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듀게에 있으면서도 적응 안되는 것 + 개인적인 스포의 기준

아래 아래 글에도 있지만 스포 논란입니다. 전 여기 분들에 비해 굉장히 관대한 편이라서 스포에 대해 민감 배려 좀 해달라라는 말이 나오면 되려 빠직 하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예전에는 키배 좀 떴지만 요즘은 그런들 무엇하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적응 안됩니다. 스포에 민감한 분위기에. (그런데 덧글 분위기를 보니 요즘 조금은 완화된 것도 같군요? 반갑습니다.)

 

분명 스포의 범주는 존재하긴 하는데 정확한 선을 긋긴 애매할 겁니다. 제 개인적 입장으로선, 분위기상 본 사람이 많은 아이템(영화/책/만화/드라마 등등)의 경우는 그 사람들이 스포 배려에 벌벌 떨지 않고 맘대로 말하고 놀게 내버려 둡시다. 안본, 그리고 나중에 보리라 결심한 소수의 사람들은 그동안 알아서 잠깐만 피해다니시는 것도 방법일 듯. 그래서 제 기준은...

 

1. 영화 : 반전이 중요한 영화의 결말은 스포입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흐름상 누가 중간에 죽는다던가 하는 것은 별다른 스포가 아닙니다. 그리고 반전이 중요하더라도 고전에 속한다면 스포가 아닙니다. 반전이라긴 뭣하지만 <시민케인>(1941)의 로즈버드의 정체라던지, <귀로>(1967)의 마지막 장면에서 문정숙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이게 논란이 좀 있어서 수다를 떨만한데, 스포스포해버리면 입을 딱 닫는 수밖에요) 정도는  넘어갑니다. 그리고 반전이 아닌 모든 '이야기의 흐름' 은 저에게 스포가 아닙니다. (사실 제가 영화에 대해서 관대한 편입니다.) 그러나 그 영화의 '이야기'만 언급 되어도 스포라 하시면 전 한숨... 그리고 정말 거친 '이야기 얼개'만 있는데도 스포 경고 달아놓으신 분들 글 봐도 한숨...

 

2. 예능 : 해외 예능의 경우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본다기 보다는 대부분 다운이나 나중에 케이블로 보게 되니까 전국민적인 시청 포인트가 없는 셈입니다. 이런 경우 대강 눈치 봐서 최신 소식들은 모조리 스포라고 간주 합니다. 역시 대강 봐서 시효가 지났다 싶으면 그냥 까고 들어가는 거죠. 국내 예능의 경우 공중파는 본방이 끝나면 스포 시효 끝납니다. 바로 포털에 떠버리는 데 어쩌겠습니까. 카페에만 앉아있어도 나가수 스포는 그냥 들리게 마련입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스포니 말 좀 삼가해달라고 하시겠습니까? 케이블 예능은 본방시청이 비교적 적고 재방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조금은 주의해도 괜찮겠지요. 지난주 코가텔에서 TOP 40에 누가 붙었는지 정도는 아직 스포 유효 범위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탑밴트 TOP 24에 게이트 플라워즈와 톡식이 무사히 올라갔다는 이야기는 괜찮죠. 저에겐. 앗. 이거 스포이신 분들 어쩌지.

 

3. 드라마 : 위의 예능과 비슷합니다. 해외 드라마인 경우는 스포의 유효기간이 좀 길어지죠. 그러나 한 시즌만 뒤로 가면 다 끝난다고 봐도 좋습니다. 아니 사실 저에겐 최근 몇 에피소드만 배려해주면 됩니다. 한시즌이 통으로 스포가 될 정도로 그 드라마를 미루고 있다면 평생 안볼 가능성이 다분하고, 또 1년 이상 지나서 보게 된다면 어쩌겠어요. 제가 늦게 보는 거 그만한 대가는 치뤄야지. 물론 국내는 본방이 시효라고 생각합니다.

 

4. 책 : 책이 어떨까요. 고전은 역시 제껴봅니다. 그런데 추리소설들은 어떨까요?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을 스포의 범주에서 제외해야 할까요? <노란방의 비밀> 트릭을 제외해야 할까요? 이건 좀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기준으로는 책에 대해선, 그 반전이 중요한 추리소설이라면 스포의 유효기간이 아주 길어집니다. 책은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보다 고전을 현재에도 좀 더 쉽게 접하는 매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네요, 제가.

