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가스 / 음치의 뒷통수를 때리는 유령
1.
아래 게시물 중 영혼의 무게는 21g인가.
라는 글에 댓글로 달려다 길어질 것 같아서...
저는 영혼은 믿는 쪽에 가깝지만 사후 21g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의 몸 안에
존재하던 가스가 죽음과 함께 빠져나간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종의 '생기' 같은 것?
좀 다른 얘기이지만 아주 예전에 장이 꼬이며 가스가 차서
제 배가 점점 부풀어오르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 적이 있었어요.
창자를 송곳으로 여기저기서 마구 찔러대는 것 같았습니다.
눈물이 줄줄 날 정도로 진짜 아팠죠. 배는 공기가 주입되는 풍선처럼 커지고.
그런데 그 와중에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창자는 보이지않는 송곳으로 마구 파헤쳐지고있었습니다만.
(잊혀지지않네요. 그 고통! ㅜㅜ)
평소 몸무게가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안났구요.
그냥 이렇게 배가 커졌으니 왠지 몸무게도 늘지않았을까?
하는 마음이었던 거 같아요.
몸무게도 재고 바닥도 뒹굴며 한참 그렇게 아픈 배를 움켜쥐고 3, 4시간 정도
끙끙 거리고 나니까 살푸시 경련이 줄어들면서 배 아픈 것이 나아졌어요.
다시 문득 솟는 호기심. 내 몸무게는 그대로일까?
정상의 배로 돌아와 다시 올라가 본 체중계는 신기하게도
가스로 한참 부풀어 올랐을 때보다 3킬로 정도 줄어있었습니다.
체중계가 고장났던 것일까요? 고장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게 참 신기한 경험이었기에...영혼의 무게 21g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좀 다르게 생각하게됩니다. 네...죄송합니다. 신비롭지못한 것으로 추측해버려...
그냥 21g은 죽은 자의 몸 안에서 빠져나간 생기, 살아있는 기운, 육체의 가스다!
라고 생각합니다.
2.
제가 사는 곳은 부천 오정구라는 지역입니다.
신월동을 막 지나서 부천으로 들어서면 오정대로에 의해
인천 방향과 고강동 방향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저는 고강동 방향에 살고있습니다.
한번은 퇴근 길에 힘이 좀 남아서 이 오정대로에서 고강동 방향으로 걸어간 적이 있어요.
중앙에 차선을 두고 걸어가는 방향 오른쪽 길 옆에는 꽤 넓은 밭.
걸어가던 차선 왼쪽의 인도는 낮은 산을 깍아서 만든 인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숲 ㅣ 나 ㅣ 차 도 ㅣ 인도 ㅣ 넓은 벌판
저녁 7, 8시 쯤? 여름이라 꽤 밝았지만 어둠이 막 내리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차도로 자동차와 트럭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고 100미터 쯤 떨어진 아주 먼 거리에
점으로 보이는 사람의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이는 정도였어요.
즉, 그 길은 혼자 걸어가고 있었죠.
바로 옆은 산을 깍아만든 길 답게 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있었어요.
주변을 살피고 인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평소 좋아하는 국카스텐의 노래 중 "가비알"을 큰소리로 부르며 걸었습니다.
지독한 음치이지만 노래 부르는 것은 좋아해요.
하지만 노래방에 가면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부르지않아요.
그것은 민폐이거든요.ㅡ _ㅡ
그래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누가
듣는다는 게 정말 부끄럽거든요.
(그러고보니 저 아래 글들 중 오밤중에 가곡을 부르며 걸어가는 아주머니가 무서웠다는
그 글도 참 남 얘기 같지는 않네요...)
어쨌든 저는 아주 큰 소리로
"앞 마당에 싹이 튼 작은 악어 세마리~~~~"
고래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동안 풀지못했던 마음 안에 응어리 진 노래에 대한 갈망을
마음껏 풀어헤치며 돼지 멱따는 소리로 꽥꽥- 부르며 (아, 이 아름다운 노래를...ㅜㅜ)
걸어가고있었는데요.
"난 죄인이 아니라며~~~~" 쯤 부를 때...
"딱!"
하고 누군가 제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진짜 아, 쫌 그만! 하고 일부러 갈기는 것 같은.
시끄러운 말썽쟁이에게 꿀밤을 주듯이, 야동은 고만 좀 보라고 뒷통수를 퍽-! 하고 때리는 것처럼!
그런 종류의 통증이 느껴졌고 저는 어떤 놈이야? 하는 마음으로 바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누가 시끄럽다고 돌이라도 던진게 아닌가하고.
하지만 앞에도 뒤에도 달리는 차 외에는 그 길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숲에 누가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나! 하는 마음으로 숲 속까지 자세히 들여다 봤으나
그 무엇도 없었죠. 아...쓰면서도 소름이 쫘악...
저는 왠지 그 길이 너무 무섭게 느껴져서..조용히 입 다물고 빠르게 걸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무사히 집까지는 왔지만 이후 왠지 그 길을 걸어서 지나가게 되지는 않게되더군요.
뒷통수를 후려친 존재는 무엇일까요?
고성과 흥분에 의한 두뇌 혈관의 급작스러운 팽창 증세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음치를 못 견디는 유령님의 일격이었을까요.
아래는 대망의 7월 9일 국카스텐 악스홀 단공 중 가비알 영상.
(국카스텐 클럽의 이현우님이 올려주신 영상입니다^^)
태그가 안되어 그냥 링크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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