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를 갖고 싶은걸까요?

 

 

저는 기혼 여성이고, 가임기에 있으며, 주변 어르신들이 손주를 기다리시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런데 점점 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져요.

사실, 아이를 갖기 무서운 감정에 더 가까운지도요.

 

듀게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기 전엔

주부 대상의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 자주 들렀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정말 자주 오르는 글이 '아기를 갖고 싶다'는 불임,난임 여성분들의 이야기였어요.

아기를 갖기 위해서 남편과의 성관계를 '숙제' 하듯 치룬다는 분들(그것이 이상하다는 건 절대 아니구요. 단지 낯이 좀 설었던 표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예쁜 '천사' 가 찾아올 거예요... 이렇게 답글 다시는 분들.

물론 저도 결혼 전의 오래전에 아기를 갖고싶었던 여자로서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기를 갖는 것이 저렇게나, 저렇게나, 저렇게나 꼭 이루어야 하는 일인가, 싶은 생각이 요즘 점점 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모성애가 덜하다 싶은 여성분들- 아이를 낳아서 일찍부터 남의 손에 맡기고 직장에 다니며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못하는 엄마들-을

거의 죄인 취급하더군요.

아이보다 자신을 더 먼저 생각하는 엄마를 경멸한다는 표현이 저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엄마가 되면 아이가 우선이 되겠지만,

제 3자가 혹여라도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 '경멸한다'는 표현까지 쓴다는 것이...

 

오히려 아이를 낳는 것이 '남들 보기엔 당연한'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점점 더 아이 갖기가 무서워지는 것이

저 모성애애 대한 우리 사회의 암암리의 강요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기를 좋아해요. 남의 아기는 다 귀엽고, 가다가도 돌아보고 그러거든요.

하지만 제가 아기 낳아 기를 생각을 하면 무서워요.

한때 이웃에 살던 아기엄마와 자주 만나 사이좋게 지냈었거든요. 저랑 동갑내기기도 하고.

그런데 그집 아기가 정말 귀엽긴 한데 아기엄마가 아기를 보느라 정말 고생을 해요. 잠 못자는 건 기본이고,

일일이 말로 하기가 버거울 지경이더군요. 밥도 미혼시절의 식사습관과는 완전히 다르게, 음식 맛도 못 느끼고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먹어야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달라지고 아기는 엄마의 힘과 애정 모두를 요구하는데 정말 버겁게 보였어요.

 

그렇게 키운다고 잘 자라리라는 보장도 없구요.

위의 주부 사이트에서는 때때로 사춘기 시절의 아이들이 엄마를 향해 (일기장 같은 곳에) 육두문자를 써서 욕을 쓴다는 이야기가 종종  올라오더군요.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자식들 이야기도.

저만 해도, 저희 어머니가 저를 무척 공들여 키우셨음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때 어머니 말씀 정말 안 들었었어요. 제 자식이 그런다면 뺨싸대기를 올려붙이고 싶을 정도로.

다 자라고 나서도 온갖 일로 어머니 속 썩였었고.

그런 제 밑에서 제대로 된 아이가 나올까 싶어요. 게다가 저는 제 어머니만큼 제 아이를 잘 훈육할 자신이 없어요.

제 기분대로 아이를 다룰 것이 틀림없어요. 아무리 이성적으로는 그러면 안된다고 마음 속에서 외쳐도,

당장 부부생활에 있어서도 제 자신의 이성대로 컨트롤이 안 되는 일이 참 많은데, 육아에 있어서는 어떨런지요.

 

 

그런데 결혼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이를 갖는 것', 나아가 결혼을 했는데 아이를 안 가지려 들면

'결혼을 왜 했느냐' 식의 반응을 대하는 것이 저는 점점 의아해져요.

저희 시아버님도 아직 신혼인 저희에게 빨리 애 가지라고 벌써부터 재촉하시고,

저희 친정엄마도 그러시구요.

다행히(?) 결혼전엔 '그래도 아이 하나는 있어야지' 라던 제 신랑은 오히려 결혼 후 아이 갖고 싶지 않다네요.

