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든 종류의 대체복무에 대해 반대합니다.
1.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최선이 뭘까 부터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최선의 상황은 다르겠죠. 군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상식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들이 '모병제가 최선이다'라고 생각하실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저는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실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모병제를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좋아져서 가능하다면 모병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들을 하는거죠. 그런데 제 생각은 이런거에요. 어짜피 이루어지지 못할 상황을 가정할 바에, 조금 더 막나가보자는거죠. 최선은 군대가 없는겁니다. 군대가 없는데 나라가 있을 수 있을까요? 혹은 나라가 존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나라도 없어도 될 거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선은 그겁니다. 군대도 없고. 나라도 없는 세상. 누구 말 맞다나 Imagine there's no contries입니다.
자유지상주의자, 마르크스식의 공산주의자, 무정부주의자는 모두 전혀 다른 사상적 기반을 가진 입장들입니다. 그들이 지향하는 이상향은 모두 서로 다릅니다. 그들이 꿈꾸는 살기 좋은 세상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쳤을 때,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 또한 전혀 다를겁니다. 하지만 한가지 점은 모두에게 공통적일거에요. 나라가 없다는거죠.
2. 어짜피 최선의 상황은 없는 셈치고 사는게 속편합니다. 예를 들어 최선의 상황은 히어로즈가 우승을 하는거죠. 하지만 그건 어림없으니, 4강 진출, 그게 아니라면 탈꼴찌라도 바라는 겁니다. 국가가 없다는 가정은 너무 극단적이니까(히어로즈의 우승도 딱 이만큼 극단적입니다), 국가는 어쨌든 존속을 해야 한다고 치고, 국가가 존속을 하려면 군대도 있어야 한다고 쳤을 때 최선은 무엇일까?라는 걸 물을 수 있겠죠. 이때 우리는 모병제를 답으로 제시할 겁니다. 모병제든 뭐든 군대가 존재하는 한 군대는 그것이 가진 몇 가지 매우 본질적인 속성들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소한 자유지상주의자, 마르크스식 공산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에게는요. 그 첫 번째 이유는 군대는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손자병법에도 나온다고 들었는데 전투에서 가장 좋은 결과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겁니다. 어떻게 군대가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요?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전투가 발생하지 않는건 사실상 군대가 나서는 일이 아닌거 같고, 제 생각에 전투를 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은, 내 전투력이 너희보다 월등하니까 너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싸움을 포기하는 길 밖에 없을 것이다라는걸 보여주는 겁니다. 즉 이 경우에서도 인명을 가장 효율적으로 파멸시킬 방법을 갈고 닦아야 전투를 피한 상태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군대에서 매일 하는 훈련의 의미는 이런 겁니다. 첫 번째는 전투가 발생했을 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 둘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도발의 의도를 가지지 못하도록 전투력을 증강시킬 것.
군대가 지닌 속성 중 매우 나쁜 것으로 여겨지는 두번째는 개인의 신체, 언론, 사상의 자유가 엄격하게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군바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계급이 높은지 낮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4성 장군이라도 내 마음대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군사 국가가 아닌 다음에야.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바리가 할 수 있는 있은 상부의 지시를 따르는 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군대 뿐 아니라, 미국이나 쿠바 구소련 어디서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진 정치적 입장을 자유롭게 밝힐 수도 없습니다. 모병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그만두고 싶을 때 아무때나 그만 둘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기간 내에 군영을 무단 이탈하게 되면 탈영으로 처리가 됩니다. 일반 기업에서 일하기 싫어 회사 안나가게 되면, 봉급은 못받을지언정 잡혀가지는 않죠. 군대에서는 일하기 싫다고 집에 가면 잡혀갑니다. 죄를 저지르면 사법기관이 아닌 군법기관에 관리하에 놓이고요.
3. 모병제를 한다고 쳐도 위와 같은 문제점은 군대 내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징병제를 하고 있죠.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보라서 혹은 악당이라서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아니죠. 아마 징병제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피하게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가능하면 모병제를 하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모병제를 했다가는 국가의 안정적 유지에 필요한 군사력을 확보할 수 없으니까 특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강제적으로 군대에 징집을 시키는거죠.
제 생각에는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우리 눈에 보이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군대가 유지됨으로써 발생하는 이득은 국가 구성원들 모두가 나눠가지는 셈인데, 군대를 유지시키는 책임은 특정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훨씬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거든요. 사실 이 문제는 주로 남녀간의 대립이라는 형태로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군대를 유지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부담을 젊고 건강한 대부분의 남성들만 지고 있으니 남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손해보는거 같은거죠. 개인적으로 손해보는게 맞고요. 근데 이건 성차의 문제 이전에 이런 식으로 차별적으로 군대 유지의 부담이 지워지면 어떤 방식으로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겁니다. 예를 들어 국경에 가까우니 강원도 북부와 경기도 북부에 사는 사람들만 군대에 징집이 된다고 가정해보죠. 당연히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겠죠. 나라는 자기들만 지키는데 그에 따른 이득을 전라도, 경상도 사람들도 보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만도 하죠.
