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독서모임] 열세번째 이야기

으악 지금이 왜 9시 40분인거죠.

 

제 생체 시계는 8시 40분이라구요. ㅠ_ㅠ

 

일단 올리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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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나눌 책은 다이안 세터필드의 『열세번째 이야기』 입니다.

 

지난 번 『5리터, 피의 역사 혹은 피의 개인사』를 읽고 brunette 님께서 추천해주신 고딕 소설입니다.

 

 

    • 첫 댓글! 스티븐 킹의 '돌로레스 클레이븐' 헉헉 ;; 이런 기회를 잡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뛰어들어도 되는건지... 괜찮은가요?
    • 스위트블랙님, 장하십니다! 첫 댓글의 부담을 날려주시고 스티븐 킹도 추천해주시고 ㅋㅋ
      열세번째 이야기, 저자분이 직장까지 관두고 5년동안 적었다는 소설에 뭐라 하긴 그렇고.. 그냥 좀 밍밍했던 것 같아요.
    • 집에와서 아이가 낮잠을 안잤다고 하길래 일찌감치 재우고 저녁을 안먹었더니 손이 떨려서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아이도 일찍 자기 시작했으니 여유 있겠지~ 하고 느긋하게 앉아 컴퓨터를 켜니 9시 40분!!! 이네요. 으악. 전 정말 컴퓨터를 켜면서 8시 40분쯤 되었겠지 하고 켰단 말이죠. ㅜ_ㅜ 허겁지겁 게시물을 올리는데 이와중에 왜 벌래가 벽지에 붙어서 따각따각하는 소리가 불안하게 계속 들려오고.. 아파트 방송 스피커는 사이랜 같은 소음을 내보내고.. 정신 없습니다. 흑흑. 이번엔 좀 제대로 이것저것 참고자료도 올리면서 제대로 시작하고 싶었는데 오늘도 엉망으로 시작 ㅜ_ㅜ
    • 레옴 / 언제 끼니를 해결했느냐에 따라 생체 시계가 종종 배신을 하더군요. -_-
    • 스위트블랙 / 저녁을 늦게 먹은게 결정적이었나 봅니다. ㅜ_ㅜ 늦게 도넛을 먹어서 안먹으려다가 급격히 손이 떨려서 먹었더니 잠시 정신줄을 놓았나봐요;; 워낙 시간관념이 둔한 편이기도하고 ㅠ_ㅠ
    • 간단한 감상평 부터 시작해봐요. 전 처음 책 받고 예상보다 너무 두꺼워서 한번 놀라고 다 못 읽으면 어쩌나 약간 걱정도 했는데 그래도 책은 술술 잘 읽혔어요. 문학적으로 뛰어나다던가 그런건 몰라도 흡입력은 있었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5리터] 책에 보면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나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같은 책들 얘기 나오고, 또 빅토리아 여왕 가계도 이야기도 나오고 하잖아요. 그런 얘기들 읽다보니, 두꺼운 고딕소설을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듀게 검색해서 첫 댓글 달린 소설로 주문해본 건데, 배송받고 표지 그림 본 순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타원형 속에 카메오 스타일로 들어가계신 다이안 세터필드 여사님의 상반신 옆모습을 본 순간, 아, 이거 좀 할리퀸 느낌인데 싶어 움찔했어요. 읽다보니, 헌책방 묘사 나오는, 그리고 거짓말이나 지어낸 이야기에 대한 윈터 여사의 (독)설들이 나오는 앞부분은 괜찮았고, 중간 부분들도 뭐 줄거리 따라가느라 그냥저냥 읽고 했는데 뒷부분은 예상만큼 강력하진 않더라구요.
    • 책을 읽기 전에 고딕소설의 정확한 정의는 뭘까 궁금해져서 검색해봤어요..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89846
      대충 어떤 소설들을 말하는 건지는 알지만 듀게에는 워낙 장르소설에 해박하신 분들도 많고. ㅎㅎㅎ
      고딕소설의 예제로 나온 것들중에 읽은건 프랑켄슈타인이 전부네요. 포우 정도도 고딕소설에 넣기도하고.. 조금 넓게 보면 공포소설까지 포함하기도 하는듯하고 좁게보면 중세적 배경이나 성이 등장하는 경우..
