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봐도 무심하고 무관심한 성격인 건 맞는 것 같아요. 근데 hybris님이 아픈 상태이시니까, 도움을 받고 싶으시다면 먼저 요청을 하는 건 어떨까요? 예를들면 종이 울리면 "너가 대신 좀 열어줄래?" 라고 하던지요. 직접 그렇게 요청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아무리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둔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당장 다리에 깁스한 환자가 노크 소리에 폴짝 폴짝 한발로 뛰어 문을 열게 하다뇨. 처음에 문 안열어 준 건 그쪽도 타이밍을 놓쳐서 그렇다 억지로 이해한다 쳐도 두번째는 진짜 사람이 무디다 무디다 이렇게 무딜 수가 있나요. 본래 심성이 얼마나 비단결처럼 고운 사람인지 몰라도 위의 일만 보면 hybris 님이 상당히 서운하셨겠네요. 당장 룸메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니 최대한 서로 귀찮게 안하는 상태에서 양해를 구할 건 구하셔야겠어요. 요 며칠 비가 와서 기운이 좀 싸늘하다지만 더운 여름에 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섭섭하실 수 있지요. 전 솔직히 좀 답답해요. 전 센스 부족이기라기 보다 그냥 매너 없는 거 같아요.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지요. 제 앞에 누가 양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힘들게 문을 열고 있다면 문을 열어주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요? 게다가 초반의 기회를 놓쳤더라도 그 뒤에 도움을 줄 여러 상황이 있었지요.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것이 사회적 행동의 가장 기본적인 게 아닐까요? 저런건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미리 학습되었어야 할 매너인데 그것조차 합의되지 않고 모를수도 있다 라고 생각되는 분위기가 저는 참 안타깝습니다.
제 생각에도 불친절하기보단 정말 자기 밖의 세계에 무심한 사람 같습니다.; 나머지 경우는 넘기더라도, 노크 응답 같은 거는 내가 일어나기 힘들어서 그러는데 좀 나가봐 줄래요? 정도로 가볍게 요청하세요. 부담가질 만한 일이 아니잖아요.
고교 시절 반 애 하나가 골절로 한쪽 다리에 깁스하고 목발을 짚고 다녔는데, 제가 늘 데리고 다녀줬어요. 화장실조차 1층의 교사용 화장실(학생화장실은 쪼그려쏴라서 그 친구에겐 불가능)까지 가주고 밖에서 목발 들고 기다려줬지요. 식당에서는 그 친구 식판을 대신 받고 버려줬고, 하교시키러 걔네 어머님 오시면 아래층까지 가방 들고 바래다줬어요. ...저는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내내 그러고 있었는데, 나중에 친구들이 그러더이다. "걔 친구들 다 놔두고 왜 니가 그러나 했다"라고. 그러고보니 한반이고 나름 가깝긴 했지만 붙어다니는 친구들은 서로 달랐거든요.;
대학생이면 두 살도 아니고 최소 스무 살은 되었을 텐데, 이십년 이상을 살면서 남한테 도움 한 번 안 받아 봤을까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꼭 말을 해야, 부탁을 해야 아나요. . . 그 정도면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아 저라면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것 같아요. 아무 상관 없는 저도 이렇게 착잡한데, 몸도 마음도 빨리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한 방을 쓰는 사이인데 이런 불편한 감정을 갖고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 피곤한 일 아닐까요? 그냥 별 일 아닌 척, 상황이 발생했을 때 '헤이, 나 불편한데 좀 도와줄텬?"하고 제안이라도 하면 어떨런지. 그러고도 안 도와주면 몹쓸 사람이니 정말 생까고 사는 수밖에 없지만, 의외로 선뜻 도와줄 것도 같습니다. (참고로 저 역시 퍽이나 무딘 타입)
말을 하세요, 말을. 다른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법은 별로 없습니다. 있으면 그게 매우 예외적인 거라 고마운 거고요. 대개의 경우는 아쉬운 사람이 부탁해야죠. 지금 이 게시판에 쓴 것처럼 말하십시오, 친구에게. 그리고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이성을 잃지 말고, 이렇게 '섭섭한' 일이 있을 때에 즉시 얘기할 것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
남하고 같이 방을 쓰는 기숙사는 개인 공간도 아닌데, 처음 본 룸메이트의 이런 상황에 그 정도 처세도 못하는건 그냥 못배운거 아닌가요. 당연히 해주는 배려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과의 관계 등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못하지요. 그 룸메이트는 타인과 기숙사에 살기에는 좀 힘든 스타일 같네요. 자취하는 쪽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