이러다보니 위와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여러 대안들이 논의됩니다. 그 중 현실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이 군가산점 제도인데, 제 입장에서는 이건 거의 최악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해결책이 채택된다고 쳤을 때 이득을 보는건 의무복무를 했던 모든 남성들이 아니라 매우 소수의 남성들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젊은 남성들 대부분이 희생을 해서 이득이 발생했는데 왜 그들 중 소수만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합니까? 혹자는 일종의 상징으로서라도,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기 위해 군가산점 제도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게 더 큰 문젭니다. 아니 왜 실질적으로 고생을 해놓고 상징적으로 보상을 받나요. 당연히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아야죠. 제가 군가산점 제도를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는 군가산점 정말로 채택된다면, 그로 인해 다른 방식으로 의무복무자들에 대한 보상정책이 마련되기 보단 그게 되었으니 다른 식의 보상은 필요 없지 않냐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될까봐 그렇습니다. 제 관점에서 군가산점 제도는, 불균형을 완화시켜주는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그 불균형에 대한 문제제기를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제 논지에 따르면 이 군가산점 제대 조차도 최악은 아닙니다.
4.그럼 최악은 뭘까요? 제 관점에서 최악은 군 대체 복무 제도의 확대 시행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지금도 대체복무 제도가 시행되는 중입니다. 공익근무나 산업체 복무등도 일종의 대체복무죠.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의무는 분명 군역인데, 군대에 안가고 동사무소나(요새는 주민센터더군요. 난 우리말이 더 좋은데) 회사에 다닙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많은 분들은 여기서 남성들만 이런 의무를 부여받았다는걸 이상하게 여깁니다. 남성만 국방의 의무가 있는건 아니지 않느냐라는 거죠. 이 문제도 참 민감한 부분이긴 한데, 이렇듯 세금등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직접적인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부여받은 것이 남성 뿐이라는 현실이, 거시적 관점에서 오히려 여성들에게 불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가에서 여성을 남성에게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는것이 아니냐라는 거죠. 보통 권리와 의무는 같이 주어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성들에게 그러한 의무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그것에 대한 권리 또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따라서 어떤 분들은 여성들 또한 대체 복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여성들의 군대에 가는 것이 좋지 않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직접적인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성들의 권리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논지입니다.
그런데 제가 대체복무, 그러니까 그것이 양심적 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가 되었든 공익근무가 되었든 산업체 노역이 되었든, 아니면 아직 실시되지도 않은 여성들에 대한 대체복무가 되었든 그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성차에 대한 이슈 때문이 아닙니다. 더 근본적으로 '도대체 대체복무라는게 왜 필요한가'라는게 제가 제기하고픈 문제입니다. 생각을 해보죠. 우리나라에서 유지하고 있는 병력이 아마 현재 60만정도 될겁니다. 저것보다 적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조건을 갖춘 남성들의 수는? 물론 그거보다 많습니다. 보통 신체검사 등급을 조정하는 이유가 저 병력 자원을 원활하게 수급을 위해서 입니다. 병력이 더 필요하다 싶으면 신체검사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하는 식이죠. 여기서 제가 제기하고픈 논점을 더 명확하게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필요한 의무 복무 병력의 수가 60만이라고 칩시다. 그래서 60만이 의무 복무를 하는건 어쩔 수 없다고 합시다. 그럼 그 60만을 제외한 사람들이 왜 군대에 가야합니까? 혹은 군대에 준하는 노역을 해야 합니까?
많은 남성들이 군대를 안좋은 곳으로 기억하는 것은 제가 위에서 논한 군대가 본질적으로 지닌 나쁜 속성 중 두 번째 이유 때문입니다. 그곳에서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자유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직업군인의 길을 택한 분들은 그것들에 대한 불편이나 자유의 박탈을 동의한 상태에서 그 길을 택했으니 문제가 덜하다고 볼 수는 있을 겁니다.(그래도 제가 위에 제시했던 문제가 없어지는건 아닙니다. 여전히 남아 있지요. 정도만 덜한 상태로) 하지만 대부분의 의무복무자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군대에 가지 않으면 범법자가 되기 때문에 군대에 끌려옵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중시하는 현대적 국가에서 취할 수 있는 최악의 그리고 최후의 방법이 바로 이와 같은 식의 징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유지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어느 정도의 병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그 대전제가 성립될 수 없다는 현실적 제약에 의해서만 이런 식의 징집이 용인된다고 보는 것이 제가 지닌 입장입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너네가 없으면 국가가 유지될 수 없는 숫자의 사람들만을 군대로 끌고가야 한다는 겁니다.