 

5. 스포츠 : 별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냥 경기 끝나면 끝 아닌가요?

 

    • 3. 저는 기다리는게 지겨워서 보통 반시즌(연말휴방전후) 또는 1개시즌을 기다렸다 한번에 봐요. 하지만, 제가 알아서 제목에 '스포'라고 언급되어 있으면 피하는 편입니다.
    • 가라/ 맞아요! 한시즌 끝난 다음에 몰아 보시는 분도 많죠. 역시 해외 드라마에 대해선 현시즌 정도는 통째로 스포 범주에 넣어야 겠습니다.
    • 전 조만간 보려고 하는 책, 영화만 아니면 스포라고 달려 있어도 신경 안 쓰고 클릭합니다. 그러고보니 스포츠는 특히 시합이 끝났으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하고요. 예능, 드라마에 무관심이라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받을 구석이 적군요 -_-
    • 갑자기 해리포터 생각나네요. 저는 책은 안읽고 영화를 좋아하는데, 혼혈왕자의 결말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중학생들에게 스포당했죠. 뭐 근데 이걸 어쩌겠어요.

      다만 해리포터의 마지막 편이 영문판으로 출판되고 번역본은 나오기 전의 상황에선 '해리포터가 절름발이다!' "헤르미온느는 아직도 현금서비스밖에 모른다!' 수준의 스포일러는 경고표시 및 조심할 필요가 있는것 같더라구요.
    • 이 글에도 "개인적인" 스포의 기준이라는 제목이 달려있는 것처럼, 사람들마다 기준이 다르고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문제겠지요.
      다들 의견이 다르니만큼, 글의 제목에서는 좀 스포성의 내용을 피하는게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본방 끝나면 그 방송에 대한 얘기 같이 나누는게 커뮤니티에서의 재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굳이 제목에 1위 누구, 탈락 누구라고 적지 않아도 본문과 댓글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쟁점하고는 별 관계 없지만 글 제목에 어느 작품인지는 말 안 하고 그냥 '스포일러 있음'이라고만 써놓는 것 좀 웃기지 않나요ㅎㅎ 쓰나마나한 말.
    • 조나단/ 그거 정말 웃겨요. 뭐에 대한 스포라는 건지 알기라도 해야 클릭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 calmaria/ 전 예능 마니아인데 스포에 대해선 되려 무덤덤한 편이죠. 나가수에선 순위보다 그들의 공연이 훨씬 재미있는 거니까.
    • 원론적으로 얘기하면 뭐 배려문제긴하죠. 그런데 배려받는쪽이 배려해달라고 너무 당당히 요구하는건 이상하달까요.
    • litlwing/ 네 맞는 말씀이세요. 하지만... 이 다음에 뭘 더 적고 싶지만 멈추겠습니다. 사실 반박의 근거가 너무 조악해서. 하지만 게시판이 아닌 SNS의 세계에선 또 그렇지도 않죠.
    • 이사무/ 전 또 그건 아닌데... 배려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도 있죠. 장애인들이 자기네들 배려해달라고 웹접근성에 걸맞는 웹사이트를 말들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거 맞는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제가 적은 스포에 대한 이야기는 그게 배려받을 일이냐 아니냐, 그 기준이 어디냐, 내 개인적 기준은 저기다, 이런 의견이었어요.
    • 스포의 날벼락을 맞건 그렇지 않건 개의치 않는 사람중에 한사람입니다.
      식스센스라 할지라도 결말을 알고 보면 오히려 영화에 집중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스포]라는 단 몇바이트의 타이핑을 하는게 큰 수고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그렇게 해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는 진영이 있는데, 이 '수고'에 대한 것이 왜 논란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스포]쓰면 되잖아요;;
    • nixon/ 양자 모두 배려해야할 문제긴 하지만 아무래도 방송부분에 있어선, 본방이 끝난 후에까지 배려해달라는 건 좀 무리라고 봐서요.

