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어 베러 월드 봤습니다.

씨네리 이번 호에 이 영화의 감독인 수잔 비에르 감독이 라스 폰 트리에와 대척점에 있는 덴마크 감독이라는 설명에 동해서 봤습니다.

골든글로브+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모두 받았다는 사실에도 좀 혹했고요.

 

영화의 원제인 "Hævnen"은 덴마크어로 '복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목인 "인 어 베러 월드"는 미국에서 개봉한 제목을 그대로 옮겨온 것인데, 생뚱맞은 버터발음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원제와 더불어 영화의 주제를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어만으로는 정 반대의 의미를 가진 것 같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복수, 용서에 대한 내용이니까요.

 

영화는 크게 아프리카 난민촌과 덴마크를 오고가면서 구호활동을 하는 의사(안톤)와 그 가족, 그리고 최근에 어머니를 잃은 한 소년(크리스티앙)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두 집의 아들이 친해지면서 우연한 계기로 안톤의 포용과 크리스티앙의 폭력이 대치되면서 뜻하지 않은 희생을 낳는 내용이죠.

 

일단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프리카나 북유럽의 풍경이 굉장히 매력적인 화면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이와 어우러진 음악도 굉장히 감각적이어서, 영화가 끝나고서도 이어지는 영상에서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연기자들의 연기는 모두 훌륭한데, 특히 비뚤어진 아이 크리스티앙의 역을 맡은 윌리엄 요크 닐센의 연기는 정말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결론 부분인데, 중반부까지는 굉장한 긴장감을 쌓아오다가 클라이막스와 그 이후의 부분이 너무 긍정적으로만 포장된 듯 합니다.

뭐 그래서 폰 트리에와 비교된다지만, 이건 중반까지 이어왔던 분위기를 너무 가볍게 날려버리는 인상입니다. 너무 안전한 결말이 되다 보니 '용서'의 의미도 희미해진 것 같고요.

게다가 안톤의 아프리카에서의 에피소드도 별로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폭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로는 충분한데, 덴마크에서의 에피소드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론부에 그려지는 주제의식에 비추어보면 그냥 어울리지 않게 따로 놓여있는 인상입니다.

어쨌거나 막판의 마무리만 볼 때에는 마치 폴 해기스를 위시한 여러 "화해와 용서" 영화의 이국적인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화면 가득 북유럽 풍경)

    • 그런 영화라면 조금 지겹기도 합니다. 작품상용 영화, 다국적이고, 전쟁을 소재에 넣고 있다거나, 아무도 가해자가 아닌데 희생이 발생하는 비극... 그래도 막 쏟아지는 범작이나 졸작에 비하면 가치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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