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이성친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예중에 결혼하면 그걸 용인해줄 남편 혹은 아내가 없다입니다. 그런데, 결혼하면 동성친구들도 만나기 어렵습니다. 여자끼리건 남자끼리건 말이죠. 제가보기에 이성친구는 불가능하다고 말하시는 분은 자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단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긴장감이 있어도 친구 사이는 친구 사이일 뿐입니다. 성적긴장감이 연애감정으로 백퍼센트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차하는 순간에 야릇한 관계가 될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솔직히 정말 가능하다면 이성적 매력을 전혀 못 느낀다 수준이 되어야 할 텐데 이건 초큼 슬프네요. 제 주변을 봐도 남녀 친구였다가 어느 한쪽이(대부분 남자쪽이...) 들이대서 어색해지는거 많이 봤어요. 저도 여자친구들 좀 있어봤는데, 가끔은 야릇한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관계를 위해서 '애써' 감춥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은 제가 자기를 전혀 여자로 안본다고 생각하더군요.
물론 가능합니다. 십몇년째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아저씨가 되버린 불*친구보다 말도 잘 통하는 것 같고 여러모로 배울점도 있고 해서 서울-지방 거주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그사이 친구는 결혼을 했습니다만 여전히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십몇년동안 그 친구와 저 사이에 성적 긴장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우정이 가능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오늘만/ 지금 한 번 남자 친구들을 주욱 떠올려 보시고 과연 그들이 그들의 애인들에게 "나 오늘 늘만이 만나러 가" 라고 투명하게 말을 하고 그것으로 싸움이 나진 않는지를 한 번 가늠해 보세요. 아마 모두가 평온한 게 아닐 겁니다. 연인 사이의 온갖 모순과는 달리 친구 사이의 우정이 가진 투명성 일관성의 미덕을, 과연 이성 친구 간에도 지켜낼 수 있는 건지 한 번 둘러 보시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성 친구를 만나러 간단 사실을 연인에게 속이는 순간 이미 이성 간 친구 관계를 부정하는 거라고 봐요. 친구가 왜'비밀 친구'가 돼야 하는 건지 바로 그 부분요. 관계의 투명성만 확보할 수 있다면 (그 관계와 얽힌 모두의 합의 하에,그 누구도 희생하는 이 없이) 이성 간 친구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전제가 있다는 부분에서 이성 친구와 동성 친구는 분명 다른 성질의 관계라고 보고, 오히려 동성 친구나 이성 친구나 똑같은 친구지! 라고 뭉뚱그리는 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생각해요.
1:1로 만나는건 흔한일이 아니지만 다들 친구인 사이인지라 그 무리에서 잘 어울립니다. 그 모임에 자기들의 여자친구도 데려오기도 하고 결혼할 상대라며 인사도 시켜주고. 가끔 통화가 길어지는 친구가 있긴하지만 현실적으로 연애중인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더 깔끔해지고 즐겁게 얼굴보고 안부 묻는 수준을 지키죠. 그런건 어느정도의 기본이고 연애중인 친구들에 대한 예의? 라 생각하죠. 비밀친구라는게 전 이해가 되질 않아요. 제 경우엔 모두 다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니까요. 관계의 투명성이 이루어져도 편견이 작용하는 힘이 큰 것 같아서 답답할때가 많아요
이성 친구와 다른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 문제 보다도 결혼하면 관계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마르스님 얘기처럼 동성친구도 만나기 힘들만큼 더 바빠지기도 하고. 그리고 내 남편이 내 이성친구를 이해한다고 해서, 이성친구의 아내까지 관계를 이해할 것이냐 그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우리 좋은 친구인데 너 왜 이해못하냐' 이럴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배우자 보다 중요하지는 않으니까요.
얘기 많이 나왔지만 결혼하면 '대부분' 어쩔 수 없습니다. 현실 이야기죠. 양쪽 다 결혼했을 때에도 아주 희귀하게 이어질 수도 있지만 서로 거리낌이 0%인 사이는 아니죠. 나머지 두명이 이해해준다고 해도 그들의 마음이 완전히 거리낌을 떨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4명 중 최소한 1명 이상이 0.1%는 넘는 거리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그들의 마음이 속좁거나 불순한 의도가 있거나 하다는 뜻은 아니고, 잠재적 가능성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로 이뤄지진 않더라도 말이지요.
물론 가능합니다. 결혼전의 이성친구들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소원해지게 되지만 또 게중에는 계속 이어지는 관계도 있어요. 심지어 결혼 후 새로 친구가 된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마찬가지로 아내도 이성친구가 많고 결혼 후에도 교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죠. 끼리 끼리 잘 만난 케이스인데 그게 둘 사이의 관계를 발전 시키는 초기단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결혼전이던 후던 인간관계의 폭을 절반으로 뚝~ 한정 지어 버리는 바보스러운 사회적 관습에 아무 생각없이 따르고 싶지 않다는데 서로 일치했다고나 할까요?
오래전에 친구 여럿이 모여 이주제를 가지고 한참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성 친구 사이에 단 둘이 술을 마시다가 남자가 말합니다. "오늘 집에 안들어가면 안되냐?너랑 자고 싶다" 이성친구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던 여성은 "너 미쳤냐? 이게 장난하나.."가 예상가능한 반응이죠. 하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오늘 집에 안들어가면 안되냐?너랑 자고 싶다"라는 멘트를 날렸을때의 남자의 반응은 이성친구에 대한 믿음이 있던 없던 간에 99% "그래 가자.."일거라는거 였습니다. 당시 절대 다수의 남자들이 박수를 치며 공감하던 얘기였답니다.
오늘만 / 아, 우린 남녀니까 안돼! 라며 선을 긋는 마인드를 권장하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인위적으로 끊으시라는 거 아닙니다. 계속 지내시면 되죠. 오늘만 님의 나이를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계속 지내시는 와중에.. '우린 100% 순수한 친구 사이야!'라는 마음가짐보다는, 언젠가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희미해질 수 있는(그럴 가능성이 높은 편인) 사이라는 건 인지하시는 게 어떤가.. 인 것 같습니다. 남들의 반대-_-;라든지 남들의 시선(절대 불가능하다는) 같은 건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이어질 수 있을지, 희미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두 경우 다 있지만 저도 예측하지는 못했죠) 희미해져가는, 끊어지는 사이가 되는 것도 놀라거나 충격받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이실 수 있게 되시길 바란다는 겁니다.
자꾸 다른 분들께 동의하게 되는데, 숲고양이 님, 점점 님의 댓글도 무척 동의하기에..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 전혀 친구 사이를 깨트리고 싶은 의도가 없었던 여성친구에게 점점 님의 댓글에 나온 말을 듣는다면, 단칼에 미쳤냐고 말할 친구도, 고민을 해볼 친구, 바로 오케이할 친구도 있는 것 같긴 합니다.(아 너무 솔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