 

    • 예비군이 면제되면 '군역'이라 보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 좋지요. 다만 진지공사를 한다거나, 일반적인 공병이 하는 일을 하게 되거나.. 하면 좀 무리가 있습니다.
    • 愚公/ 그렇네요. 동원예비군 처럼 모아서 단체로 2박 3일 대민지원을 나가면 안될까요;;
      불별/ 으음...확실히 진지공사는 애매하네요. 그건 일반병의 몫인듯 해요.
    • 부기우기 / 아, 제가 초점을 맞춘 쪽은 전시상황입니다. 탄약을 포함한 보급업무나 비전투공병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찬성하겠습니다.
    • 저도 생각해봤던 제도기는 한데, 이 제도의 문제는 혹시 실전이 발발했을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저 사람들을 전쟁에 내보낼 수는 없잖아요? (...상대 진지까지 예초기로 길 뚫기...?)
      그럼 바로 또 전투병하고 차이가 생겨버리지요.
      우공님께서 예비군도 예를 들어주셨는데, 예비군 솔직히 되게 대충 하고 잘 안하는데 그 인원으로 대민지원가면 오히려 민폐...

      PS.헉 리플다는데 우공님도 비슷한 의견을 다셨다..
    • 이상적인 대체복무제도라는 건 없어요... 병역거부의 이유는 천차만별입니다. 종교적인 이유만 있는 거 아니구요, 그 중에는 무정부적 내지는 반국가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군대를 운용하는 국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내 시간을 내기 싫다는 사람들한테 작업병 같은 거 하라고 하면 그게 통하겠습니까?
    • 愚公, 캐스윈드/ 실전 시에는 보급 내지는 취사 쪽의 업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의 절대 다수가 여증 신도들이라, 이러한 종류의 대체복무제도가 별 실효가 없을 것이란 얘기가 있더군요. 집총만 면제시켜 준다고해서 그들의 병역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국방부는 집총거부를 용인해줄 맘이 없기도 하겠지만.
    • lyh1999/ 병역거부자들을 대체적으로 선의의 이유를 가진 사람들로 생각했더니 그런 경우를 생각 못했네요. 확실히 국가 그 자체가 싫어서 국가가 운용하는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는 어느 쪽의 대체복무도 힘들겠죠. 의무를 지키기 싫으면 권리도 가지지 말라고 하며 사회적인 패널티를 준다면 인권문제가 나올 것 같고...역시 쉬운 문제가 아니네요.
    • 매일마치/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경우는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건가요? 그쪽은 교리를 잘 몰라서 근본적인 병역기피 원인을 모르겠네요. 만약 해당종교의 방침에 합당한 대체복무를 만든다면 다른 종교단체에서 형평성을 요구할 것 같고...으악, 모르겠어요.
    • 부기우기/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간단한건데; 우선 살인하지 말라는 말이 성서에 나오고요, 두번째로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이 전쟁을 하면 각국의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서로를 향해 총을 들어야 합니다. 그걸 거부해서 2차 세계 대전때 독일에서도 일본에서도 미국에서도 소련에서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모두 고초를 겪었습니다.
    • 불별/ 그렇다면 만약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다면 세계 평화가...아니, 농담입니다. (실제 신도들은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네요)
    • 이건 징벌적 대체 복무 제도입니다.

      그리고 군인의 대민 지원이나 노역 같은 건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60만이라는 병력이 항상 필요한 건 아닌데 항상 유지하려다 보니 잉여 노동력이 생겨서 그걸 소비하는 게 군의 노역입니다. 이건 사회적 낭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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