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쇼 봤어요.
예전 다니던 회사는 언론을 많이 타던 회사였어요. 스무명 쬐끔 넘는 회사인데도 홍보 담당자만 사실상 세명일 때도 있을 정도였죠.
잡지들의 대표 인터뷰 촬영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끔 영상매체일 경우도 있었어요.
몇분 안 나가는 프로그램 찍는 건데도 설정이 참 구체적이었고 실제로 자연스레 일하는 모습을 찍고 진짜 직원의 의견을 묻는 게 아니라 대충 잘 보이게 상황극을 꾸미는 일에 가까웠어요. 회의할 땐 대사도 얼추 정해져 있었고 말이죠.
저는 회의하는데 당구대에서 놀고있는 사원 1, 뭐 이런 역할 정도 맡고 인터뷰 한다고 하면 화장실로 도망가기 일쑤였어요.
사실 이 행사를 저만 싫어했던 건 아니고 모두가 하던 일을 방해받고 이 설정 영상을 찍는 일에 매달려야 했기에 다들 귀찮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얼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음, 뭐 없을 법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미 상상했던 걸 확인하는 정도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생각보다, 그리고 제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설정과 지시, 대사들이 정교해서 놀랐고,
영화에서 까는 진실들이 생각보다 놀랍습니다. 꼼수에 미묘한 사기를 치는 데는 정말 창의력 대장 수준이네요.
내용 자체가 워낙 (블랙)코미디지만, 편집도 경쾌하고 효과적으로 되어 있어 영화관 안에 있던 모두가 박장대소하면서 봤습니다.
마지막 크레딧 올라갈 때 "특별출연 : 이명박대통령" 이 나와서 다들 또한번 빵 터졌어요. 정말 나오긴 나왔거든요.
평소 궁금했던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고요. 아무래도 카메라가 좀 숨어서 보는 듯한 시점이라 그런지..
전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 없었던 편인데 앞으로 보면 아~~ 하게 될 것 같아요.
VJ특공대도 원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 방송 쉽게쉽게 만들어서 찍어내려다보니... 이런 사단이 나는 거겠죠. TV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럴싸한 화면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전 회사 사정을 잘 모르지만 어쩌면 그곳에 왔던 촬영 외주회사에도 소정의 홍보비가 지급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