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는 요즘

원래는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서재'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꽤 의욕적으로 책을 사모았거든요.

고등학생 때는 거의 책을 읽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사기 위해 읽을' 정도였달까요.

야자 시간에 책을 많이 읽어서 일주일에 2~3권은 보통 이었으니 그만큼 새로 사는 책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몇년을 하다보니 금새 책꽂이가 포화상태가 되고,

책꽂이를 새로 사들이니 집이 포화상태가 돼서 더 이상 책을 살 수 없는 지경이 되더군요.ㅜ

결국 책을 거의 못 사게 되니 독서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_-;;

 

집에서 5분만 걸으면 동네 도서관이 있고, 대학교 때는 사범관 바로 맞은 편이 도서관이었는데도

책을 많이 안 빌리는 인간이 됐고 한달에 두어권 읽을까 말까 하는 정도로 타락했어요.

그러다 작년에는 수험생 생활을 몇개월 하고, 취직을 하면서부터는 정말 책 보는 일이 드물어졌는데

이렇게 1년 반쯤 살다보니 진짜 무식이 새록새록 자라는 것 같아서 도저히 안되겠다-하고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고우영의 삼국지로 시작해서 다시 일주일에 한두권 정도씩 책을 읽는 생활로 복귀했는데,

오래간만에 책을 읽으니 '으으, 세상에 이렇게 읽을 책이 많은데 난 그동안 손놓고 있었단 말이냐!'라는 생각에

허겁지겁 뭔가 초조한 심정으로 독서에 임하고 있어요.;;

 

이틀 전에는 을지훈련으로 밤샘 근무를 서며 온다 리쿠의 <초콜릿 코스모스>라는 책을 읽었는데,

흥미진진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가면서 중간중간 봐야했기에

시간 날 때마다 책 들고 앉아서 약간은 게걸스럽게 읽어 치웠습니다.

읽는 속도가 특별히 빠른 편이 아닌지라 페이지가 마음만큼 빨리 넘어가지 않는 거에 답답해 하면서요.

이렇게 몰입(?)해서 읽다보니 아, 이런 게 이야기의 힘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생물학 관련 책도 참 좋아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저한테는) 소설만큼 흡인력이 있진 않거든요.

 

다음주엔 숙직이, 그 다음주엔 해수욕장 근무가 있어서 책 들고 출근할 일이 두번이나 있네요.

또 뭘 빌려다 읽을까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 합니다.

친구 말대로 세상에 읽을 책은 너무 많은데 일주일에 1권씩 읽어도 일년에 52권밖에 못 읽는다니 슬프네요.ㅠ

    • 하루에 3-4권을 읽어도 세상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 두근 두근이라니 부럽습니다!
      1년에 100권을 목표로 읽고 있는데 여유있고 한가할 때 책을 안 읽고 있으면 죄책감과 초조함이...
    • 책을 사는 것보다 도서관에서 빌려읽는 게 환경에도 더 좋대요. 책을 찍어낼 때 들어가는 나무와 화학 약품과 공업용수 등이 줄어드니까요.
      도서관 만세~
    • 초콜릿 코스모스, 재밌게 봤었는데 저도 집에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책을 쌓아두지 않아서 누구 줘버렸어요.
      줄 때는 '저 책을 다시 읽겠어' 싶은 마음으로 줬는데, 살짝 아쉽고 그립네요.
    • 김전일/ 세상에는 뒤쳐져도 상관 없는데, 제 욕구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파바치/ 1년에 100권이라니, 그렇게까진 못 읽을 것 같아요. 전 대략 2주에 3권, 그러니까 1년에 75권 정도가 최대인 듯.;;

      어린이의 정경/ 빌려보니까 조금 읽다가 아니다 싶은 건 그냥 덮어버릴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내가 산 거면 어지간하면 꾸역구역 읽어야 하니까요.-ㅅ-

      phylum/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시 한번 보시는 게 어떨까요? 또 읽어도 좋으면 구입하시고.ㅎㅎ
    • 어린이의 정경/ 그것도 하나의 딜레마죠. 좋은 책들 중 일부는 팔리지 않아서 찍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예전에 모 출판사의 관계자분께 책 표지가 너무 화려한 것 아니냐고 농담했는데 진지하게 이렇게 내지 않으면 안팔린다... 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 저도 도서관을 애용하는 편인데, 환경이 조금 오염된다 해도(!) 읽고 좋았던 책은 꼭 구입해요. 좋은 책을 내는 출판사가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계속해서 이런 책을 읽을 수 있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아서요. 그러고 다시 읽는 책은 몇 권 없지만요. ^^; 빌려읽기->좋은 책 구입, 이 제 독서패턴이 되었네요.
    • amelie/ 저도 그 패턴을 정착시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좋아하는(믿는?) 작가의 책은 일단 지르더라도, 웬만하면 빌려본 후 소장해야지 싶은 것만 살려고요.ㅎ 몇주 전 십진분류법으로 정리한답시고 책꽂이 다 뒤집어 엎으면서 평생 다시는 안 읽을 애착 없는 책들 다 팔아치우고 공간이 좀 생겨서 조금씩은 다시 살 수 있거든요.;;
    • 이런 내용의 글을 볼 때마다, <달의 궁전> 속 주인공이 삼촌에게 물려받을 엄청난 양의 책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바닥에 쌓아놓고 침대삼아 자는 얘기가 떠올라요^^.

      가끔 저도 그런 상상을 하는데요, 책을 침대처럼 쌓다 결국엔 천장에 코붙이고 자는 상상을 하면 재미있어요.
    • 도서관에서 근무하는데도 한 달에 한두권 읽을까 말까인데, 대단하십니다!!

      파바치/인기가 많은 책은 도서관에서도 추가로 구입합니다. 예약자도 많고, 회전률을 높여야 하니까요. 같은 책을 10권 넘게 구입한 책도 있는걸요!물론 개인이 다 구입하는 것 보다야 적겠지만, 도서관에 없으면 아예 안 읽는 사람도 많으니까..읽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 신청도 하시고 예약도 많이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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