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쁜 일 한 것이 무엇 있으신가요?

법적 테두리라는 측면에서는 여러 나쁜 일들(무단횡단? 짱돌 던지기? 아주 쪼금의 음주운전?)을 한 것이 있지만,

근원적인 나쁜 일 무엇 해보셨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를 못생겼다는 이유로 싫어했었습니다.

졸업앨범 사진 속의 그 애 얼굴을 훼손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 대단한 나쁜 일이 아니었을 수는 있지만,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이 그것도 약자를 미워했다는 것이 참 나빴어요.

 

가난했던 집안, 옷도 제대로 이쁜 것도 못입고, 공부도 잘하지 못하여 항상 주눅이 들어있던 그 촌스러운 아이를

좋은 옷 입고 다녔고, 그 당시에 누구도 가지지 못했던 게임기까지 학교에 들고다녔던, 집안 좀 살았던 제가 그렇게 무시를 했었네요.

 

당시에 제가 좋아했던 대머리 담임 선생님께서 어느 날 수필 경연대회에서 수상작으로 그 못생겼던 아이를 지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그 아이의 표정은 "내가? 이 보잘것 없고 공부도 못하는 내가? 이 상을 탄단 말이야?"

물론 기뻤겠지만, 기쁨 보다는 의아함, 어색함, 그리고 내가 이걸 탈 자격이 있나? 라는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선생님께서는 글의 기교가 아주 대단하지는 않지만, 자기 마음을 잘 표현했다.. 라는 식의 평을 하셨던 것 같아요.. 

아주 오랜 옛날이었는데도 이렇게 기억이 또렷한 것을 보니 저에게도 어떤 의미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나 봅니다.

 

제가 언제쯤 정신을 차렸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중학교 때 성적 때문에 주눅이 들면서 부터라고 판단합니다만),

커가면서 초등학교 시절 훼손된 졸업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이 불편해진 그 무렵부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여기에 이런 글을 왜 쓰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언젠가는 몰래 털어놓고 싶은 가슴 속에 간직한 이야기였나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나쁜 짓 해보셨어요?

 

    • 어릴때 엄마 옆에 인형가게 하는 아주머니의 인형을 훔쳤습니다(..훔쳤다는 자각도 없었다고 엄마가 그러십니다.)
      근원적인 나쁜짓을 할 정도로 잘 난게 없었어서 못되먹어도 그걸 숨겨야했거든요. 잘하는게 없었어서
      그래도 그런 짓 해놓고 반성안하는사람보단 나은거죠.
    • 많이 나쁘셨었네요
    • 그냥 맘속에 품고 싶네요
    • 저도 비슷한 나쁜 짓 했어요. 설명하자면 긴데, 제 경우에는 아무도 나쁜 짓인지 모를텐데 더 영악한 방법으로 나빴어요. 저도 중학생즈음되니 일종의 우월의식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어렸죠, 어렸어요.
    • 감옥에 갈만한 짓이라 댓글로는 못 달겠네요. 착하게 살아야할텐데 가끔 정줄 놓을 때가 있어서.
    • 저도 문득 되돌아보니 감옥에 갈 만한 짓이라 댓글로 못 달 것이 생각납니다.
      또 감옥에는 안 갈 짓이나 지옥에는 갈 만한 짓도 떠오르네요.
      저는요. 중학교 1학년 때였나, 어떤 여선생님이 혼전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었거든요. 다들 수군수군.
      모른 척하면 되었을 것을, 굳이 담임한테 그 이야기를 일렀어요.
      사실 담임도 그런 소문쯤은 이미 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일러서 알게 되었다고 해도 담임이 뭐 그 젊은 선생을 쫓아낼 권한이 있지도 않았을 거고, 또 결정적으로 그 젊은 선생이 임신했는지도 불확실해요. 정말 하찮은 루머였으니까요.
      하지만, 선생으로서 품위를 잃은 나쁜 짓은 응징되어야 한다고 믿은 그 때의 저를 생각하면 정말 싫습니다. 비혼모들이 잘못한 것도 없이 따가운 시선 속에서 삶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걸 아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어린 저는 너무 잔인했어요.
      그래서 그저 남들도 용서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한 죄들도 용서받으려면, 저부터 저에게 잘못한 일들을 용서해야겠지요.
    • 일단 태어난 것부터가 나쁜 짓...
      어렸을 때 아무 생각 없이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 놓곤 시끄러워서 밥도 주지 않고 굶어 죽게 만들었어요.
      시끄럽다고 신문지로 덮어두기까지 했으니 답답했겠지요.
      왜 그랬을까요.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다른 잘못은 모르겠지만 지옥에 떨어진다면 분명 이 병아리를 죽게 만든 죄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제가 뭘 훔쳤죠." "뭘요?" "한 사람의 마음...?" 아니, 이건 오스카(by 시크릿가든)가 한 말이고.
      저도 초등학교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휴대용 칫솔치약 세트 훔친 적 있어요. 그런 거 훔쳐오는게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같은 거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털릴 곳은 학교 앞 그 문방구 뿐이고;; 잘못했습니다.
    • 듀게를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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