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과 함께 잘 사는 방법...?

동거인이 당뇨에요.

 

제 가족 중엔 당뇨가 없었어가지고 제가 더 힘든가봐요.

요즘은 몸보다 맘이 더 힘이 듭니다요. ㅠ 

 

 

1. 식이요법에 맞게 식탁을 차려야 한다는 스트레스

 

2. 자연스럽게 맛있는 것-몸에 덜 좋은 것-에 먼저 손이 가는 동거인에 대한 실망과 원망

 

3. 언제나 내가 부족하게 해주고 있다는 죄책감...

그리고 뭔가 잘못되면 내 탓이 되려나 하는 불안감..

 

4. 그의 몸, 그의 마음... '그'가 언제나 더 높은 우선순위라는 거에 대한 분노...

내가 희생하고 있다는 느낌.

 

5. 나와 만나기 전의 생활로 얻은 병이라는 거에 대한 배신감

(은 어리광에 가깝다는 거 알지만 이런 감정도 있어요 슬프게도 ㅠ)

 

6. 미래에 대한 불안

(유전확률이 높은 병인데 2세도 겪게 된다면 정말 원망할 것 같습니다...)

 

7. 잔소리꾼, 악역.. 되기 싫다. 정말...

난 쿨하고 싶어!

 

등등의 마음 때문에 못 해먹겠습니다. 정말.

 

 

 

못난 감정을 솔직하게 정리하고 나니 조금 기분이 누그러드네요.

방금 전까진 정말 폭발하는 줄 알았어요.

 

당뇨인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분 계신가요... 제겐 정말 멘토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섭생 레시피며 병원이며 정보만이 문제가 아니네요...

제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아픈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방법... 아시는 분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경험담도 좋고요. 혼내주시는 것도 좋아요. ㅠ.ㅠ

 

    • 제 동거인도 당뇨입니다. 진단받은지 얼마 안되었어요. 이달 초에 받았으니... 단번에 담배를 끊는 걸 보고 제가 놀랐습니다. 알아서 단 음식,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들도 안 먹고 운동도 시작하고요. (대신 걷잡을 수 없이 돈이 새어 나갑니다. 그런데 이 정도 희생은 할 만 한 것 같아요.) 정말로 고맙더라구요. 터놓고 이야기를 해보세요. 자기 몸이니까 좀 더 자기 자신에게 신경써 달라고요. 저도 죄책감이 많이 들었는데 문제 해결에는 아무 도움도 안되는 것들이죠. 당뇨카페에 가입해서 선배들에게 도움 받기도 해요.
    • 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이게 지금 시점에서 해드릴수 있는 조언이지 싶습니다.

      물론 당뇨라는 말을 검색하면 쏟아지는 무시무시한 말들에 겁도 나시겠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에요.
      요즘은 약도 좋고 본인이 자각하고 있다면 운동도 하고, 살도 빼고해서 당뇨에 걸리기 전보다 더 건강하게 살아요 대부분은.
      너무 좋아지니 방심해서 원상태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환기시켜주는 정도의 역할이면 충분합니다. 보호자는.
      어찌되었든 본인이 챙기지 않으면 안되는 병(?), 그냥 상태에요. 같이 산다고 대신 전전긍긍해줘봐야 소용없습니다.
      누구 때문이라도 책임 전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지난번에 어떤 분도 남편이 당뇨인데 병원안간다고 막 겁내하셨는데 (동일인이신가?)
      당장 어떻게 되는거 아니에요. 당뇨는 그 자체로 병이 아니니까요. 잔소리도 할 필요없이 그냥 평상시보다 조금 유심히 지켜보시고
      한달에 한번쯤 공복에 혈당체크정도만 해주세요. 약 떨어지면 병원가서 약 타먹는거 까먹지 않게 알려주시고요. 그정도면 충분합니다^^
    • 아참 그리고 당뇨식이라고 너무 맞춰서 먹으면 사람 돌아버려요. 없던 병도 생길지도.
      그냥 평상시 드시는 거에서 튀김이나 밀가루음식 비율만 좀 줄이시면 되요. 가장 중요한것은 과식하지 않는것!!
      그리고 소화 다 시키고 자는 것!!, 심하지 않은 유산소운동을 40분정도 해주는것!! 이것만 지키시면 되요^^
    • 전 국민의 8%가 당뇨라죠? 주로 나이든 성인이 걸린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국민병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6번 문제로 고민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참 흔한 병이죠. 고혈압처럼요.

