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 배반 투표'를 '멍청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자신이 속한 계급,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는 투표 행위를 계급 투표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투표 행위를 계급 배반 투표 행위라고 하겠습니다.
계급이라는 용어의 적실성이 의심스럽다면,
경제적(화폐적) 이익 투표 정도로 바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사실관계부터 대충 살펴보는 게 좋겠죠.
한국에서 계급 투표 행위의 설명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지만,
일단은 아래 글타래를 일람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http://djuna.cine21.com/xe/13882

계급 투표와 관련해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소득하위계층의 투표인 것 같습니다.
소득상위계층의 투표는 대체로 계급투표의 설명력이 큰데,
소득하위계층의 경우는 그것이 상대적으로 훨씬 작기 때문이죠.

저는 손낙구보다 계급투표의 설명력을 훨씬 낮게 평가합니다.

여러 가지 근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투표율은 이사 주기(주택소유여부)나 선거일 휴무 여부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지만,
지지 성향은 그렇지 않은데도,
계급 배반 지지 성향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의 목적상 논의의 범위는 계급 투표가 아니라 계급 지지 성향, 계급 배반 지지 성향으로 한정하겠습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얘기하고,
그 비율이 크든 작든,
이런 계급 배반 지지 성향을 어떻게 해석-평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두 가지 가설이 유력하다고 봅니다.

1) 계급 지지를 하고자 하나 잘 몰라서 계급 배반 지지를 한다 (소위 '바보'설)
2) 계급 지지가 아닌 다른 준거에 기반하여 지지를 결정한다


------ 이하 외근 복귀 후 작성하여 어조 변경 -----------------------


2)가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고 본다.


"바보, 멍청하다"라는 표현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계급 지지를 옳은 것으로 전제하는 공통점을 볼 수 있다.
주: http://djuna.cine21.com/xe/2743206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계급 지지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경제적-화폐적 이익 외 여러 가지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외모도 그 중 하나이다;;)

계급 지지가 계급 배반 지지에 비해 더 옳거나 가치 있는 것도 아니다.
경제적-화폐적 이익이 다른 것들에 비해 본질적으로 더 가치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어떤 비일관성이다.
선거, 투표, 지지 정당을 벗어난 맥락에서는
화폐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또는 화폐적 이해관계에 의해 예측되는 행동이 매우 흔하게 도덕적으로 비난받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대체로 진영 논리, 자기 이익 중심주의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이 자신의 화폐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나에게, 나의 진영에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거에서는 상대방이 자신의 화폐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나에게, 나의 진영에 이익이 된다.

어버이 연합을 조롱하고, 비난하지만, 그들은 철저한 계급 지지자들이다. 현찰을 받는다.
동시에 그들은 비화폐적인 준거로 봐도 충분히 한나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 계층이 계급 배반 지지로 욕을 먹어야 한다면,
어버이 연합과 강남의 계급 지지는 칭찬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들린다.
그들이 욕을 먹어도 싼 것은 그들의 투표가 타인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불성설이다.
그런 논리라면, 나의 정치활동은 한나라당 지지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나도 욕을 먹어야 한다.

나는 경제적-화폐적 이익 등에 기반하여 정당 (가)를 지지하고,
상대방은 다른 준거에 기반하여 정당 (나)를 지지하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피해를 끼쳤다거나, 상대방이 멍청하다는 주장을 하다니 참으로 놀라운 행태이다.

민주주의와 정의를 말하고 있으나, 결국
비 화폐적 준거로 판단하면 내가 옳고,
화폐적 준거로 판단하면 내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 외에 무엇이 남을지 생각해 봄직하다.

무조건적 상대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양비론도 아니다.
분명, 어떤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입장은 다원주의, 정치적 다양성의 이름으로 존중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다.
그러나 그 비율이 더 작을 지언정
분명 어떤 한나라당 반대자들의 입장도 명백한 엥똘레랑스에 해당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주고 받을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을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나 자신 
"자신의 (화폐적) 이익에 근거하여 의사 결정하라, 그리고 그것은 주민투표 거부이다"라고 쓴 바 있지만
나와 다른 선택을 하는 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의도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리버럴의 철학, 자유주의의 공리이다.