분명 대체 복무제도, 그러니까 공익근무나 산업체 근무도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있습니다. 아니 근데 그걸 왜 강제로 해야 하냐고요. 예를 들어 주민센터 민원을 처리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다고 칩시다. 그럼 당연히 공무원을 더 뽑아야죠. 지하철에 안전 요원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필요한 숫자의 인원을 충원해야 합니다. 군관련 업체들에 대해서도 인력 자원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비용이 있으면 그걸 지불해야 할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간단한 일이냐고요? 물론 간단하죠. 필요한 세금만 더 걷으면 됩니다. 그런데 이 세금이라는건 결국은 정당한 비용입니다. 주민센터를 더 손쉽게 이용하고, 더 편리하게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더 안정적인 국가에서 살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요. 이런 식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혹은 줄이면서까지 개인들을 국가가 강제적으로 동원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5. 그 이유가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형평성의 문제죠. 누구는 강제로 군대를 갔다왔는데, 누구는 강제로 해야되는 일이 없다고 치면, 강제로 군대갔다온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느냐라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이유 또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는 악을 악으로 갚는 방식입니다. 특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데, 그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그 조건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성차의 문제로 이 논의를 희석시키지 않기 위해 제가 위에서 사용한 '경기 북부, 강원도 주민들만 의무복무를 하는 사회'를 생각해보죠. 국가는 형평성의 차원에서,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지역 외에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강제로 일주일에 몇 시간씩 쓰레기를 줍게 하는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북부, 강원도 주민들만 강제로 군복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타 지역 주민들도 강제로 국가를 위한 노역을 해야하기 때문에 뭔가 공평해진거 같긴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보시기에 이게 정의로운 사회입니까? 제 관점에서는 절대 아닙니다. 그냥 구성원 모두에게 국가에 의한 강제적인 의무가 부여된 강제적인 사회입니다.
정말 군복무라는게 사회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면, 그래서 원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면, 저는 그러한 사람의 수가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들에게 절대적인 희생을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그들의 희생은 사회적 비용으로 갚아야죠. 우리나라 현실을 놓고 보자면,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군대내 악습이나 비인도적인 처우를 최대한 개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무 환경도 가능한한 쾌적하게 만들어줘야죠. 저도 의무복무로 군생활 했습니다만, 그래서 군바리들이 군기 빠져가지고 마음대로 군생활 하도록 만들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비인도적인거 알지만 군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상명하복 관계라든가 그런게 있습니다. 그런 상명하복 관계에서도 최대한 합리적인 명령과 지시 그리고 이행 관계가 되도록 군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거 물론 쉽지 않은 일이긴 한데, 군생활 하다보면 군당국 자체에서 이런 합리적인 군대 문화를 만들고 싶지 않아한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효율적인 업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폭력이나 인신공격이 반드시 필요한건 아닌데, 군대생활 오래하다보면 그런걸 알지 못하게 되나 봅니다. 혹은 자기들이 그러는게 편하니까 계속 그러거나. 군대내 문화를 최대한 인도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병행해서 군 복무로 인한 보수를 현실화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일을 했으면 당연히 그 만큼의 보수를 받아야죠. 군대를 의무를 간다는 말이 그 보수 또한 정당하게 지급받지 못한다는 것을 함축한다고 여기진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의무복무니까 당연히 일한 만큼은 못받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데, 군대 생활을 하면서도 그렇게 여기는데, 사실 그 두가지는 다른 문제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을 하는거랑, 그 일을 하고 그 일에 맞는 보수를 받는거랑. 내 의지대로 일을 하는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일 한 만큼은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 다른 기관도 아니고 국가가 부려먹는데 그걸 안해줘서 되겠어요? 여기까지는 군대에서 해줘야 하는 최소한이죠. 하지만 제가 논한 의무복무는 국가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강제력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해주는 방안도 분명 필요합니다. 이 방안이라는 것도 사실 별게 아니죠. 세재 혜택이나 연금지급입니다. 그 비율이나 액수가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요한건, 어쨌든 너희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을 했고, 국가는 그 희생을 인정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의미가 더 중요합니다. 최소한 군가산점제 보다는 이게 낫지 않습니까? 물론 소요되는 비용은 더 크겠죠. 하지만 이건 불필요하게 발생한 비용이 아니라 국가가 안정적으로 존속함으로써 생겨난 이득에 따른 보상입니다.
사실 제가 말한 방안도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장문의 바낭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왜 군대문제, 특히 의무복무가 논란이 되는지에 따른 본질 혹은 원칙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그러니까 개인의 자유라든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산출한 가치에 따른 댓가를 받을 자격등이 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그런 국가를 왜 지켜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주장한 방안들은 최선은 결코 아니고, 차선도 아니며, 고작해야 차차선 정도 입니다. 하지만 글쎄요. 대체복무와 관련한 논의는 그것의 현실성의 문제는 접어두고라도, 제가 생각하는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는 차차차선의 길과도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