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조언 부탁드립니다

일요일 저녁,복잡한 생각 최대한 안하셔야겠습니다만,
염치불구하고 다소 무거운 글 올려봅니다
꼭좀 읽어주시고 제게 지혜를 나눠주세요

 


오늘부로 주말포함 총 6일간의 여름휴가가 끝났습니다.많이 이른 휴가…
더 덥고 더 견디기 힘들 날씨에 쉬었으면 좋았겠지만,휴식이 급했습니다.

휴가후유증이 좀 있네요.내일부터 또 그 짓(네,먹고살기 위한 일이요)을
해야한다니 싶고.

 


전 올해 스물여섯살 총각으로,부모님과 열살배기 동생을 부양하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주경야독 생활도 어느덧 삼년차,힘든 만큼
보람있었지만 보람 이상으로 힘들었어요.제가 벌지 않으면 가족들 전부
나앉는 상황.아주 많은 것들을 희생해왔지만 어느 순간 내가 가져다주는
월급봉투가 덤덤한 가족들.마치 전통적인 한국 사십대 오십대 남자들의
푸념같죠.이십대 중반이란 시기를 그렇게 버텨왔고 내일부터 또 그렇게
버텨가야합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안 하고 싶어요.내 가족 내가 먹여살린다는 자부심,
주경야독 생활의 즐거움,다 좋습니다.심지어 먹고 살기 위해 꾸미고
옷 사입고 연애하고,이런 사치들을 못하는 것 까지도 수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십대 후반을 향하고 있는 지금 제 나이,아직 젊다고 하시겠지만
고졸학력에 나중에 써봤자 득도 안될 이력만 부풀리고 있을 나인 아니에요

게다가 전 제 장래희망과 미래의 목표 따위가 매우 분명한 사람입니다
원하는 바가 흐릿하다면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하며 좀 더 고민해보겠지만
단 하루라도 빨리 전 제 꿈을 이루고싶고 그러기 위해선 이 생활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저 자신만을 위해 돈을 써야해요.

 


하지만 그러기엔 가족들이 또 밟힙니다


아버지는 솔직히 안타까울 것 없어요
본인 무능이고,저한테 지은 죄도 많은 양반이고.

 

하지만 제가 일을 그만둘경우 경제적 책임을 비롯한 수많은 짐들 중
상당부분은 저희 어머니,심지어 열살배기 동생에게도 돌아갑니다

 

얘길 안 해 본 것은 아니에요

나 공부하고싶다.집에 생활비를 보탤 순 없겠지만 식대 교통비 통신비
포함 십원 한 푼 집에 요구하지 않겠다.학비며 뭐며 전부 내가 벌겠다
그러니 지금처럼 공장에서 하루 열두시간 생활은 그만하게 해 달라
시급제 비정규직으로 어디든 전배받으면 내 생활할 만큼은 벌면서 학업
및 기타 내 자신을 위한 여러가지 투자에 전력할 수 있다

이기적이라더군요.비난도 나오고.

 


그래서 ‘여지껏 수고했다’까진 아니어도 어떻게 너만 아느냔 식의
반응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진짜로 안하겠다고 선언해버린 게 지난 4월입니다
결국 이번 여름까지만 돈 부치는것으로 합의봤습니다만…
문제는 글 서두에 밝힌대로 오늘이 여름휴가 마지막날이란 겁니다

칠월 지나 팔월 지나고 추석이 되어,부모님쪽에서 먼저,
약속한 시기까지 잘 버텨주어 고맙다.네 앞가림 하거라.해 준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럴 일은 없어보여요.여름까지만 이라는 약속이
이행되려면 그냥 제가 지원을 끊어야합니다,저 스스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당장 제가 가져다주는 돈에서
백만원돈만 빠져도 길바닥에 나앉아 뒹굴 것이 뻔한 양반들인데
제가 제 꿈 이루겠답시고 집 나가면,그래서 정말 길바닥 신세라도 되면,
그때 제가 제 어머니와 동생 다시 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염치 챙기자고 이 생활 버티기엔 이미 3년이 지났고
어떻게든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갈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결단을 내리든 제 선택이고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란 걸 알아요
하지만 정말 너무 고민됩니다

