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오늘 도착한 책 / 저도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

1. 오늘 도착한 책.

 

느슨한 모임 책인 『열세번째 이야기』도 같이 주문했는데 이 책만 왔네요. 영화만큼이나 재미있겠지 하고 두근두근 기대중입니다.

교보문고 인터넷 매장을 주력으로 사용해야지 하고 얼마전 KB 카드 까지 만들었는데 배송이 다른 서점 대비 조금 느리네요. ㅜ_ㅜ

배송에 신경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느슨한 모임 책을 늦지 않게 읽으려다보니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그냥 감상적인 이유로 교보문고 좋아하는데.. 고민을 안겨주는군요..

 

2. 저도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

 

5호선 오목교역

 

학생시절 지하철 5호선을 타고 학원에 새벽반 수업을 들으러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날따라 학원이 가기 싫고 잠도 오고 해서 지하철에서 조금 졸다가 깨다가 그러고 있는데..

 

옆자리 중년 아저씨가 갑자기 말을 걸더군요.

 

자기가 집에 저만한 나이의 딸이 있다면서.. 어쩌구 저쩌구..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던가.. 한참 이야기하다가

 

사실은 그게 아니고 자기는 막노동을 하며 여관에 살고있다고.. 사실 이혼하고 애들이랑도 따로 떨어져산다고.. 열심히 살라고 뭐 그러시더군요.

 

제가 내릴 역이 되었지만 그날따라 학원도 가기 싫었고 해서 그냥 앉아서 아저씨 얘기를 계속 들어줬습니다.

 

뭐 어쩌구 저쩌구 자기 인생사를 한참 이야기하다가 어느 여관 명함에 자기 여관방 전화번호와 방 호수를 적어주면서 어려운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더군요.

 

꽤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워낙 오래전이라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은 안나네요.

 

뭐 그때 집 구할 돈이 없으면 여관방에서 하루이틀이 아니라 몇달씩 먹고자고 할 수도 있구나 알았습니다. 꽤 이럴때라서 일수방 같은게 있다는 줄도 몰랐던 때였어요.

 

2호선 잠실역

 

매일 2호선 잠실역 맨 앞칸을 타고 퇴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결혼하기 전이 었는데 당시 남자친구이자 현 남편이 잠실역으로 와서 같이 퇴근하곤 했어요.

 

그런데 비슷한 시간에 항상 비닐봉지를 올려놓은 시장보는데 사용하는 은색 구르마(?)를 끌고 지하철 맨 앞칸에 타시는 할머니 한분이 있었어요.

 

꽤 오랫동안 보였는데 그 시간대에 2호선 맨 앞칸을 타시는 분이 있었다면 아마 알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날도 그 할머니와 저와 남자친구가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제가 남자친구에게 무언가 이야기할게 있어서 손으로 입을가리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가 아주 잠깐 그 할머니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순간 할머니가 갑자기 엄청난 욕을 퍼부우시는 거에요.

 

"xxx"

"yyyy"

"너도 늙어봐라 늙으면 다 냄새 나게 되어있어" (냄새난다고 한적 없는데? ㅜ_ㅜ)

"그거 좀 냄새 난다고 코를 틀어막고 어쩌고 아이고 xxx yyy" (코 안틀어막고 그냥 크게 떠들면 그래서 입 살짝 가리고 말한건데.. ㅜ_ㅜ)

 

 처음엔 저에게 그러는 줄도 몰랐는데; 저보고 그러시는 거더군요;;; 아 억울해라...

뭐 그냥 무시하고 좀 먼곳에 자리 났길래 앉아서 갔습니다. 가는 내내 욕하시는 할머니 ;_;

욱하는 성격에 화도 났지만 남친이 옆에서 말려서 그냥 참았습니다. 그래도 할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앉은채로 엄청나게 욕만하셔서 다행이었어요;

때리러 왔으면 어쩔뻔...

 

출산후 체질이 변했는지 전에 없이 땀이나서 스스로의 땀냄새로 조금 괴로워하고있는데 가끔 그 할머니의 저주에 걸린건 아닌가 (너도 늙으면 냄새날 것이야!!)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_-;

 

2호선 잠실역

 

가장 최근의 일. 위의 할머니는 잠실역에서 타는 할머니였는데 이번 할머니는 잠실역에서 내리는 할머니 였습니다.

 

지하철에서 취미삼아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와따시노 나마에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수준.

 

노숙자로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제 옆에 앉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교재의 예문을 줄줄줄 읽으시는 할머니.