이상과 같은 근거에서 나는 한나라당 지지자, 전면 무상급식 반대자를 바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본다.
우선 상대방이 어떤 준거들에 어떤 가중치를 부여하여 정당 지지를 결정하는지 불확실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설득력 보강을 고려했으나 생략하기로 한다.
대신 유용한 일반론을 하나 덧붙이고자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 사용하는 용어와 그들의 의중에 있는 것이 항상 잘 대응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정치인이 좌파라서, 빨갱이라서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싫다고 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그런데 해당 정치인은 좌파가 아닌 경우 말이다.
이 때 우리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 비난(?)은 그/녀가 좌파라는 용어의 의미를 잘 모른다는 정도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그것이 비난받을 일이라면, 그로 인해 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 것이다.)

그/녀를 바보라고 할 수는 없다.
바보의 의미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라면 말이다.
(다른 의미로 바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는 있겠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체로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싫어하는 정치인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녀는 이 실체적 차이를 정확하게 인지한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개념화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좌파'라는 표현이 다소간 자의적으로 잘못 채택된 기표일 뿐, 그들의 선택에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다.

"내 돈으로 부자애들 밥먹이기 싫다"는 언표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기표 오류(?)들은 사실 양쪽 모두에서 나타난다.
여러 가지 예가 있겠지만,
목하 논의 중인 '바보'가 그런 식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당신은 바보야'라는 언표가 의미하는 바가
'당신의 입장은 다원주의, 정치적 다양성의 이름으로 존중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것 같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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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맥락에서 a, B맥락에서 b, C맥락에서 c를 비난하는 사람이 겹치는지는 모르겠다.
겹치는 사람, 혹은 특정 사례에 해당하는 사람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이 포함되는 개혁-진보 진영에서 흔히 관찰되는 대세적 비일관성을 환기하고자 할 뿐이다.
어버이 연합을 비판하는 사람이 그들의 계급 지지를, 계급 지지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
그들의 불법성, 폭력성, 엥똘레랑스에 대한 비판은 매우 정당하다.
비슷한 다른 유보 사항은 생략한다.

대강 정리해 보자.

계급 지지는 분명 예측력이 있으나 제한적이다.
계급 지지가 더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지지자든 반대자든 계급 지지와 비계급 지지(계급배반지지)를 섞어서 구사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그에 기초해서 비교적 일관성 있는 선택을 한다.
교육-교양-언론이 그들의 선호에 미치는 영향도 분명히 있으나, 일방적이지 않다.
그들은 그들의 선호에 부합하는 언론을 택한다.
계급, 즉 경제-화폐적 이익으로 환원되지 않는 이 선호를 충분히 존중하고 잘 이해-분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급 배반 지지 = 멍청한 지지 로 뭉뚱그리는 것은 여러 면에서 옳지 않다.
끝까지 그들을 설득하지 못할 값에라도 시민적 미덕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개념과 용어를 둘러싼 논쟁, 특히 구호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매력과 대안(능력)이 더 중요하다.

'나의 입장과 당신의 입장은 매우 다르다. 나는 당신의 입장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신은 바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보요 꼴통이다.
좌든 우든 바보와 꼴통은 되지 말자.
결국 내가 상대방에 대해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꼴통이 아니라는 것 뿐, 다른 차이는 공존, 존중해야 하는 것들이다.
당신이 자신을 개혁적,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개혁적 진보적 가치를 추구했었든 아니든
당신이 꼴통이라면 아웃이다.
꼴통아닌 보수보다 나을 것이 없다.

한국은 자유주의 만세 사회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가장 결여된 것 중 하나가 '자유주의의 합리적 핵심', 즉 꼴통과의 명확한 차별성이다.
한국은 아직 "나님 짱, 너님 꼴통 바보. 끗."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비율이 너무 높다.

