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후적 독해"가 뭔가요?

언제부터인가 주변 여기저기에서 "징후적 독해"라는 단어가 말 그대로 범람을 하고 있는데 이 단어는 대체 무슨 뜻인가요?

    • 말도 안되는 소리죠. 쓴 사람도 뭔 소린지 모르고 썼을 겁니다.
    • 잠익2/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다는 아닌 것 같더군요.
    • 알튀세의 'lecture symptomale' 개념의 역어겠죠.
      범람까지 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도매급 단정의 자신감이 궁금하군요.
      • 네 압니다. 저런 번역이 넘쳐나기 때문에 인문학이 싫어질 뻔했던 사람입니다..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다면 좋은 말을 만들 때까지는 차라리 외국어를 그대로 쓰고 주석을 다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 아, 정작 뜻을 얘기하지 않았네요.
      일천하지만 제가 아는 걸 토대로 싸잡아 말하자면,
      텍스트가 말하는 게 아니라 말하지 않는 걸 읽어내는 것...
      이라고 하자니 아주 많이 불충분하고 미진한 설명.
    • dos님의 의미가 맞다면 '징후적 독해'라는 조어는 참 멍청하군요. 전혀 그런 뜻을 읽을 수 없는 조어인데요?
      징후적독해라는 말을 굳이 한번 풀어 말하면 징후로써의 독해라는 말 아닌가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던 징후적독해라는 말은 한마디로 비문같군요.
    • 원어가 그렇단 뜻인가요? 아니면 역어가?
      일단 제 설명은 제가 밝혔듯 너무 싸잡아 설명한 거고...
      역어의 문제라면 개념어의 번역 중에 적절하고 딱 들어맞는 경우를 찾기가 더 어려울 껄요?

      보통 이런 식이죠.

      그냥 원어로 쓰는 게 정확하겠지만 것도 민망하니 그럴싸한 역어를 찾아본다.
      새 단어를 만들기도 어려우니 그냥 잘 안 쓰이는 엇비슷한 단어 하나를 골라 쓴다.
      그런데 사실 그 단어의 원래 의미는 그 뜻도 아니다.

      이제는 정말 많이 쓰이는 '담론'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논의함.
      2.<문학>소설에서, 서사 구조의 내용을 이루는 서술 전체.
      3.<언어>한 문장보다 더 큰 일련의 문장

      정말 기막히고 황당하죠? 그런데 원래 '담론'의 뜻이 그거 맞을 겁니다.
      그냥 '디스꾸르'라고 쓰기도 민망해서 잘 쓰지도 않는 단어인 '담론'이란 단어를 골라 쓴 게 이리 된 거죠.
      물론 이제 국어 사전을 고쳐서
      0.'디스꾸르'의 역어로서... 가 들어가야겠지만...
    • 담론이 여기서 언급될 필요는 없어보이고,
      징후적 독해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이 멍청해 보인단 말입니다.(저렇게 멍청하게 말을 만든 프랑스인이나, 굳이 징후적 독해라고 빡빡하게 번역한 역자나)
      조어를 제대로하는 것도 재능이 필요한 거거든요. 징후적 독해라는 말처럼 벙찌는 조합 참 드물어보입니다.
      dos님의 해석이 맞건 틀리건 간에 징후적 독해라는 표현 자체가 오류로 보이는데요. 가령 '무지향성의 자판'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려요.
    • 네... 번역이 문제가 아니라 알튀세의 신조어(알튀세가 처음 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자체가 문제라는 뜻인거죠?
      뭐 저도 학자들이 신조어 만드는 걸 무슨 업적인 줄 아나보다 싶은 비아냥이 들 때가 종종 있긴 합니다.
    • 구글링 하니 이런 문헌이 뜨는군요.


