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감이 드는, 혹은 싫어하는 단어.

 

아래 글을 보다가 저도 생각났는데

옛날엔 참 싫은 단어들이 많았더랬어요. 지금은 느낌도 희미하고, 뭘 싫어했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지만. (관대해진 걸까요?)

 

그런데 지금도 거부감...까지는 아니고 의아한 느낌이 드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눈알을 덮는 눈꺼풀요,

이게 왜 하필 이름이 '꺼풀'일까요? 

 '꺼풀'이라는 단어의 모음 ㅓ, ㅜ가 일단 마이너스 느낌이고

ㄲ, ㅍ 같은 된소리, 파열음의 조합, 게다가 여기에 '쌍'이라는 접두어까지 붙으면 전체 어감이 굉장히 세지죠. 쌍/꺼/풀.

이 조합을 무의식적으로 피하려 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인터넷 글을 보다보면 사람들도 의외로 '쌍꺼풀'의 맞춤법을 많이 틀려요.

쌍커풀, 쌍꺼플, 쌍커플(쌍couple?) 등등.

 

물론 사전을 보면 '꺼풀'이라는 말이 눈에 적용될 때 그렇게 틀린 사용은 아닌 듯이 보여요.

하지만 보통 사물에서 '꺼풀'이라는 단어가 쓰일 때는 주로 '벗기다'라는 술어와 같이 쓰이는데 눈꺼풀은 벗기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눈알을 덮는 피부의 명칭을 굳이 '꺼풀'이라고 한 게 의문스러워요.

워낙 옛날부터 있어온 말이니 옛날엔 또 어떤 의미로 구체적으로 쓰여서 유래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사춘기'라는 단어도 참 싫어했었는데

그건 제가 사춘기 시절에만 싫어했죠.

이런 질풍노도의 중요한 시기를 저런 이상한 단어로 표현하다니!!! 하면서.

그 때문에 정준이 나오는 드라마 '사춘기'도 싫어했네요.

 

  

    • 지금 생각나는건 쩐다, 쩔어.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더라구요.
      예전에 또래 남자애들 입에서 이런 말 나올 때 너무 싫었어요. 으--
    • 봄눈/ 어디서 본 건지는 기억 안나는데 (어쩌면 여기서 봤을지도 모름) 외국인 뒤에서 '와 쩌네~~~~~'했더니 그 외국인이 뒤 돌아서 '마이네임 이스 블라블라' 했다는 개그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_-
    • '쩐다'와 '거시기'는 변신의 귀재! 상황마다 억양마다 의미가 달라지는 놀라운 친구들.. ^^
    • '쩐다'는 긍정적/부정적 의미로 모두 쓰인다는 점에서 좀 독특해요.
      저는 신조어 중에 '빡친다' 이 말이 처음에는 너무 싫었는데 진짜 '빡치는' 상황 겪고 난 후부터 저 말 쓰는 게 이해는 되더군요ㅋ

      nemini/ 작가나 문학평론가들이 글을 쓸 때 그 사람만 편애하는 단어가 필요 이상으로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나 이런 단어도 알고 있지롱 하고) 보란듯이 쓰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도 그 사람의 문체라고 여기고 넘어가야 할 것인지 애매할 때가 있어요. 물론, 말씀하셨듯이 아 우리말에 이런 단어도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 nemini/ 동감이요. 유난히 한 표현을 여러 작품에 계속 등장시키는 작가들이 있던데, 예를 들면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거나 '간질거린다' 등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은 표현이 여러 번 나오면 적당히 좀 해주시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지나치면 표현력의 부족인가 싶기도 하고요.

      전 어느 날 오후 '냄새'라는 단어가 무척 이상하게 느껴졌던 적이 있어요. 학창시절 하치공에 관한 내용이 실린 교과서를 읽다가였을 겁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요.
      • 그것은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 이론도 허구로 밝혀진 듯 하지만... 편하게 지칭하자면)과 관련된 게 아닐까요?

        저는 '냄새'하면 중학생 때 국어 선생님이 한자어 '향기'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면서 왜 우리말인 '냄새'는 주로 부정적 맥락에서 쓰이는 단어여야 하는 지를 모르겠다며 분개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ㅎ
        • 냄새에 비해 내음은 좀 더 긍정적으로 많이 쓰이지 않나요? 같은 우리말인데도요. :) 뭐 요즘은 냄새도 긍정적 맥락에서 자주 쓰는 것 같긴해요. 분위기 같은 것 묘사할 때요.
    • 어설프게 사용한 문어체 말투도 싫어요. ~거니와, 가령, 등등. 글로 써 있을 땐 괜찮은데 말하는걸 들으면 ㅋㅋㅋ
    • 저는 '솔직히'나 '까놓고' 가 싫어요. 어떤 사람들은 저런 부사만 붙이면 객관적이 되는줄 알더라구요.
    • 고급스럽다.라는 말요. 짝퉁 고급 같아서.....
    • 저는 [귀]라는 글자를 중딩때 굉장히 무서워했어요. 중2때였나, 학교를 잠시 쉴때(;;) 엄마가 마음의 안정을 찾으라며 성경책을 읽으라고 주셨는데..이거 원..지뢰밭 ㅠㅠ 아시다시피 성경책엔 [마귀]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성경책을 무서워서 한동안 못 펼쳐봤었어요. 지금도 역시..조금 그게 남아있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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