주: '자유주의의 공리'는 호레이쇼님의 표현, '자유주의의 합리적 핵심'은 진중권의 표현을 차용.
    • 문제는 그게 아니라 그게 계급 지지인 것으로 오해하거나 자신은 그 계급이 아니라고 믿고 한다는 거죠.
    • A.
      1) 계급 지지를 하고자 하나 잘 몰라서 계급 배반 지지를 한다 (소위 '바보'설)
      2) 계급 지지가 아닌 다른 준거에 기반하여 지지를 결정한다
      이 두가지 중에 2에 근거해서 투표하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보았고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게 진보진영의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B.
      하지만 mad hatter님 말씀 처럼 그게 계급 지지인것으로 오해하거나 자신은 그 계급이 아니라고 믿는다던가
      계급적 이해관계가 아닌 다른 가치를 선택한 이유가 계급적 이해관게에 대해서는 잘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
      즉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무관한 정치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계급과 다르게 투표하는 경우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을 이해하고 B를 설득하는게 진보 진영이 해야할 일이겠죠.
    • 최근 며칠 간의 게시판 분위기는 1번으로 답이 정해진 시험문제인데 왜 너는 2번에 마킹하고 우리 어머님은 짜증나게 2번에 마킹하냐며 계몽 운동이라도 벌이는 느낌이에요

      물론 오 시장님께서 너무너무 뻘짓을 많이 하셔서 나머지 서울 시민이 하나로 뭉친 것도 있겠지만.. 똘레랑스-엥똘레랑스 관점에서 바라보면 좀 메스껍죠..
    •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는 계급에 대한 이해가 적습니다. 단지 잘 사냐 못 사냐로 갈립니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들어서서 계급이라는 게 조금은 애매해졌지만서도 서양에 비하면 확실히 적은 편입니다.

      파견직이나 계약직, 중역노동을 하기는 싫고, 누구나 CEO나 부자는 되고 싶어하죠. 자기계발 강좌나 책이 높은 판매고를 유지하고, 온갖 세속적인 잣대와 조건이 판을 칩니다. 별의별 것이 기준이 되죠. 우리 사회는 그렇습니다.

      그러니 물욕과 더불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의 자유주의적 특색을 고려합니다. 따라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건 현실상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 직업시장은 확실히 서열/계급화로 분류정리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비율적으로 원인을 구조에서 찾기보다는 개인에게서 주로 찾습니다. 그냥 어쩔 수 없다고 볼 수밖에...정치는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암덩어리와도 같달까. 보이지 않아서 그런 거죠.
      • 죄송한데 무슨 얘기를 하시고자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돼요 특히 마지막 단락;;
    • 잠깐 사이에 레옴님이 잘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본문에서
      "한나라당 지지자, 전면 무상급식 반대자를 바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본다."라고 했듯
      그런 사람이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흔히 빠르게 결론 내리는 것처럼 비율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계급 반대 투표를 한다는 것만으로 나에게 피해를 입히니 바보 소리 들어도 싸다는 주장도 있었고요.
      강조점이 약간 다른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문에서 생략했던 근거들을 약간 덧붙이겠습니다.

      이번 무상급식 투표는 약간 예외적인데,
      일반적으로 소득 하위 계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근거로 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너도 나도 국익을 더 많이 얘기하지 나의 이익을 더 많이 얘기하지 않아요;;
      그리고 경제적 번영이 대표적인 국익의 구성 요소이지만 다른 요소도 많이 포함됩니다.

      또 한 가지.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게 반드시 계급 배반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동영이나 권영길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나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저소득층의 믿음이 있다면 그것이 반드시 비합리적인 예측일까요?
      역시 강조점에 따라 달라지는, 정답 없는 문제입니다만,
      저는 이명박으로부터 표를 뺏어올 만한 매력, 대안(능력)을 확신시키지 못한 야권의 책임도 크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상당히 예외적인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다른 글에서 밝혔듯,
      소득재분배 효과만 보면, 전면 무상급식보다 제한적 무상급식이 더 낫습니다.
      "내 돈으로 부자집 애 밥 먹이기 싫다"는 중산층의 언표는
      매우 희미하게나마 그런 진실에 대한 감지에서 나오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 우선 우리나라 계급투표 관련해서 얼마전에 본 재밌는 블로그 글부터 소개할게요.
      http://sovidence.tistory.com/441

      저 포스팅 요지는
      1) 우리나라도 대체적으로 계급투표 한다.
      2) 단, 그 못지 않게 '연령투표'(?) 성향이 더 쎈데,
      3) 우리나라는 노년층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겹친다
      4) 그래서 언뜻 서민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 그리고 이 포스팅은 하위계급의 계급 배반 투표에 '꼴찌 혐오' 요인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http://foog.com/10773/