경제적으로도 아직 너무 버겁대요. 제가 봤을 땐 육아를 잘 도울 스타일도 아니고, 그 자신도 자신의 그런 점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왜 그리도 다들 아이를 갖고 싶은지 알고 싶어져요.

하긴 저도 결혼 전 한때에는 제가 직접 그린 동화책을 제 아기에게 읽어주고 싶다는 예쁜 꿈을 가졌었더랬죠.

지금은 그것만으로 좋은 엄마 노릇이 되지 않는다는 걸 간파하고 말았지만요.

    • 代를 이어야 하니까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아기를 가지려고 온갖 보약과 좋은 음식을 다 먹는다고 해도 안 생겨요-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마도 정신노동으로 인해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저는 아기는 있었으면 좋겠지요. 특히 저를 닮지 않은 딸, 제 모난 성격을 닮지 않은 딸이었으면 하는데 솔까말 아기를 내가 낳는 생각하면 옴팡지게 무서워요. 자연분만보다는 수중분만이 좋겠지만요. 여기까지 뻘소리였습니다. 이제 밀물 시간이니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출근 준비하러 갑니다. OTL
    • 님같은 사람 많아요.. 전 미혼이지만 저두 그렇구요. 남편이랑 같은 마음인건 다행이고 왜 그렇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냐고 긴글 쓰시는 거 보니 미련이 없진 않으신듯. 인생 두번이면 아이 한번 낳아보고 한번은 안낳아보겠는데, 남자도 없으면서 항상 그 고민인 사람입니다 ㅍ
    • 님과 반대로 아이를 왜 갖기 싫어하는 걸까요? 하고 의문갖는 사람들도 있겠죠. 그 사람들이 님을 보면 역시 의아할 거구요. 상대적인 질문이고 원래 답도 없는거니까 타인들 어쩌는거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주위에서 재촉한다고 가져지는 것도 아니니 그냥 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시는 게 정답이라면 정답인거겠죠.
      아이낳는 일에 공포감 가지는 거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나요. 엄마아빠에겐, 특히 엄마에겐 심신양면으로 엄청난 댓가를 요구하는 일인걸요. 그리고 낳아보면 안다는 식의 말 쓰긴 싫지만, 낳아보면, 즉 그 상황에 자신이 직접 들어가 겪는 것과 바깥에서 어유 저거 너무 힘들겠다..하고 지레 걱정하는 것과는 엄청난 갭이 있어요. 물론 육아 힘들다는 건 자타가 다 공인하는 사실일 만큼 힘들지만, 그걸 상쇄하는 기쁨이 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죠. 무려 가족이 생겨나는 일인걸요!!
      (개인적으로는 가족이 생겨난다는 기쁨으로만 보자면 남들에게 어서어서 가지시라 권하고 싶을 정도지만, 역으로 가족구성원이 생겨난다는 큰 일? 이므로 역시 쉽게 타인에게 권할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건 정말 개인사에 가족사죠. 기쁨은 내 관심사고 책임은 남의 관심사인 법 아니겠어요.ㅡㅡ;)

