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모성의 대물림과 60분 부모

아랫 글을 읽고 있는데 호러라고 하니까 왜 제 기분이 나빠지나 모르겠어요 하하. 


제가 그 다큐를 오늘 봤거든요. 몇 부작으로 나눠진 거 중에 하나였어요. 마더 쇼크였던가. 


집에 있는 올레 티비에서는 그거랑 다른 것까지 모성으로 묶어서 한 카테고리에 넣어뒀더라고요. 


모성의 대물림 편을 보면서 생각난 것은 60분 부모의 목요일, 금요일 편의 내용들이었어요. 


그 시간대에 정신과 의사 선생님 나와서 부모로서의 그녀가 아니라 자식으로서의 그녀까지 살펴 보는 것이거든요.


엄마와의 긴장 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내 안에 상처 받은 아이가 있을 때 자신의 아이를 돌볼 여유나 에너지가 없어진


다던가, 자녀 울음에 더 격하게 반응하게 된다던가 하는 거였죠. 60분 부모를 1년간 꾸준히 보고 있었는데 요즘은 아예 60일 과정으로


바꾸는 것까지 하더라고요. 제가 모성, 모녀 관계에 관심이 많아서 더 열심히 보기도 했지만 


바뀐다는 게 문제를, 내 마음을 알았다고 해서 휙~바뀌진 않잖아요. 


마음은 있어도 늘 그때그때 부딪히는 수많은 일들 앞에서 바뀌려다 주저앉기도 하고 변화라는 건


즐거움이 아니라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는 것이라고 하던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되기를 받아들이고 어머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싶어 노력하고 극복하려는 모습들이 멋지고


제게도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랬어요. 


모두가 엄마에게 서운하다고 해서 자기 자녀를 돌보는 데 힘겨워하지는 않지요. 그 얘긴 티비에서도 나와요. 


하지만 그 지나간 일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대단하잖아요. 대부분은 순간 서운하고, 순간 괜찮다고 넘어가고


인생이 다 그렇지 뭐 그러고 덮기도 하고 그러는 걸요. 


저는 보고 나서 얼마전 엄마랑 한바탕 했다는 제 친구에게도 보라고 적극 추천했는걸요. 


보면 상처 받은 아이가 내 안에 있다는 걸 아는 데서 끝이 아니라 엄마도 갑자기 오롯이 내 부담으로 맡겨진 아이 양육 앞에


아는 게 없는 여자였다는 것, 엄마도 나처럼 헤매고 있었다는 것 등 엄마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 용서하면서 그 감정을


극복해가는 과정이라는 게... 저는 미혼이에요. 제 친구도 그렇고요. 


하지만 대부분 모녀 관계가 퉁탕퉁탕 잘들 싸우잖아요?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으니까.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보면


딸이 엄마한테 한참 성질 부리고 난 다음에 엄마에게 "난 엄마가 가장 만만해." 라고 하고 인순이는 예쁘다에서 딸은 "엄마라면


다 이해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엄마라면 다 그런 줄 알았어. 너무 실망스러워요." 라고 말하죠. 


저는 저런 거 보면서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게 싶고, 내가 엄마를 늘 내 엄마로만 보고 있나 생각이 들어요. 여자가 엄마가 된다는 


그 과정이, 모성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갈등이 내재된 것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요. 


예전에 모녀 관계 나오는 영화 추천해달라고 글 쓰기도 했는데. 저는 정말 여기 관심이 많나봐요. 하핫. 





    •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감정이 커다란 해방감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결국 누구탓은 그만하고 나부터 달라져야한다는 것;;;
      가끔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기도 합니다만~
    • 뭐더라..책중에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래]..이런것도 있지 않았나요
      그러면서 결국 엄마와 비슷하게 되어가는 모습에 고민하는 이야기인거 같은데 그게 한번 생각해볼 문제인거 같더라구요.
      "상처 받은 아이가 내 안에 있다는 걸 아는 데서 끝이 아니라 엄마도 갑자기 오롯이 내 부담으로 맡겨진 아이 양육 앞에 아는 게 없는 여자였다는 것, 엄마도 나처럼 헤매고 있었다는 것"
      이 부분은 중요한점을 잘 말씀하신거 같습니다.
    •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나이 많은 분이, 자기는 나이 들면 더이상 엄마 생각 안나고 아들 딸 자식 생각을 먼저 할 줄 알았다고.
      근데 그렇지 않더라고.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엄마 생각은 계속 나고 그립다고.
      그 말을 듣고, 아, 결국 엄마도 나와 같은 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원글과 댓글에서 좋은 말씀 많이 배우고 가네요.
    • 저는 이런 다큐를 보면 그런 생각 들어요. 모성은 위대하다는둥, 엄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둥 그런 말들이 얼마나 여자를 힘들게 하나. 어머니 노릇이 얼마나 힘든건데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고, 또 잘해야하는 것으로만 여겨지니 그 마음을 그 불안을 어디다 쏟아내나.
    • 저는 엄마한테 엄청 사랑 받고 자랐다고 평소엔 생각하고 있고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사랑을 듬뿍 주며 키웠다고) 그런데도 가끔 제가 얼마나 엄마의 부정적인 말 한 마디에 크게 좌지우지되는지, 엄마가 혹평하는 부분들이 얼마나 크게 상처가 되는지를 실감하거나 엄마의 말이 그 누구의 말보다도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걸 느끼며 놀랄 때가 있어요.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컴플렉스는 대부분 날 그렇게 사랑하며 키웠다는 엄마가 심어놓은 것들이기도 하고요. 또 엄마랑 사이가 엄청 좋은데도 자주 싸우고요. (얼핏 말이 안 되는 문장 같은데 근데 사실이예요) 모녀 관계라는 건 어쨌든 굉장히 복잡한 관계인 것 같아요.
    • 글만 봐도 엄마한테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막 눈물이 날 거 같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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