      사람들이 계급 배반 투표를 하는 건 이래저래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정도. 레옴님 덧글의 B가 복잡하다는 내용이겠네요.
      • 일전에 어떤 경제학과 교수가 엉뚱한 사실을 근거로 “불편한 진실” 운운하며 엉뚱한 글을 쓴 적이 있었지만 << 혹시 이 얘기가 뭘 말하는지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궁금하네요
    • 호레이쇼님꼐서 말씀해주신 "노인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다"는 이야기는 계급이 아니라 다른 기준에 근거한 지지라는 설명이 맞아떨어지는 부분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보 진영의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는것 같구요. 박근혜의 높은 지지도라던가 어버이 연합에 들어가서 취재해봤더니 자발적으로 진심으로 일하는 분들도 많더라는 기사 같은것이 이런 부분을 지지해주고 실제로 어느정도 연배가 되는 분들 특히 전쟁과 박정희 시기의 화려한 경제 개발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는 이 부분이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젊은 층의 경우에도 이런 설명이 가능할까 하는 부분에서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그들이 정말 경제적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들을 바탕으로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가. 물론 그런 사람들도 없지는 않겠죠.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요인들이 작용할 소지가 많은 사람들이고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가 확연하게 드러난다면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배관공 조 같은 사람들(조와 같은 이유로 계급 배반 투표를 하는지 또 다른 이유로 하는지는 몰라도) 역시 분명 존재한다고 보는거죠. 저는..

      뭐 여하튼 바보라고 부르는 것은 A인 사람들을 이해하는데에도 B인 사람들을 설득하는데에도 도움이 안되긴 마찬가지겠죠.
      • 여러 면에서 동의합니다
    • 호레이쇼/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재미있네요.
      두 번째 링크는 본문을 이해하기 어려워 기사 원문을 읽어보겠습니다.
      배관공 Joe는 미국 대선 때 맨큐가 쓴 글에서 따온 표현일 거에요.
      (저도 전에 언급한 적 있는데, Joe the Plumber mankiw 로 구글 검색해 보세요.
      토론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미국을 이상화해서 보지는 않습니다만, 지식인 사회는 더 나은 것 같아요.)

      바이커님 분석을 전국 단위로, 다른 지역별로 돌려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 김리벌 님 글이나 레옴님 덧글에 거의 대부분 다 동의하는데요.
      항상 그랬지만; 각론 들어가면 저는 김리벌님보다 개인의 '합리성' 측면을 더 못 믿는 것 같아요.
      '바보'라는 단어에 톤을 낮춰 '자신의 선호나, 자신의 (투표)행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미로 쓰면요,
      합리의 틀을 벗어날 정도로 그런 걸 잘 모르고, 그래서 그걸 잘 아는 자들에게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무슨 근거로 자기자신보다 당신이 그들의 선호를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일반적인 답변은 사실 궁색하죠.
      그래도 살면서 겪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 진짜 그럴 때가 참 많단 말이죠.

      그래서 각자 선호에 따른 표결도 중요한데, 그 전에 충분히 '정보제공'이라고 해야 하나 '설득'이라고 해야 하나 혹은 거부감이 동반되지만 '계몽'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위의 물으신 '불편한 진실' 사례는 저도 모르는 일이네요.
    • 호레이쇼/
      제 생각에는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제가 부러 사용한 '합리성'은 사후적이고 기능적인 개념이니까요.

      말씀하셨듯, 자신의 선호를 잘 모른다는 것은 개념화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대신 편리한 대체 개념이 있는데, 정보집합에 제약 조건이 있다고 보면, 각 현상을 동등하게 번역 가능할 것 같아요.
      "자신의 (투표)행위가 미치는 영향", "오세훈의 실체"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입장을 취했다고 봐도 되니까요.
      그런 경우, 정보제공, 설득, 계몽은 가치 있는 정보 생산 유통이기 때문에 적극 격려됩니다.

      그런데 새로운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도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혹은 끝내 새로운 정보 습득 자체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선호가 그렇다, 그 선호에 따른 합리적 선택이라고 보자는 것이죠.

      왜 이런 용법을 쓰는지는 정책적 함의와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누구의 선택은 합리적이고 누구의 선택은 비합리적이라면,
      비합리적인 선택에 대한 규제 당위를 함축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투표권 제한, 정동영의 어르신 발언 같은 거요.
      이런 의미에서 기능적인 목적으로 합리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거죠.

      정보제공, 설득, 계몽 까지는 OK, 규제는 반대.