      저희 아버지도 당뇨이신데 음... 저희 가족이 좀 물러서 그런지 어떤지 사실 크게 신경쓰고 있진 않아요 -_-;;
      무조건 소식하고, 운동 꾸준히 하고, 병원약 거르지 않고 복용하고, 되도안한 건강식품에 돈 갖다버리지 않고...그냥 그게 다입니다.
      제 생각엔 체중감량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체중이 줄면 당뇨수치고 혈압이고 거의 개선되기 때문이죠.
    • 모두 감사합니다. 그는 병원도 꼬박꼬박 열심히 다니고 건강에도 신경을 써요.. 금연도 성공했고 술도 요샌 거의 안 마시고요... 그저 여전히 맛있는 걸 더 맛있게 먹을 뿐입니다. ㅠ.ㅠ 제가 맘이 좁았던 것 같아요. 사랑이 부족하네요.
      그가 '잘하고 있는 일'을 언급 안하니 마치 건강관리라곤 안하고 있는 것처럼 되어버렸다는게.. 참..;; 제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네요. 잘하고 있는 일을 계속 응원하면서... 좀 더 느슨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볼게요. 감사합니다..
    • 전생에 지은 죄가 있어서 도 닦는다고 생각하면 좀 났더이다..... 기운 내세요~ 응차~
    • 당뇨는 아니고 어머니께서 한7년전즘 희귀병에 걸리셔서 골수이식에 무균실에...거의 암환자처럼 지낸적이 있습니다.그때 한창 친구들과 놀고싶고 하고싶은 어린나이였는데
      동생은 군대에 아버지는 병원비때문에 하루도 쉴수없이 일을 해야하는 시기였죠 모든 집안일은 저에게 돌아왔고 철없이 속상해서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어머니 문병을 가면 늘 제게 미안하다고 ...하셔서 그게 제일 맘이 안좋았어요 그러다 어느날 깨달은것은 내가 만일 아프다면, 내가 만일 저 희귀병에 걸렸다면 엄마는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걸 너무나 당연하게 하실테지 그게 투정을 부릴일도 화를 낼일도 아니라 생각하실테시..그런데 난 이렇게 투정을 부린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죄송했어요 집 안에 환자가 있으면 여러 가지로 신경쓸것도 많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조금 나아져요^^ 내가 당뇨라면 나의 반려자도 이런 어려움을 당연하게 감수할것이다.
    • 일단 힘내세요!
      제 경우는 반대의 경우. 제가 아픈 사람이랍니다. -_-;;;
      적정한 선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저대로 꼬박꼬박 병원 다니며 열심히 관리를 하고 치료를 받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아프고 불편한 티가 날 수 밖에 없고 힘들면 짜증도 내고.
      근데 또 같이 사는 애인분이 그런 것에 넘 신경쓰는 건 싫고. 애인분의 경우 성격이 단순하고(-_-) 무던한 편이라 가끔은 제가 아픈 사람이란 걸 잊고 생활하는 경우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서운할 때도 있고.
      적당하게 챙겨주고 위해주고 적당하게 관심을 줄여주고 걱정도 덜해주고 그러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 선을 맞추는 것이 서로 쉽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이미 잘 하고 계시겠지만 서로 지치지 않게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시고 몸은 아파도 마음은 아프지 않게 서로 의지하고 위해주며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드립니다! :)
    • 아픈 사람을 오래 옆에서 돌보다보면 피해의식과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에 동시에 사로잡히더라고요. 특히 환자의 상태가 좀 호전되어갈 때 간병인의 정신이 확 무너지는 일도 다반사고요. 아픈 분이 좀 서운하더라도 애초에 합의하에 선을 그어서 자신의 역할을 제한하고 쌓인 걸 배설할 외적통로를 확보해야 버틸 수 있어요. 피해의식과 죄책감은 그만큼 자기 역할이 크기 때문에, 내가 다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는 거잖아요. 님이 아픈 분에게 너무 많은 관심과 노력을 투입하면 힘들어요. 자기 사랑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면 한이 없어요. 같이 사는 사람이라면 장기적으로 봐야 하잖아요.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올라가면 더 심해지기 전에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간병인이 우울증에 빠지는 건 굉장히 흔한 일이거든요.
    • 피해의식과 죄책감 사이의 끝없는 줄타기~ 정말 맞아요 ㅠ.ㅠ drlinus님 앞에선 좀 부끄러워지네요. 화이팅입니다! supergreen님...대한민국 남자들은 간병에 놀라울만치 소질이 없어 쉽게 이별한다는 퍼센테이지 자료를 읽은 적이 있어서, 제가 아프면 잘 돌봐줄 지는 의심스러워요. 어머니는 잘 봐주실텐데..ㅎㅎ 암튼 경험담 감사합니다. 소부님 전생에 지은 죄~ 오늘 하루 되뇌이며 살았습니다. 효과 좋네요~. 덧글 주신 분들도, 일부러 쪽지 주신 분들도~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친절로 또 하루 힘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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