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이 폭력적으로 느껴진다는 말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어요. 전 타인의 결정이나 취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무척이나 많거든요.
예를 들자면, 저도 진중권씨처럼 mmorpg가 왜 재미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니, 그 외에도 경쟁적인 놀이 전체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래서 야구 축구 농구 모두 보는것뿐 아니라 그 스포츠를 하면서 기쁨을 어떻게 느끼는지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것들을 존중하고 가치있게 여깁니다. 제가 사랑하는 무수한 것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이 결코 이해하지 못하리란 것을 알뿐 아니라, mmorpg건 스포츠건 무엇이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도 정말 좋은 거니까요(물론 도덕적, 법적 테두리 내에서).
어차피 우린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좀 그러면 어떻습니까. 이해못해도 서로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의 뜻을 서로 다르게 새기고 있는 게 아닐까요? '~가 이해가 안 돼'의 서로 다른 해석 1. ~를 인정할 수 없어. (좀 더 나가면) 거지같은 것이고 따라서 그걸 좋아하는 너도 거지같아! 2. ~를 (내 논리로는) 해석할 수 없어. 얼토당토하지 않잖아! 3. ~를 (내 경험으로는) 납득할 수 없어. 일단 넘어가자.
흠. 사상체질의 소양인, 소음인, 태음인이나 에니어그램의 각 유형별로 저 말뜻을 어떻게 새기고 있는지 다를 거란 추측을 해봅니다.
댓글들에도 공감해요. 어떤 말이 화자의 태도나 배경, 상황 등에 따라 타인에게 본래의 의도와 달리 자의적으로 해석되기 쉬운만큼 종종 의견 충돌을 겪는 과정들. 하지만 알고보면 사실 모두가 공감/동의하고 있지만 표현중에 불거져나온 핵심에 다가가지 않는 잔가지들을 잘라내고 그 접점을 찾는, 서로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정 중의 일종의 말장난이 되기 쉬운 피드백 같은거. 중요한 건 그때의 태도가 강요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는거 정도라고 이해하면 적절할까요.
아닌데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그런 뜻으로 말하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땡볕에서 공 하나 잡으러 스물두명이 뛰어다니는게 뭐가 재밌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 요런 표현의 문제는 이해할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근본적인 타인의 취향에 대한 비하가 문제죠.
이해의 반대적 성향이 억압,반대,비판이 되면 안 되겠지요. 이해란 엄연히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공감대이던, 동조이던이요. 심지어 다른 입장차이를 가지더라도 그 의견 또한 생각하여 수렴해 절충 아니면 존중하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그것 또한 이해겠지요. 물론 나이를 떠나 이런 게 안 되어 있는 분들 참 많아요.
그리고 저는 비난이나 비하의 대상이 개인에게 향하는지 그 자체의 현상이나 물질에 관한 것인지 구분되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위에 불별님이 예시하신 "땡볕에서 공 하나 잡으러 스물두명이 뛰어다니는게 뭐가 재밌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제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자랑은 아니지만 전 그 간단하다는 룰도 잘 모릅니다) 그냥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비하된 표현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이나 불평을 토로할 권리 또한 있다고 생각되고요. 그냥 그 사람이 그것에 대해 그렇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면 될 것 같아요. 옳고 그른 것과는 별개로요. 사실 예의나 교양의 문제이기도 한 그 말주변과 관계된 영역은 순간적 감정에 좌지우지 되기 쉬운만큼(일례로 사람들이 어떤 팩트보다는 감동이나 비난 등의 느낌에 더욱더 공유하고싶어하는 욕구나 경향들을 봐도)그런 표현들은 매사 순간순간에 적정선을 찾기가 어렵기도 하고. 그 감정 과잉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물론 그 브레이크 없는 거친 표현들이 관용이라는 이유로 다 감싸안아져야 할 당위 같은건 없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