      정보제공, 설득, 계몽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 자신의 글도 그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요.
      (강한 계몽주의의 혐의를 벗을 수 없죠.)
      그 과정에서 준수하기를 바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정도죠.
    • 새로운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도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혹은 끝내 새로운 정보 습득 자체를 거부하는
      이 미스테리한 입장들에 대해서는 이성과 계몽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남겨 두자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문장 하나를 인용하려고 했는데, 잘 안 찾아지네요.
    • 김리벌/
      죄송합니다. 갑자기 나가야 돼서 글을 간추려서 써서 그런데. 말하고자 했던 건 이러합니다.

      1. 한국은 계급 의식이 없는 편
      2. 직업의 귀천이 이미 일반적임
      3. 원인을 구조가 아닌 개인에게 돌림
      4. 정말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숙고가 있는가하는 의문점
    • Josh/ 네 이제 잘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호레이쇼/
      자기 전에 '꼴찌 혐오' 기사 원문을 읽었는데, 제가 블로그 포스팅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게.. 명백한 오역이 포함되어 있고, 번역이 전체적으로 정확하지 않더군요;; 2문장만 읽어도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중단했었는데 원문을 보니 무슨 얘기인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민들이 우익정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단초"도 읽어 보았는데,
      호레이쇼님도 아시겠지만,
      구제금융을 부자친향적 세출의 대표 사례로 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라이시가 전하는 Tea Party 지지자만 그렇게 보는 것인지, 라이시나 블로거분도 그렇게 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제금융을 매우 일관되게 강력히 반대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하이에크주의자들, 오스트리안 경제학자들입니다.
      다른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민주당(liberal)이든 공화당(conservative)이든
      하이에크주의자들의 논리의 한 핵심에 동의하지만
      그 논리에 입각하여 구제금융을 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포함한 경제 전체가 입을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한 차악으로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것이고요.

      그 점을 제외한 라이시의 논지 일반에는 동의합니다. 말하자면, 구제금융도 서민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서민 보호 정책의 예입니다. 부자도 동시에 보호해서 그렇지..

      +)
      여담이지만 로버트 라이시는 [Beyond Free Trade] 등에서 넓게 보아 장하준류와 비슷한 주장을 많이 하는데
      크루그먼은 이를 여러 차례 대차게 깠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무역에 대해 자주 글을 쓰고 발언하는 지식인들이 가장 기본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전적으로 무지하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전적으로 무지하며, 그들의 독자들도 그렇다."

      라이시를 예스24에서 검색해 보니 국역된 책만 5권이 나오네요. 대단합니다.

      http://www.foreignaffairs.com/articles/37402/robert-b-reich/beyond-free-trade
      (프리미엄 기사인데, 메일로 전문 pdf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 김리벌/ 아 너무 늦게 봤네요. 요새 듀게를 폰으로 많이 해서 지난 글 팔로업을 많이 못했습니다.
      1. '명백한 오역' 부분은 제 영어나 경제학 능력으로는 확인해 볼 엄두도 안 냈는데, 소개해 드린 입장에서 죄송합니다;

      2. 저도 '구제금융을 부자친향적 세출의 대표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는 말씀에, 말씀하신 맥락에서 동의하는데요,
      다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무리한 영리 추구 행위를 무한히 옹호하고 일 생기면 돈으로 틀어막아주는 게 관례로 자리잡는다'고, 구제금융 자체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구제금융이 기업 규제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면 사실상 부자 지원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서 비난하는 부자 지원은 '오스트리안 경제학'도 아니고 그냥 정경 유착(?)이고요.

      2-2 (라이시도 구제금융을 부자세출로 보나?) 저 글만 읽고는 Robert Reich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멍청한(?) 티파티 지지 (가난한) 대중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 같아요.

      3. PDF 파일은 보내주셔도 제가 잘 읽을 자신이 없습니다; 퇴근해서 생기는 몇 시간의 여유는 피아노와 지금 읽고 있는 800페이지 짜리 책에 온통 할애를 ㅠ_ㅠ
    • 위에서 얘기된 '꼴지 혐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글의 댓글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http://djuna.cine21.com/xe/2770685

      호레이쇼/
      1. 아닙니다. 오역이었지만 사소한 내용이었고, 덕분에 좋은 기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 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4. 피아노라니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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