      다있다그러네/ 저도 그런 편이에요. 그리고 제가 듀게나 다른데서 글을 쓸 때도 거의 스포표시는 하는 편이구요. 그런데 제가 알아서 스포표시를 하는 것과 누군가 요구하는 것은 좀 다르다고봐요. 마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석이 아닌 자리에 앉아 있는 데, 노인분을 보고 자리를 알아서 양보하느냐, '자리 내놔라'라는 소릴 듣는 거의 차이같달까요
    • 다있다그러네 / 밑에도 나왔듯이 배려는 하는사람이 결정하는거지 받는사람이 강요하는게 아닌데, 으름장 놓는 분위기 때문에 논란이 생긴거죠.
    • 1. 그래도 민감한 분들이 있다 보니 그냥 배려 차원에서라도 어지간하면 그냥 제목에 스포일러라고 적어 놓곤 합니다. 제 생각엔 그냥 올려도 될 것 같을 때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항의라도 하시면 골치 아프니까요. ^^;
    • 제목에 스포 두 글자 덧붙여 타이핑하는 거야 일도 아닌데, 제목 자체를 바꿔야 하면 좀 그렇죠. 예를 들어 "옥주현 1위 논란 기사"라는 펌질 포스팅은 제목이 스포가 될까봐 뭐라 해야 하나요? "이번 주 나가수 관련 기사 링크(스포 재중)"이라고 해야 할까요? 후자는 전자에 비해 불필요한 클릭이 될 수도 있지요. 관심없을 수도 있고 중복 밟게 되는 면에서도요.
    • 전반적으로 스포의 기준이 저랑 비슷하시네요. 식스센스 급의 반전이 아니라면 미리 스포 접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어제 오늘의 스포 논란(..)을 보며 무덤덤한 성향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배려' 라는 것도 사실 사람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해주면 고맙지만 안해줘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한다면, 스포일러의 표시가 단지 '배려'라고 하기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영 당시 식스센스의 결말을 떠벌리고 다니는 것은 명백한 '민폐' 이고 '몰염치'이죠.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이구요. 단지 그 스포일러의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동의를 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만 그것이 이해가 되는 것이구요. 다시말해, "스포일러 표시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 최근 작품에 대해서는 해주는 것이 배려다..." 가 아니라, "스포일러 표시는 당연히 지켜야할 에티켓이지만 상식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에 대해서는 안할 수도 있다..." 가 되어야 겠지요. (참고로 저는 스포일러 일부러 미리 찾아보는 편이라서 스포일러를 오히려 환영하는 편이지만 논의의 시발점이 거꾸로 된 것 같아서 씁니다.)
    • NDIM/ 배려란 말은 제가 많이쓰긴 했습니다만, 저도 최근 상영중인 영화 같은 건 당연히 조심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논의가 시작된 프로그램인 나가수 같은 공중파 예능까지 과도하게 스포일러라고 써야만하는 가에 대해선 반감을 가지게 되네요.
    • 스포 까짓거 제목에 쓰는거 일도 아니지요 당연히. 하지만 무슨 강박증 환자들마냥 '난 이세상 모든 것에 백지상태로 접근해야만해! 어디 감히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얘기를 해? 이런 천하에 죽일놈,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놈!'라고 생각하는 정신병자들보면 그냥 범인은 절름발이다 라고 귀에 속삭여주고 싶더라고요.
    • cksnews/ (푸핫) 님. 저랑 언제 술 한 잔 해요.
    • 전 해외 드라마 다운 안 받고 케이블에서 봅니다. 실시간으로 다운 받아 보는 분들과 다르게 한 시즌 늦게 보게 되죠. 그래도 충분히 다 커버되는데 종종 다운로드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거 우연히 보다가 스포일러 당해서 맥 빠질 때가 있긴 해요. 전 솔직히 등장 인물이 죽는다든가 뭐 그런 수준의 큰 스포일러가 아니면 신경 안 쓰는데도 그래요. ;; 한 시즌 지났다고 안 볼 드라마라는 건 저한텐 그래서 조금 발끈하게 되는 구절이네요. 다운 안 받고 보면 한 시즌이 지나야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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