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우리의 칭구칭구

제목은 약간 낚시성이긴 합니다. 


저는 개고기를 안먹으려고 합니다. 먹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전혀 먹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만, 한 점 먹었을 때 이게 뭐 다른 고기랑 다를 게 뭐 있나 라는 느낌과 거부감이 든다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거부감의 정체는 아마도 저도 애완견을 키워봤고 매일 매일 안고 다니고 안고 잘 정도로 어릴 적에는 친하게 지냈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사실 개에게만 그런 감정을 느낀 건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에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를 사와서 집에서 키웠습니다. 이름도 지어줬어요. '팔팔이','골팔이','용팔이'..


처음에는 병든 것처럼 비실 거리다가 나중에는 기운 나게 자란 녀석이 골팔이, 처음부터 다른 녀석들 쪼아대며 펄펄 뛰던 녀석이 팔팔이, 제일 작아서 제 이름 중 한글자 따서 지어준 용팔이..


웬일로 아버지께서 뒷베란다에 닭장도 지어주셔서 중닭이 될 때까지 무럭무럭 컸지요.


그렇게 거의 6~7개월 이상 키우던 녀석들인데,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5학년 때인가 그랬을 겁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니까 집안 공기가 이상했어요.

뭔가 끓이는 냄새가 나는 겁니다. 이상해서 뒷 베란다에 나가 보니.. 


커다란 들통 안에서 팔팔이가 끓고 있었습니다. 그 때 느낌은.. 어떻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뭔가 매우 역겨운 상황인데 그게 묘하게 너무나 현실적인 느낌?


그 이후로 골팔이는 닭장 문이 열린 새에 도망을 갔고 용팔이는.. 팔팔이랑 같은 길을 걸었을 겁니다.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 다음부터 닭고기를 못 먹었어요. 대학교 때까지.. 시간이 많이 흐른 다음이었지만, 누군가 권해준 치킨 버거를 저는 되도록 아무렇지 않게 먹어보려고 했지만 보던 사람이 말리더군요. 입으로 가져갈 때 입술이 파르르 떨렸답니다.


지금은 닭고기 잘 먹습니다. 아주 즐겨먹지는 않지만 '치킨'과 '닭'은 조금 다른 거라고 생각하려고 하죠. 삼계탕도 즐겨 먹진 않지만 필요에 의해서 먹는다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20여년이 흐른 일이니 잊을만도 한 거죠. 단지 지금도 그 날의 '느낌'은 너무 선명하지만요. 


개는 소,닭,돼지와 다르다.. 혹은 마찬가지다... 


저는 개고기 반대론자도 아니고 남이 먹는 걸 뭐라고 하지도 않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닭에 대해서도 그렇게는 못했고 내가 그렇게 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오히려 그릇된 애완견 - 반려견? 이건 말장난이라고 봅니다. - 사랑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죠.


그냥 감성적인 측면이나 개인 경험에 의해 거부감이 생긴 거라는 게 차라리 솔직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는 말이죠.