제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기계신분들께 조언을 좀 구해도 되겠습니까

    • 댓글도 달지 못하면서 이 글을 자꾸 클릭해서 열어보게 됩니다.
      댓글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마, 큰 무게를 갖는 인생의 결정에 함부로 한 마디 얹기가 조심스러워가 아닐까요.
      한살이라도 한달이라도 젊을 때, 가세요.
    • 결단을 내리셔야되요. 지금처럼 무능한 부모와 동생을 부양하면 영원히 님은 가족의 봉입니다. 아마도 님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실꺼에요. 일단 집에 생활비 끊는다는 얘기는 잘 하셨고, 다시 냉정하게 마음 먹고, 자립하시고, 본인이 취직도 하고 어느정도 일정부분 이루었을때 월급의 10%면 10% 20%면 20%보내세요. 지금처럼 나가면 솔직히 같이 죽는 것 밖에 대답이 없어요. 그리고 계쏙 생활비 보내면, 가족들한테 도움이 아니라 독약을 주는 것일수도 있어요. 영원히 자립할 수 없도록 말이죠. 독한 마음 먹고 스스로 살아내세요. 가족과 인연 끊는다는 각오로요.
    • 댓글 다는게 조심스러워지네요. 음..양친께서 신체가 불편하거나 지병이 있으신가요?만약 그렇지 않다면 frolic welcome이 지원을 끊는다고 해서 당장 가족들이 길바닥에 나앉거나 하진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꿈과 목표가 분명하다면 일단 나와서 앞을 보고 달리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명언은 어디서든 다 통하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도 ...
      전 가족 전체가 아버지의 볼모로 잡혀서 몇년간 희생아닌 희생을 한 적이 있는데 (사업 마루타라고.)
      그렇게 20대 중반까지 살다 오빠랑 저 엄마 다 손털고 나왔습니다. 님은 혼자라서 더 힘드시겠지만
      일단 사람은 죽는다고 해도 또 살아져요.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상대방의 죄책감을 이용하면서 가족에 대한 책임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죠.
      마음 단단히 먹으시고 나오세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열살동생은 님이 책임져야 하는게 아니라
      부모님이 책임져야 하는거죠. 성인될때까지

      그리고 가족중에 특별히 아픈 분이 없으면 요즘 취업하기 힘들어도 식당이든 마트든 사람 구하는데
      가서 일하면 일해집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돌아가요 산 입에 거미줄 안칩니다.

      지금이라도 님이 하고 싶은일하면서 커리어 쌓지 않으면 금방 서른이고 그때는 지금보다 시작하기 훨씬 힘듭니다.
      노력이 나이와 경력의 한계를 넘으려면 어마어마하게 불어나야 하죠.
      멀리 봤을땐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님이 지금 공부하고 미래 걱정하는게 지극히 건설적이게 보여요.

      저희 아버지... 그렇게 오빠며 저며 엄마며 돈 쥐어짜는 생활 하다가 원조 다 끊었을때 벌려놓은 일들
      못해서 그 당시엔 진짜 난리였는데요. 이제 적당히 당신 분수에 맞게 잘 사시고 계세요. 물론 오빤 결혼하고
      저도 나름 돈 모으고 엄마도 맘 편하고요.

      혼자 희생하는건 가족이 아니에요. 음...저도 마음이 너무 무겁게 섣불리 말할수 없는 문제고
      또한 이 글 올리기까지 님이 얼마나 고민했을지 느껴져서 계속 글 클릭하며 뒤로 가기 버튼 누르다
      댓글 답니다. 길바닥 신세가 된다면 어머니가 어린아들 안돌보는게 문제인거지 님이 돈을 안줘서
      그렇게 된거라며 책임전가하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되요.

      그리고 님같은 케이스 제 주변에 더러 있는데 결혼해서도 계속 화수분 취급 받더군요.
      시댁에선 시댁눈치 친정은 또 친정대로. 샌드위치처럼 낀 지인은 혼자 힘들고요.
      지금 현명한 선택 하시는거에요. 결단 내리세요.
    • 그 나이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어요. 그게 인생전체를 결정짓기도 하지요. 웰컴님 지금 시기가 그런 시기인것 같네요
    • 극단적일 필욘 없습니다. 나를 위해서만 살겠다고 선언하고 집에 생활비 주는것을 끊는다 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님이 하고픈 일이라는것이 그렇게 해서 당장 되는것도 아니고 가족들을 안보고, 안듣고 살 수 있는것도 아닙니다.
      그렇게되면 결국 이도저도 안되고 말아요. 님의 굳건한 결심은 맥없이 꺽일것이고 가족들은 조금 힘들다가 다시 님이 주는 생활비를 받겠죠.

      해결책은 사실 없습니다. 무능한 아버지가 돈을 벌어오던지 어머니가 나가서 돈을 벌던지 동생이 빨리 커서 님의 자리를 대신하기전에는
      답이 없어요. 그건 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답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무능한 아버지에게 생활비를 벌어올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고 앞길을 뚫어주세요. 그게 일용직이든 아파트경비든 공공근로든
      어찌되었든 나가서 일을 하고 적은 돈이라도 벌어오게해야합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죠.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을 같이 찾아주세요
      식당에서 설겆이를 하든, 청소용역을 하던, 가사도우미를 하던 말이죠. 이렇게 두분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주는것.
      이것이 지금 님이 해야할 일입니다. 26살이란 나이가 지금 생각엔 되게 많고, 내 꿈을 위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이
      느껴지겠지만 아니에요. 일이년 늦어진다고 훼손될만한 꿈이라면 그건 애초에 꿈도 아니고요.

      외면하고 살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게 부모자식간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태어나는 순간을 보고, 자식은 부모가 죽는 순간을 보는 그런 관계에요.
      나만 살겠다고 외면하다해도 맘이 편할까요? 사람이 하는 일은 마음 먹는것이 90%입니다. 조금 힘들겠지만 유연하고 현명하게
      상황을 대처하길 바랄께요.
    • 졸려님 말씀이 정답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지원을 게속하느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잘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셔야 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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