    • 아 이번에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도 겸사겸사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 이건 영화가 워낙 강렬하게 인상이 남아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장면이 자동 연상되는게 더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 그래도 이 책에 줄기차게 언급된, [흰 옷을 입은 여인] [나사의 회전] [제인에어] 등을 꼼꼼히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는 점만큼은 높이 사요.
      이 책 덕분에 [흰 옷을 입은 여인]을 처음으로 읽게 되었는데, 굉장히 재밌었어요. 작가가 윌리엄 윌키 콜린스라는 19세기 사람인데 찰스 디킨즈 못지않은 당대 인기작가였고, 코난 도일이 가장 영향받은 작가로 꼽기도 한대요. 이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아이가 하는 말, "찰스 디킨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고, 코난 도일에게 큰 영향을 준 작가라는데, 이 작가는 어째서 디킨스나 코난 도일만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거지?" 괜히 다른 책 얘기 길게 해서 민망하지만, 하여간 제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윌리엄 윌키 콜린스, 아니, 어째서 이 작가를 지금에서야 읽은 거지?!
    • 뒷부분은 저도 기대보다는 반전이 강렬하지 않았어요. 책날개에도 충격적인 반전 뭐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어서 오히려 너무 대비?를 했던것 같아요. 차라리 그런 내용을 전혀 몰랐다면 그래도 조금은 놀랐을지도 모르는데. 중후반부터 반전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해서 반전은 그다지... 그래도 모든 사람의 뒷 이야기를 상세히 적어준건 참 친절해서 좋더라구요. 크하하; 상상하기 귀찮아하는 게으른 독자에게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마무리랄까;;;; 뭐 그냥 읽는 즐거움 자체를 목적으로하는 소설로는 이런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꼭 무언가를 문학적이나 예술적으로 추구하지 않아도 말이죠.
    • 흰 옷을 입은 여인은 집에 있는 책인데.. 이 책은 뭐지? 뭐 별 시덥지 않은 외국 소설인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제인에어등과 같이 언급되어서 깜짝 놀랐어요. 가끔 이 책은 무슨 삼류 소설인가 하고 읽고나서는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라고 찾아보면 엄청 유명한 책인.. 그런 책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책의 세계는 참 넓어요;;; 다이안 세터필드도 좀 애서가인것 같아요. 주인공부터가 헌책방집 딸이고... 읽으면서 어짜피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일테니 이런식의 애서가 느낌이 물씬 나는 설정도 흥행에 좋은 요소가 될 수있겠군;;; 이런 생각도 잠시 했지요. ^^;;;;;
    • 비다 윈터 여사의 이야기도 그렇고, 또 하나의 반전이랄 수 있는 서술자 마가렛의 비밀도 역시 좀 그렇죠.
      특히 마가렛. 책에 몰두할 동안 먹으라고 끼니 들어있는 봉투나 우유 등을 건네주는, 그렇게 좋은 양육자 아빠도 있었구만 너무 징징대는 거 아니니 싶기도.. 그래도 쌍둥이 중에 샴쌍둥이였으니까, 하고 넘어갔다니까요.
    • 헨리 제임스는 <노팅힐>에서 휴 그랜트가 줄리아- (아, 딴 얘기 너무 많지만, 뭐 이 책의 또 한 축은 책에 관한 이야기라고 치고 오늘은 이렇게 가볍게 책 얘기 해도 될런지요) -로버츠에게, 맨날 SF랑 현대물 찍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권해주었던 작가로 기억해요. 전망좋은 방의 제임스 아이보리 스타일로 의상입은 줄리아 로버츠 보면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잊어버렸다가, 듀게 벼룩으로 [나사의 회전]을 구입해 읽었는데 명성에 비해 감동이 적었어요. 그런데 [열세번째 이야기]에 자꾸 나오길래 이번에 꼼꼼히 다시 읽어봤는데 재밌더라구요. 다이안 세터필드에 비하면 열세배 정도는 세련되게 잘 썼어요.