    • ㅠㅠ 아침부터 뭔가 심란해지는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 어제 내내 결국 '칭구칭구'라서 거부하는거 아니냔 말씀들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 경우엔요. 가깝게는 고양이부터, 멀게 쥐, 악어,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은 일이 없지만 그 동물을 가축으로 삼아 축산업 테두리 안에 넣는데는 여전히 반대하거든요.
    • 닭에 대해서만 제 친구 얘길 하자면.
      그 친구는 닭을 애완동물처럼 길렀었어요. 목욕 시키고, 예뻐하고, 안고선 산책도 다니고, 우리 닭 예쁘지 않냐고 사진 찍어서 자랑하고. (새들의 번쩍거리는 깃털을 무서워하는 전 질겁을 했습니다만) 그 친구는 근데 닭은 참 잘 먹었어요. 그 때도, 닭이 유명을 달리한 지금도. 물어보니까 자기 닭과 치킨들은 다르다더군요. 허허.
    • 개고기가 소고기보다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니죠. 가격도 비싸고요. 개고기는 장어처럼 특별한 날에 먹는 이벤트성 음식이죠. 남자들이 모여 '오늘 우리 함 갈까'라고 은밀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죠, '특별한 음식'이기 때문에 '먹을게 없느냐'. '맛이 있느냐'는 비판이 잘 안먹히죠. 그런데 환자들 중에는 다른 보양식보다 개고기 먹어서 효과봤다는 사람은 꽤 있더군요.
    • 파구아/ 뭘 먹어서 효과 본다는 얘길 별로 신뢰하지 않는 터라, 과연 그런가 조금 의심스럽긴 합니다. 차라리 평범한 음식 먹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서 보약도 싫어하거든요.
    • mad hatter/젊고 건강할 때는 잘 모르지만 환자나 고령자들에게는 음식에 따라 약이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파구아/사람들이 개고기의 효과라고 믿는 그 효과가 실은 항생제의 효과라는 얘기도 있긴 합니다. 개는 환경이 조금만 열악해도 귀병, 피부병, 각종 질환을 달고 사는 동물입니다. 길거리 유기견, 개고기집에서 구조한 개들, 이런 병 없는 개를 찾아보기 힘들고, 심장사상충 걸려있는 건 다반사고요. 그러니, 실제로 현재 보신탕용으로 키우는 개들은 항생제를 엄청 투여해야 하죠.
    • a.glance/ 일견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마는.. 그런 식이라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도 항생제 효과는 충분합니다. 그런고로 단백질 섭취가 문제지 굳이 환자들에게 개고기가 좋다는 건 플라시보 효과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뭔가 이상한 결론이..)
    • 파구아//개고기가 소고기보다 특별히 맛있는 점이 있다던데요.. 와이프님이 말하길.. 야들야들이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저는 특별히 개고기를 찾거나 하지도 않고, 먹어본지도 10년이 넘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끔 와이프님이 찾더군요..
    • mad hatter / 저도 플라시보 효과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굳이 몸으로 실제 느껴진다고 하니까 항생제 효과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아니면 누린내(ㅠㅠ)를 잡기 위해 넣는 들깨효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들깨의 효능 (동의보감) 들깨는 몸을 덥게 하고 독이 없고 기(氣)를 내리게 하며 기침과 갈증을 그치게 하고 간을 윤택하게 해 속을 보하고 정수(精髓), 즉 골수를 메워준다고 하였다. / 들깨가 머리를 맑게 한다고도 하고, 자양강장제로서 효험도 있고 고급불포화지방산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을 예방한다고도 하고요. 찾아보니 옛날부터 들깨죽이 노인 보신과 병후 회복의 영양식으로 많이 이용해 왔다는 글도 있네요. 들깨 먹읍시다. 올해 삼복에 개 말고, 삼계탕 말고 들깨요.
    • 파구아/ 특별히 맛있긴 해요. 특히 수육은 따라올 수 없는 육질의 맛이 있어요.
      중학교 진학하면서 집안 사정으로 거의 못먹게 되니까 너무 먹고 싶어서 알바까지 했다는...
      영양식이라면 생선과 야채를 먹는게 건강에 훨씬 좋죠.
    • 그나저나 트라우마 관점에서의 각 동물종별 식용에 대한 거부감.. 이 글 주제였는데 이상하게 영양학적 관점으로 빠졌군요.

      아무튼, 싫은 사람 드시지 마시고 좋은 사람은 계속 드시고 서로 뭐라고 하지 마시고.. 하지만, 이왕 먹을 것이면 양지로 끌어올리면 좋겠군요. 거기에 더해서 소,돼지,닭에 대한 비인도적이고도 공장적인 사육 방식도 같이 개선하고 말이죠.
    • 전 그래서 미꾸라지 안먹어요; 미꾸라지를 키운것도 아닌데..
      엄마가 미꾸라지를 사와서 커다란 들통에 넣고 소금을 뿌렸더니 미꾸라지들이 파닥파닥 뛰더라구요..
      미꾸라지 미끌미끌한게 소금에 벗겨 없어진다고.. 그렇게 씻는다던데..
      그 파닥파닥 뛰는 느낌이.. 좀 그랬어요.. 너무 괴로울것 같다.. 뭐 그런..
      개인적인 기분이나 느낌 때문에 못 혹은 안먹는게 있을 수 있다는거랑 그 음식을 반대한다는 건.. 좀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도축이나 사육을 윤리적으로 해보자 라는 관점이라면 몰라도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