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또 썼어요. ㅠㅠ

 

 

 정말 염치가 없습니다! 습작도 못 되는 수준의 시들을 자꾸 투척하고 있네요. ㅠㅠ

지난 번에 글을 올렸을 때, 정말 고마운 조언을 얻었는데, 그 맛?을 못 잊고, 또 이러는 가봐요.

조언해주신 분께서도 시는 썼으면 많이 보여주라고 하셔서... 다른 조언들은 미처 소화를 못 했어요.

그래서 아직도 엉망일 게 분명하지만. 이왕 튀어나온 문장들,- 지우지 않고 견뎌보려구요. ㅎㅎ 같이 견뎌 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에요!

 

 

---------------

 

입 구

 

어금니처럼 깊숙이 박아 넣은

외로움

식도로 못 넘어간 찌꺼기들이

들러붙는 외로움

 

의사는 더 썩기 전에 금을 씌우라고

반짝임을 이식해 주겠다고

요즘은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고

 

목사는 입을 벌려 기도하라고

어금니까지 하나님의 빛이 닿을거라고

찬양한 만큼 채워질 거라고

 

어둠을 가득 물고 나는

의사 앞에서도 목사 앞에서도

입 벌리지 않을 생각이다

나의 사랑은 외로움과 나란히

솟아오를 것이기 때문에

외로움의 자리를 압박하지 않고

외로움의 뿌리를 파먹지도 않으며

 

외로움처럼 깊숙이 박힌 어금니는

삼켜지지 않는 어둠을 물고

나는 어금니를 악 물고 사랑을 말할 생각이다

 

 

나의 빳빳한 머리칼이

갈대를 스쳐오는 바람에

뿌리 뽑히고

가늘게 숨 쉬던 솜털들이

민들레 꽃씨처럼

입김에 스러지는, 악몽을 꾸었다고

엄마를 찾아 울었다

 

엄마는 두 개의 대바늘로

두꺼운 실을 뜨개질하며 말한다

지금 내 머리를 땋고 있는 중이라고

악몽은 꿈이 아니라고

 

발가벗은 나는 엄마의 온기에

벌겋게 익으면서 엄마의 품을 파고들었다

악몽이 꿈이 아니라면

나의 꿈은 어디에 있는 거야, 엄마

 

엄마는 두 개의 대바늘과 두꺼운 실로 엮은

밧줄에 나를 감으며 말한다

나의 꿈을 길어오르기 위해

지금 나는 우물 속으로 보내지는 중이라고

그 속에서는 머리칼과 솜털의 하늘거림 대신

매끄러운 살 비늘이 돋아날 거라고

 

발가벗은 나는

소름을 돋우며

꿈에서 깼다

악몽에서 깼다

 

 

 

    • 저는 시를 잘 모르고 1년에 한두권 읽지만요. 개인적으로
      입구라는 시가 마음에 들어요. 제목을 입구로 하신 이유가 있으신지?
      시인은 솔직해야 합니다. none of names님 솔직하신 것 같아요.
    • 저도 시를 잘 모르지만 제 감상은, 발음되는 소리때문인지 강한 표현때문인지 힘이 꽉 들어가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 댓글쓰고 전에 쓰신 시도 찾아서 읽어봤는데 전부 한사람이 쓴 시라는게 느껴지네요. 나중에 다 모아서보면 재밌을거같아요.
    • 저도 잘 모르기는 한데, <입 구>에서 두 단어가 조금 튀는 것 같은 인상입니다. '반짝임'은 평이한 시어로 된 전체 중에서 거의 유일한 형용사라 그런 게 아닐까 싶고, '악 물고'는 띄어쓰기에서 실제로 이를 악물게 되는군요;;; <꿈>에서는 '보내지는'을 '내려가면'처럼 좀 더 유려한 단어로 바꾸면 어떨까요. '소름을 돋우며'도 약간은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대치할 말은 잘 모르겠네요. 그걸 알면 제가 시를 쓰겠죠. ㅠㅠ 잘 감상했습니다.
    • 프로 솜씨 같아요
      혼자 사랑 찾기 그렇죠
    • 잘 읽었습니다.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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