    • 마가렛은 그래도 그런 아빠가 있었으니까 그나마 훌륭한 저작자가 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어요. 엄마는 산 나보다 죽은 쌍둥이 자매가 더 중요했던걸까 뭐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내용도 나오구요. 엄마 눈치를 보느라 생일잔치도 못하는 분위기라면 우울하긴 하잖아요. 그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다 이성적으로 설명 가능한 배경이 드러나는게 주된 내용이라 공포소설 같은 느낌은 별로 없긴해요. 18-19세기에 유행한 장르를 21세기에 쓰면 이런식이 된다? ㅎㅎ
    • 책날개에 다이안 세터필드가 이 책으로 로열티를 백오십만파운드 벌었고 뭐 이런 이야기를 보면 좀 그래요. 작가를 해도 이왕이면 영어권에서 태어나서 영미문학권에서 작가를 했어야해! 뭐 이런 생각도 들고.. 5리터 작가나 리아의 나라 작가도 뭐 원래 집안이 잘살았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년동안 책 한권 쓰고 글쓰기 강사라던가 대학 강의하면서 잘 살잖아요. 듀나님 개인 사정이 빡빡해서 게시판이나 홈페이지에 돈을 들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나 이번에 권교정님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괜히 막 화가나는게... 권교정 정도되는 작가도 세일즈 교라고 스스로 부르며 책을 팔아야하고.. 뭐 그런 것들이 괜히 울컥했어요.
    • 유령을 보니까 말이지요. 심리적 압박감으로서의 유령이라 할만하죠. 유령이 음울한 과거의 앤젤필드에 나오는 게 아니라, 서술자의 현재 삶에 나오는 거였어요. 그런데 오늘은 레옴님과 저 뿐인듯한데.. 이거 그냥 쪽지로 해도 될 듯.. 이럴까봐 제가 책 추천 안 한다고 했는데.
    • 아니에요.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은근 읽는 분들 계시던데요. ㅋㅋㅋ 저만의 착각입니까? ㅎㅎㅎ
      책 추천은 뭐 좋은 책 추천해주셨으면 되었지요. 그 이상 생각할 필요 없을것 같아요. 안읽으면 안읽은 분들 손해 :p
    • 변역자 후기를 보면 번역자분도 쌍둥이신가봐요. 기분이 남다르셨을듯;
    • 저는 비다 윈터가 비웃는, "돈에 대한 건전한 애착으로 삶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그 대신 "주로 인간의 정직성에 집착하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부류라서(66-67쪽), 이 작가가 돈 많이 벌었다는 것에 대해 그런 감정은 별로 없었고, 다만 돈 많이 벌었으면 어떤 식으로든 재미는 있을 텐데 하는 기대감이 좀 있었는데, 그게 덜 채워져서 아쉬웠죠. 홍보에 낚인 느낌이랄까요.
    • 그러고보면 전 돈에대한 건전한 애착이 남아 있는 부류 ㅎㅎㅎ 그런데 건전한 애착이라는 부분은 오히려 일종의 반어법 같은거고 비다 윈터가 바라는 쪽은 인간의 정직성에 집착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굳이 마가렛을 선택한 이유도 그런 예측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들어요. 형제애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 서재에 있는 책들을 보면서 집주인의 성격을 짐작하는 장면들 있잖아요. 한번뿐인 인생에서 다 읽어내기엔 이 세상에 책이 너무 많기 때문에 어디에서건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구요. 그래서 말인데, 개인적인 질문이 허용된다면, 레옴님의 선은 어디에 그어져 있으신가요.
      이 [열세번째 이야기]는 제 느낌상으로는 딱 어문계열 여학생이 읽을만한 책이었던 것 같아요. 가령 저는 대저택, 가정부, 책으로 둘러싸인 방, 보석과 드레스 뭐, 이런 것들이 나오면 아무리 재미없어도 툴툴대면서라도 끝까지 읽어내는 것 같아요. ㅎㅎ
    • 서재에 있는 책들을 보면서 집주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 저도 매우 동감해요. 정말 오래 전에 어디선가 당신의 서재를 보여주시오 그럼 당신에 대해서 말해주겠소 하는 구절을 본적 있는데 그 말도 정말 와닿았거든요.