      그리고 사족이지만 애들 크면 일기장 같은데다 부모 욕 쓰고 그러는거 자연스런 현상이에요. 그 욕먹는 엄마아빠 기분은 나쁘겠지만 그걸로 애들 혼내거나 걱정하는 것도 오바라고 60분 부모에 나온 전문가가 조언하더구만요. 솔직히 부모 욕한번 안하고 크는 자식 있나요.ㅎ
    • 이렇게 저렇게 부딪혀 가며 사는거죠.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힘든 그 여러가지 상황을 겪어내면서 깨달은 한가지는 바라지 않으면 된다! 내가 한만큼 바라지 않으면 되고 또 이상스레 바라지 않게 되던걸요.
    • 일단 가질 수 없는 것(힘든것)과 안가지는 것은 다릅니다. 주변에 결혼한 커플들 보면 은근히 안생겨서 병원다니고 시술 받는 사람들이.. 열에 하나 정도는 되는 듯.
    • 주위 사람들 의견은 사실 잊어버리면 그만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결혼문화가 부모자식간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부부가 알아서 해야 할 결정인데도 온 가족의 의견을 수렴해야하는 문제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 부모가 될 당사자들이 아직은 또는 어쩌면 쭉 자신이 없다는데 그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말이에요.
    • 가라/ 열에 하나는요. 열에 셋은 되는 걸로 제겐 보이던걸요. 요새 불임 상당히 많습니다.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에게서도요.
    • 왜 그런 것들 많잖아요. 이십대에 연애 안하고 뭐하냐, 결혼 안 하냐, 왜 애 안 갖냐, 사이 좋다면서 왜 각방 쓰냐 등등. 많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왔고 살고있으니 살아가야 한다고 여기는 거죠. 여기서 벗어나면 왠지 불안하고요. 모르긴 몰라도 그런 "보통의" 사람들 중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몰라서 그러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일이죠.
    • 가라, 쇠부엉이/ 몇달 전에 뉴스에서 7쌍 중 하나 꼴로 불임(아마도 난임을 포함했을 듯)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애는 낳지 않겠다-라고 다짐하고 살아온지가 어언 십년인데 당연히 애 낳아야 한단 입장이었던 애인하고 헤어지기까지 했어도 여전히 애 낳고 싶은 생각은 안 듭니다. 원래 아기가 전혀 예뻐보이지 않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한국사회 같은 곳에서는 더더욱 낳고 기르고 싶지 않달까요.-_-
    • 남의 시선과 의견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그냥 자기 주관대로 사시면 됩니다. 아기 가지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기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도 아니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남들의 의견같은거보다도, 남편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자연스럽게 아.. 이 사람을 아빠로 하는 아이를 낳고 싶다... 하는 마음에 낳았습니다. 당장 낳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생각해서 결혼하고 꽤 늦게 가진 케이스이긴 합니다만..(아직 낳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해도 주변 사람들이 어찌나 빨리 가지고 낳으라고 성화던지 훗;)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하세요. 그게 답이에요.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다면 남의 의견에도 그닥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 저도 아이 낳기 싫습니다.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걸 찬성하는 남자, 남자 부모를 만나고 싶지만 일단 저희 부모님부터 반대할 겁니다. 고로 결혼해서 아이를 안낳는다는건 불가능합니다.
    • 출산 후 100일은 모성애라기 보다는 아무것도 혼자 못하는 생명체가 가엾어서 버텼구요, 내 새끼니까라는 책임감에서 다시 50일을 더 버텼습니다. 150일 그렇게 버티다보니 모성애라는게 스물스물 올라오더군요.
      내 새끼, 내 심장같은 내 새끼, 뭘해도 내 새끼, 내 몸이 무서져도 내 새끼...뭐 그런 느낌.

      저는 모성애라는 걸 당연시 여기는 세태가 싫습니다. 모성애는 피와 땀과 눈물이 쌓이다보니 그 시간에서 나오는 것이니 여성의 몸에서 자연 발현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와 더불어 모유수유 강요하는 세태도 싫습니다. 20~50분 가량 같은 자세로 먹다 자다 하는 아기 깨워가며 먹이고 젖꼭지는 헐고 그 헐은 젖꼭지 이 악물면서 또 물리고 잘 안빨아주면 유선염으로 온 몸에 열이 펄펄나고...모유수유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진이 빠지는 일이예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죽도록 힘들지만 (아직은) 미치도록 이쁘니까 할 만 한거 같아요. 그런데 죽도록 힘들지만 미치도록 이쁜 역동의 세월을 꼭 2세를 통해서 경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일은 아니죠.
    • 아이를 원하지 않으면 피임 꼼꼼이 하시면 됩니다. 부모님 만족시키는 게 님 인생의 주요관심사가 아닌 바에야, 아이 갖는 문제를 상의할 유일한 상대는 배우자뿐인데 배우자도 같은 생각이시니 잘 되었네요. 그리고 우리나라 정도면 충분히 안티-양육적인 나라니까 주변을 둘러보시면(주부사이트 같은 데 말구요) 비슷한 분들 금방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 아이를 갖고싶지 않은 욕구는 그 자체로 정당하기 때문에 딱히 여러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합리화할 필요도 없어요. 부디 죄책감 없이 뜻대로 사시길요.
    • 어디서 읽었는데 모성애는 여성을 가정에 묶어두기 위한 신화라고 하더군요.
    • 저도 아이를갖는게 좀더 편하게 개개인이선택할수있는 분위기가 됐으면좋겠습니다
    •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시네요. 저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과정에서 드는 희생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남들은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생겨서 몸이 무거워지고, 내 시간은 오롯이 아이를 위한 시간이 되고. 그런 걸 내가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싶어요ㅠㅠ
    • 거의 다 아무 생각없이 먼저 낳는데 낳은 후 생각이 먼저니 그러시겠어요 그러다 낳죠 뭐 힘내세요.
    • 희생 << 아이가 있는것에 대한 즐거움(행복?) 이라면 낳는 것이고 반대라면 안 낳으면 되는거죠.