      사실 징후발견적 독서란 문학연구에서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분석의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모두 알고 있는 대로 이 개념은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인 루이 알튀세르가 ‘문제설정(problematic)’이라는 개념과 함께 제시한 비평적 방법이다.
      알튀세르의 ‘문제설정’ 개념은 “질문 속에 답이 있다”라는 통속적인 문장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능한 답변의 형태는 결정되기 마련이다. 이 질문의 형태 속에는 동시에 그것과 조응하여 제시되기 마련인 답변을 둘러싼 ‘암묵적인 전제’나 가정이 숨어 있다. 그러므로 문제설정은 기대되는 답변만을 ‘선택’하고, 그 이외의 것은 ‘배제’하게 만든다.
      알튀세르의 징후적(symptomatic) 독해란 담론을 통해 이데올로기적으로 조작된 문제설정을 해체하기 위해, 텍스트의 표면에서 배제된 ‘징후’를 극대화시켜 드러내는 일종의 해체독법이다. 알튀세르는 다른 구조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텍스트는 모순적인 이론과 이데올로기들이 교차하는 갈등의 장이자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는 문제설정을 해체시켜 질문들의 체계가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와 텍스트의 무의식 구조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폐되어 있는 텍스트의 ‘징후’를 해석함으로써, 담론의 보이지 않는 ‘문제설정’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징후발견적 독해'와 '징후적 독해'는 완전히 다른 말인데, 도대체 '징후적 독해'란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난망.
    • 그런데 '징후적 독해'를 대체할 그럴듯한 단어가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한국어학자나 암튼 외국어라도 그 나라 어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개념어를 새로 만들다보니
      뭔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측면이 없지 않잖아요.
      데리다의 차연도 그 원어나 번역어나 몽땅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대체할 적절할 다른 말도 없고.
    • '징후적 독해'야 정신분석학에서 환자 다루듯 텍스트 다루는 측면에서 나온 말일 텐데요. '징후발견적 독해'란 말은 처음 들어봐서 할 말 없고요. 그런 말도 쓰이나.
    • 아뇨, 담론이나 차연은 일단 말은 됩니다. 그 의미를 어느 정도 경향성에 맞춰 따라가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징후적 독해라는 말은 전혀 납득이 안되네요. 전혀 다른 뜻인데요. 위에 언급했듯이 그냥 징후발견적 독해라고 표현하는게 낫죠. 저는 '징후적 독해'라는 조어에서 '징후를 포착하는 독해"라는 의미를 전혀 읽을 수 없거든요.
    • 저 문헌은 서강대 대학원이 출처라는군요. 전혀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건 아니겠죠.
    • 엉뚱한 소리로 들리지 않고요. 옮기신 문헌은, 징후적 독해는 징후발견적 독해이다... 라는 얘기잖아요.

      우스개 같은, 그러나 우스개만이 아닌 말을 덧붙이자면,
      '징후발견적 독해'보다는 '징후적 독해'가 두 자나 짧거니와 훨씬 신조어스럽죠.
    • " 옮기신 문헌은, 징후적 독해는 징후발견적 독해이다... 라는 얘기잖아요."

      dos/맞아요. 그렇다는 소리에요.그런데요?
      의미가 적확하지 않다는 의견에, '경제적이고 신조어스럽다'는 의견은 말씀하신대로 정말 우스개로군요.
      • modify 님 의견에 공감하며..

        우리말의 한자어 중에는 명사이면서 서술적 의미를 포함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다"를 붙일 수 있는 종류의 단어들이요. 이런 단어는 굳이 '하다'를 덧붙이지 않아도 신문의 표제 등에 쓰여 서술적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symptom의 역어 '징후, 증상'은 서술적 의미가 없습니다. 징후(증상)가 "나타나다" 증상을 "발견하다" 와 같은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하다" 보다 어휘적 의미가 뚜렷한 동사(나타나다 등)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징후로서의 독해, 징후의 성격을 지닌 독해' 와 같은 의미가 아니라면 "징후적 독해' 라는 말은 말이 안됩니다.
        징후를 읽어낸다는 뜻이라면 modify님 말씀대로 징후 발견의 독해가 더 적절한 용어라 생각되고요.
        '적'의 남발이 일본어의 영향인지는 불분명하나 (일본어에는 '적'이 상당히 많이 쓰이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그런 식의 쓰임이 없습니다.
        저는 말의 순혈주의를 주장하지도 않고 필요에 따라 외국 어휘를 들여오거나 신어를 생산하는 일은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어의 통사 구조를 무시하거나 원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전에 나오는 뜻으로 대충 번역하는 풍토는 우리 인문학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잠익2/ 알튀세르의 저서는 안 읽으신 것 같은데 무슨 근거로 '말도 안되는 소리죠. 쓴 사람도 뭔 소린지 모르고 썼을 겁니다.'라고 함부로 단정짓는지 모르겠네요. 자신도 그 개념을 정확히 모른다면 함부로 단정지어선 안되는 거 아닌가요?
      • 네, 전 그 용어의 개념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어의 통사구조상 그런 조어법은 매우 어색합니다.
        번역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표현이 좀 과했습니다.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고, 번역어에 문제의식을 갖더라도 이미 널리 쓰이게 된 말은 그냥 쓸 수밖에 없지요.
        예전에 문학 강의를 들었다가 질린 적이 있어서 그만..
    • 아... 정말 말도 안되게 어렵네요..
      예전에 데리다, 라깡 이런 사람들이 유행이라 읽어봐야 할 것 같아서 펴봤다가....
      도저히 그 뜻을 짐작할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찬 페이지를 쳐다보며,
      이건 도저히 써먹을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며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처럼 텍스트에서 증상 혹은 징후(모순, 장애 등의)가 발견되면 텍스트를 문자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신호, 증상으로 여기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군요.
      어쨌든 "징후적" 이라는 말은 이상합니다. symptom이 '징후'이고 symptomatic이 형용사니까 '적'을 붙이면 된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기계적 번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une lecture symptomale 이나 symptomatic reading이나 다 비슷한 말같긴 합니다만.. 어찌보면 별로 틀린 번역이 아닐 수도.. ;;
      철학은 어렵군요.
    • 그리고 번역을 문제 삼고 싶다면 그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최초의 번역자를 비판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원글은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하는 글이니 정말 문제삼고 싶으면 따로 글을 올리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 인문학과 거리가 있는 사람인데 대충 보니 행간을 읽다 정도 되는 말인듯 하네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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