      전 워낙 잡다하게 읽는편이라서 선이라고 말하려니 딱히 떠오르는건 없는데.. 굳이 꼽자면 처세술 책은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그리고 이건 의도적인건 아닌데 할리퀸 로멘스를 한번도 읽은적이 없어요. ㅜ_ㅜ 중학교때 친구하나가 정말 열심히 할리퀸 로멘스를 읽었는데 그때 하나라도 빌려 읽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취향은 아니었나 싶기도하고 그냥 기회가 없었던것 같기도 하고... 로멘스 소설이라는 장르를 읽은것 자체가 폭풍의 언덕 제인에어 류를 빼고나면 최근에 성균관 유생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의 나날을 읽은게 전부고.. 그쪽 장르는 안읽었더라구요.. 그게 일종의 선이었나 싶어요. 그쪽 장르가 싫어서라기보다 다른 장르를 읽었어야하니까.. (윈터여사도 그런 의미에서의 선이라고 말한듯 하죠?) 그러다가 요즘엔 조금 성유날과 규각날을 읽고 이런 내용도 재미있구나 깨달았구요. ^^;
      brunette님의 선은 어떤가요?
    • 나중에 기회되면 책꽂이 공개 같은걸 해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책 자랑식으로 하는게 아니라 어떤 장르나 어떤 방향의 책들을 읽는지 보여주는 식으로요.
    • 경제와 이공계열에서 완전 막혀있어요. 저는 읽는 게 주로 소설인데.. 읽는 소설들의 범위도 어찌나 좁은지.
      지난번 자본주의돼지님께서 경제학 서적도 추천괜찮냐고 댓글 달아주셨을 때 좋더라구요. 혼자서는 못 읽어내도 독서모임에서 다뤄주면 조금이라도 읽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러니 다다음 책은 폴 크루그먼의...
    • 비다 윈터가 그렇게 어렵게 해준 이야기인데 우리 너무 언급 안 하네요. 자.. 버림받은 아이들, 그 광적인 부모들에 대해서도 뭐라 얘기해볼까요.
    • 음; 별로 떠오르는 할말이;; 개인적으로는 쌍둥이들의 어머니가 그래도 그 집에서 가장 온건한 정신상태를 가진 성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정신병원에 그렇게 허무하게 끌려간게 이해가 안가요. 아 그런데 문득 그 흰옷을 입은 의사 부인을 때린 여인의 정체는 누구인거죠??
    • 어린 감이 있지만, 그 집안을 유령처럼 돌아다니던 어린 시절의 비다 윈터였다고 생각해요.
      쌍둥이 출산 후에는 이사벨 분량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어요. 이사벨의 엄마 마틸드도 '프랑스 여자'로서 강렬한 성품이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얘기가 없구요. 찰스나 조지도 마찬가지죠. 부모들에 대한 묘사는 적은 대신 가정부와 정원사, 그리고 오릴리어스를 길러준 이웃집 할머니에 대한 정감있는 묘사는 많았어요. 가정교사 헤스터 얘기도 괜찮았구요(가정교사 부분은 언제 [나사의 회전] 읽어보시고 비교해보셔도 재밌으실 거에요.)
    • 비다 윈터라고 하기엔 나이가 어리지않나 싶어서요.. 폭력성을 드러낸것이니 에덜린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역시 나이가 좀...
      전 헤스더 케릭터가 좋았어요. 밝고 현실적이고 실천적이고.. 책에서는 자기 만족에 빠져서 잘못된 처방을 내리면서도 깨닫지 못한다는 식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전 이공계 인간이라 그런지 이 책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느껴졌던 인물이였어요.
    • 어떻게 보면, 광기있는 인간들 뒤치다꺼리 하는 성실한 사람들의 한숨섞인 이야기 같기도 하고..
      하여간 오늘도 얘기 잘 나눴습니다. 다음 번 모임 기대하며 그럼 이만.
    • 네 ^^ 돌로레스 크레이븐 안읽은 책인데 기대되요~ 다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그래도 brunette님 덕분에 혼자 뻘쭘해지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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