      조카들이 너무 좋긴 하지만 저도 막상 낳고 싶다는 생각이 안드는건 희생이 더 클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거 같네요.
      일단 여자가 먼저 생겨야 이런 고민도 현실성이 생기겠지만.. ;;
    • 저는 노후를 생각하면 낳고 싶어지던데...;;;; 물론 자식들은 절대 지들 인생이 먼저지 부모를 챙기는 족속들이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지만 (제가 그런 자식이라..) 그래도 배우자랑 둘만 늙어가는 건 쓸쓸할 것 같아요. 또 지금 만나는 사람을 보면 이 사람을 닮은, 외모 뿐 아니라 여러 면으로요. 그런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단 생각이 들거든요.
    • 제가 너무 글을 두서없이 늘어놓아서;;; 글 말미에 이렇게 정리를 해볼까 했어요.

      아이를 가진다고 해도 그 아이를 키우는 데 상상 이상으로 육체적 경제적인 힘이 들 테고, 그런다고 그 아이들이 부모가 그렇게 공들여 키운만큼
      부모 뜻에 맞추어 자라주는 것도 아닌데(이건 사실 말이 안 돼요, 아이들도 생각이 있는 하나의 인격인데, 그 아이들이 부모말만 '고대로' 따를 리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요즘 세태로 봐서는 나중에 자식들에게 키운 노고만큼의 무엇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
      (요즘은 노후준비 안 해둔-자식들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부모를 둔 처녀총각들은 결혼하기도 힘들다는
      글을 보았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걸 보고 어이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자식을 노후대비용으로 키우는 건 아니지만,
      부모가 자신의 모든 것을, 젊음과 힘과 돈과 다니기 싫은 직장생활과 부모의 개인적 욕구를 다 바쳐가며 자식을 키우고 나면
      그 자식들 시집장가 가는 데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또 필사적으로 사는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자식에게
      조금도 손 내밀지 않고요. 손익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자식을 키우는 건 그 부모에게 손해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그런데도 아이를 그렇게 갖고 싶냐는 것이었어요.
      아마 게시판 분위기가 달라서 더 이렇게 유연한 답을 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자주 들르던 주부 대상의 게시판도 그렇고, 아무튼 많은 기혼 여성분들은 아이갖는 걸 너무 당연시하고,
      아이가 엄마 인생의 최우선이어야 하고(남편보다도), 라면포퐈님 답 주셨지만 모유수유 안하면 모성애 없다고 죄인시하고...
      이러더라구요.
      저는 지금 제 남편만도 제가 많은 에너지(애정이든, 실제 생활하면서 그럭저럭 괜찮은 가정생활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든)를 쏟아서
      살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연애할 때에도 그랬고, 결혼생활은 더욱더 그래요. 저는 사람한테 에너지를 쏟는 게 힘들어요.
      저는 분명 제 아이가 생기면 그 이상의 에너지를 쏟을 텐데, 생각만 해도-솔직하게 표현하면- 끔찍해요. 내 살과 피를 준 아이라고는 하나,
      한 '사람' 에게 또 에너지를 다 쏟을 생각을 하면, 그리고 제 모든 걸 걸 생각을 하면 무서워요. 그렇다고 제 자식에게 쿨해질 자신은 없구요.

