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영화 같은데서 경찰이 전화 추적할 때

왜 유괴/납치를 다룬 영화거나 기타 범죄와 관련된 영화/드라마에서 범인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전화추적을 시작하잖아요? 때로 커다랗고 복잡해 보이는 기계를 옆에 갖다놓고 말이죠.

 

추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찰은 되도록 시간을 길게 끌라고 말하고, 범인은 몇초 이상 되면 경찰이 추적할 수 있을 지를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제한시간 안에 전화를 끊죠. 전화가 끊기고 나면 옆에 있던 헤드폰 낀 전문가(?)가

"***거리의 5번가~6번가 사이인 것 까지는 파악했는데 그 이상의 추적은 실패했습니다."

머..이런 식의 대사를 하면서 아깝다는 표정을 짓죠.

 

그런데 이게 도대체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인가요? 예전 아날로그  시대에는 정말로 이런 식으로 전화추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발신자표시 기능이 있는 전화기만 있어도 바로 상대방 전화번호가 뜨고, 전화번호를 알면 주소도 즉시 알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발신자표시가 안되는 방법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더라도 전화국과 협조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어디서 전화가 걸려왔는지 알 수 있을 텐데요.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 해도 단 1초만 통화했어도 누가 걸었는지, 어느 기지국을 통해서 걸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야 정상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최신의 미드에서도 이런 옛날식 전화추적 장면이 가끔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확실치는 않은데 제리 브룩하이머의 "저스티스"에서도 봤던 것 같아요.

 

수사 드라마의 비과학적 클리셰인데요.

흐릿한 CCTV화면을 확대하여 범인의 옷에 묻은 티끌 하나까지 찾아내는, 현대 과학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도 버젓이 가능한 일인 것처럼 나오면서, 시골 경찰서 형사도 전화국 협조만 얻으면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은 전화추적은 이렇게 어려운 일인 것처럼 나온다는게 재미있습니다.

    • 첫번째 전화국과의 협조는 (사생활 침해 문제 등등의 이유?)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알 수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대요. 말씀하신 건 삼각측량법이라고 하는 건데요, 실제로 지금도 전화추적이 사용되고 있다 합니다.

      CCTV의 화면을 확대하여 해상도를 높이는 기술은 비과학적인 게 아니라 실제 존재합니다. 단지, 사진 같이 정지영상을 확대하는 건 불가능하고요. 움직이는 동영상의 프레임을 서로 대조하여 움직이는 사물을 프레임별로 대조하고, 각 프레임마다 대표값을 저장하여 얼굴을 확인한다거나 명찰에 적힌 이름이나 자동차 번호판을 보는 식입니다. 움직이는 물체 자체의 표면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할 때, 낮은 해상도로 잡혔다 하더라도 필름에 찍힌 피사체는 (아무리 뿌옇다 하더라도) 물체 한 부분이 나타난 거잖아요. 하지만 매 프레임마다 그 나타난(뿌연) 부분은 실제 피사체 표면의 또 다른 한 부분일 것이고 이것들을 모아.... 아, 말로 설명하려면 엄청 복잡한데, 하여튼 실제 있는 기술입니다. 프로그램도 실제 존재해서 생각보다 손쉽게 원하는 부분의 해상도 조절 충분히 가능해요.

      물론, 그게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간편하게 죽죽 늘리고, 말 그대로 옷 위에 앉은 티끌까지 찾아주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고요. 실제로 원본의 해상도와 피사체가 찍힌 길이에 따라 확대할 수 있는 게 현저히 차이가 납니다.
    • 아 참, 또 찾아봤는데, 전화국과 협조를 안 하는 이유는, 범인들이 하는 전화는 대개 대포폰이거나 길거리 공중전화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어느 번호로 걸었는지 알아봤자 필요가 없고, 지금 당장 그 사람이 어디서 거는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군요.
    • 아..그런 측면이 있었군요. 전화국으로 실시간으로 협조만 되면 휴대폰이라면 몰라도 공중전화는 바로 위치를 알아낼 수 있겠죠. 공중전화는 고유번호가 있으니. 하지만 전화국이야 경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 정식공문이 와야 협조를 해주겠죠.
      CCTV관련해서는 제가 몰랐던 부분인데.. 말씀하신 내용을 보니 각 프레임 당 가장 잘나온 부분을 추출하여 합성하는 식이겠군요. 나름 효 과는 있겠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마치 5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1000만 화소 정도의 선명도로 높이는 게 가능한 것처럼 자주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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