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말씀

 

외할머니랑 자라면서 정말 가끔 뜻모를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애를 키우며 나이 먹어가는 요즘 할매말씀이 떠올라요.

새삼 무슨뜻이었는지 깨닫게 되는것중의 하나가,

걸뱅이끼리 쪽박 깬다,  보재기 잡아 찢는다라는 건데요.

옛날 주택이 쭉 늘어서 있는 골목길에는 꼭 하루에 한번씩은 어느집에서 난리가 났어요.

계주가 돈 갖고 튀어서 아줌마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저주하며 머리끄댕이를 잡는다거나,

그날따라 심기가 몹시 불편하신 어느집 엄마가 평소와 똑같은 질과 양의 장난을 치던 아이들을 무참히 잡는다거나,

별볼일 없어보이는 부부가 서로가 서로를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장본인은 너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등등요.

그때마다 우리 할머니는 "아이고 걸뱅이 새끼들끼리 바가지를 엎는다 엎어"  " 거러지들이 지 보재기 지가 잡아째고 있다"라고 혀를 끌끌차셨는데,

솔직히 어린 제 귀에 먼 소리인지 가물가물했습죠.

할머니께 무슨뜻인지 물어봐도 뜻모를 말씀만 하시고...

 

그런데 요즘 저말이 무슨말인지 참 잘 알겠어요.

뭐 고전떡밥인 남자군대 가산점 이야기나오면 여자는 애를 낳는데라는 것도 그렇고,

무상급식도 그렇고,

애구 할머니 음성이 자동지원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생각이 나는 분은 엄마 아빠보다 할머니네요.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사람은 싫다고,

새가 되어서 펄펄 날고 싶다고 하시더니 할머니처럼 작고 연약해보여도 눈빛만은 반짝반짝한 귀여운 새가 되셨을래나...

    • 하물며 있어도 끼리끼리 싸우는데 없는 사람끼리 싸우지 않고 살면 어디 그게 온전한 세상이겠습니까?
      할머니 다시 태어나시면 나중 나중에 저도 다시 태어나서 한번 뵈요 할머니는 새 전 그냥 또 사람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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