      다행히 남편이 저와 지금은 뜻이 같지만, 언제 또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는 거고..(주로 남편쪽들이 먼저 아기 하나 생겼으면 한다더군요)
      그리고 시아버님이 정말!막강하세요. 단지 아이를 안 갖는다고 채근하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결혼직후부터 지금까지 아주 확고하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
    • 돈이나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 손익을 따지자면 미선나무님 말씀이 맞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걸로 가늠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죠.
      저는 미선나무님을 설득할 마음은 없습니다만(그래야할 이유도 없죠),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모든게 플러스 마이너스로 구분지어질 수 있는건 아니죠.

      저는 나중에 제 딸이 결혼하는 모습도 보고싶고, 아이를 낳아서 제가 산후조리도 해주면서 제가 가졌던 기쁨을 아이도 가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딸아이가 결혼도 싫고 아이도 싫다고 하면 그 나름대로 존중은 하겠지만.
    • 근데 아이를 갖는 게 이해타산의 맥락으로 설명이 될 수 있는 건가요? 결혼이나 이혼 등의 문제처럼 머리로 딱 떨어지게 계산하는 건 불가능한 영역의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손익의 근거로 삼는 것들도 마음가짐에 따라 힘을 달리 받잖아요. 꼭 어떤 이유들이 있어서 아이를 갖고 싶고 아니고는 아닐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 상당히 어렵겠죠.
    • "부모님 만족시키는 게 님 인생의 주요관심사가 아닌 바에야, 아이 갖는 문제를 상의할 유일한 상대는 배우자뿐"이라는 브루넷님의 말씀에 큰 깨달음 얻고 갑니다.
    • 전 처음에는 예쁜 딸을 낳아서 저희 엄마가 저에게 해주신 것 처럼 해주는게 소원이었다가, 결혼할 즈음 해서는 남편 닮은 아이를 낳고 싶어져서 아이를 가졌어요. 그당시 직장에 대한 집착이 없기도 했고요.
      막상 임신하고 애 낳아놓고 키우니까,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그래도 점점 애가 커가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보니 이겨낼 만은 하더라구요.
      외동은 좀 그렇지 않냐 해서 별 생각 없이 둘째도 가졌습니다. (딸이 갖고 싶기도 했고요) 입덧이 심해서 체력이 더 딸리니까,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모성의 관점에서 보면 전 이기적이고 나쁜 엄마일거예요. 솔직히 지금이라도 애들 하나도 없었어도 그것도 나름 자유롭고 편했을거야, 라는 생각 하고 있고, 얼른 시간이 흘러서 애들이 쭉쭉 커서 학교에 들어가서 내 시간이 좀 생겼으면 싶고 하거든요.(물론 애들이 밉거나 없어졌음 하는건 아닙니다. 그래도 시부모님께서 애 대신 본다고 며칠 데리고 계시니 너무 편하고 좋네요.^^;;)
    • 아이를 갖고 그래도 최소한 남들 보기엔 그럭저럭 잘 사시는 분들 보면 성격이 유하고 보수적이고 정해진 틀을 벗어날 수 없으며 사회적으로 메이저에 속하는 그런 분들이 그러하더라구요. 애 때문에 고생해도 다들 그런거고 이 때 쯤 결혼하고 결혼하고 나면 애를 낳고 키우는게 옳은 거지- 하는 분들이요.
    • 어제 마당을 나온 암탉 보니까 왜 애를 갖고싶어하는지 알거같았어요
    • 애 좀 낳았다고 보수적인데다 정해진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소릴 들어야 하다니, 일반화가 너무 심하군요.
    • ㅎ 이건 그냥 받아들이는 차이같은데요?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를 키우고 잘키워내서 시집장가 보내는 과정까지를 다 숙제로 보거나 필요치 않게 느낀다면, 그건 그사람의 사고방식이고..
      그냥 가족이 하나더 생기는게 기뻐서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냥 귀엽고, 또 어떨때는 내 아이에게 형제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둘째를 계획한다거나, 그 삶의 과정 자체를 낙이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고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죠.
    • 나메/ 컥 그건 너무 심한 일반화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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