 

본인이 한때 대학에서 일본어 강의를 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뭐 그러면서 왜 공부하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냥 재미로 하는데요. 라고 대답했다가 혼났습니다. 그런식으로 공부하면 안된다. 공부를 목표를 가지고 집중해서 해야지 그런식으로 해서는.. 쯧쯧쯧...

 

저 일본어 써먹을데 한군데도 없는데 취미로 공부하는거에요.. 할머니 ;_; 목표를 가지고 사셨으면서 왜 노숙자신거에요.. ;_;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소심해서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인생이 궁금했으나 잠실역에서 서둘러 내리셔서 못들어 아쉬웠습니다.

 

 

3. 번외편 리니지에서 만난 사람

 

온라인에서도 이런저런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왠지 더 생각나는 아저씨 이야기만 써봅니다.

 

한때 리니지2 폐인 생활을 했던 저.

 

어느 해인가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NC에서 제 전공을 뽑던 해에는 공채에 지원을 하기도 했었죠. ( NC는 나를 왜 안뽑은 거냐능.. 충성을 다했는데 ;_; 충성을 다한게 문제였나; 아뿔싸)

 

어느날 열심히 몹을 잡고 있는데 힐러라서 사실 사냥 효율이 극악이었죠.

 

그런 저에게 홀연히 나타나 그룹을 걸고서는 온갖 훌륭한 사냥 포인트를 끌고다니며 이런저런 갖가지 조언과 나온 아이템을 몰아주는 여캐 한분이 있었습니다.

 

몇일간 그렇게 사냥을 하고 만나서 삼겹살을 먹자던가.. 하는 제안을 하시길래 네하고 나갔습니다.

 

나가보니 40대 중반정도되어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계시더군요. 젊은 여자가나오는걸 볼고 깜짝 놀라신 표정;;

 

연탄구이집에서 고기를 구어먹으며 본인이 리니지2에서 5천만원으로 성을 사겠다는 장광설을 풀어놓으시는 아저씨..

 

5천정도 들여 성을 사면 월 200-300의 수익이 나온다던가.. 뭐 이런류의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고기를 먹고 헤어졌습니다.

 

 

 

 

나름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사람들 이야기였는데 다른 분들에게는 별로 재미없었을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주변에 기인을 몰고다니는 선배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써보겠습니다.

 

 

    • 1.느슨한 독서모임 주제 책으로 경제학 책 같은것도 해도 되나요?

      3.저도 한때 리니지2했어요. 블레이드 댄서.
      제가 mmorpg에 가장 많은 시간을 뺏긴게 이 걸거에요.
      와우나 아이온도 해봤지만, 짧게 하고 접었으니깐.
    • 3.여캐를 쓰는 아저씨하니 생각나는 넷카마 사건.

    • 자본주의의 돼지 / 1. 안될 이유도 없겠죠..
      3. 오오 리니지2 유저셨군요.
      반가운 마음에 수줍게 올려봅니다. ㅋㅋ
    • 1.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그 다음권 레스타는 수능 치고 읽었는데, 그 때는 섬세한 남성 캐릭터에 대한 면역이 없었던지라 충격적으로 재밌게 읽었었어요.
      지금 다시 읽어도 재미는 있겠지만 그 때처럼 루이스나 레스타의 도를 넘는 매력에 마음이 흔들릴까 싶네요.
    • "선이나 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자들도 악마의 존재를 믿는다. 우리는 굿을 할때 악마를 보지 않고도 악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럼에도 성자를 만났다거나 성자가 계시를 받았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은... 그게 바로 우리의 이기심이다. " 방금 읽은 페이지...
    • 호레이쇼 / 그렇군요. 좀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어렸을때 읽었으면 더 좋았을 수도 있겠어요. 읽고나서 영화를 다시 보면 재미있을것 같아요.
    • 책표지가 예뻐요. 손 지문이 다 묻어날 것 같아요;ㅁ;ㅋㅋ
      저도 지하철에서 괴이한 사람 자주 만났는데 늘 1호선 인천행이었어요. 한번은 내리려고 줄 서 있는데 바로 옆에서 시비가 붙어서 주먹이 오가고 한사람이 기절하는 소동이... 쓰러진 분을 피해서 내리면서 세상에 어떻게 1분만에 상대방에게 주먹을 날릴만한 단어가 있을까 궁금했던.(이어폰 사용중이라 영문을 몰랐어요)
    • 충성을 다하신 게 문제였군요 ㅋㅋ;;;
      마음씨 좋으시네요. 전 누가 절 붙잡고 인생역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려고 하면 경계부터 해요(그 다음에 이어지는 게 무슨 물건을 사달라거나, 종교를 믿으라거나...이런 게 종종 있어서)=ㅂ=;;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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