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독서모임] 스탠드

오늘 이야기 나눌 책은 스티븐 킹의 스탠드 입니다.

 

 

 

지난주에는 제가 깜빡하고 시간을 놓쳐서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구요.

 

오늘은 스티븐 킹의 장편 소설 스탠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어보아요.

 

    • 개인적으로 세계 종말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그래서 스탠드의 앞부분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뒤로갈수록 종교적인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ㅠ_ㅠ 뭐랄까 낡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재미있지도 않아요. 지금까지 느슨한 독서모임에서 스티븐킹의 책을 몇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중 제일 별로네요..
    • (모임 회원은 아니지만) 예전에 읽으려고 했다가 몰입이 안 돼서 포기한 상태예요. 다들 극찬을 해서 앞부분은 좀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있나 보다 하고 언젠가 다시 시도해야지 했는데 앞부분이 오히려 재미있으셨다니.ㅠ.ㅠ
    • 예전에 읽어서 내용은 거의 기억 안나는데, 전 왕서방 책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서사적인 맛이 너무 흠뻑 느껴져서 마지막 권을 덮으니 너무 허무하더라구요. 즐겼던 세계가 끝난 느낌이 쓰르르 했습니다.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나니 여기 구석에 숨어서 다른 분들 이야기 하는거나 엿들어야겠네요.
    • 전 다크맨이라는 순수한 악의 존재가 납득이 되지 않아요. 일종의 납득할 수 없는 한계, 벽에 부딪힌 기분이랄까..
      스티븐 킹의 책들이 이성적인 이해의 범위를 벗어난 공포에 대해서 많이 다루었고 그런 맥락에서라면 이해하지 못할것도 아니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세계 종말과 종말 이후의 생존이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에서 이런식의 절대 악이라는 개념은 너무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종말이라는 상황이 순수한 악이라는 존재를 너무 순진하달까 유치하게 만들어버리거든요.
      그냥 이유도 목적도 없는 순수한 악이라는데 페니실린이 무슨 소용이고 발전기가 무슨 소용인가요.
      마치 카우보이 vs 에얼리언을 볼때 느낄 수 있는 뜬금없는 기분? 전 그런 느낌이더군요.
    • 사실 저도 이 소설에서 SF와 판타지를 섞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전 그냥 SF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미있기는 한데, 종종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저는 요즘 스탠드를 능가하는 종말론 소설이라는 광고가 딸린 '스완송'을 읽고있는데 이건 스탠드의 마이너카피에 다크타워 연작의 영향까지 보이더군요.

      스탠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시리즈의 다크맨은 스티븐 킹 세계관을 관통하는 악역의 또다른 인격체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 강대함에도 대적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두려움이 이 이야기의 포인트라고 느꼈어요.
    • 서사적인 부분은 책에도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가 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일종의 성경을 생각하며 글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스티븐 킹 버젼의 성경이랄까.. 제가 성경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어서 뭐라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마더 에비게일이 고행하는 모습도 그렇고.. 많은 것들이 이미 준비된 그분의 그림을 충실히 따르고있구요. 그런데 성경에서도 다크맨처럼 인격화되고 구체화된 악마가 존재하나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어본것 같아서 궁금해지네요.
    • 신과 악마를 그 정도로 노골적으로 등장시킬 거면 차라리 전반부를 좀 줄이고 종교적인 주제를 더 밀고 나가보지 싶었어요. 저는 이것보다 더 신비주의적인(또는 주술적인) 설정들도 즐겨볼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아쉽더라구요.
    • 오늘 4권까지 읽었습니다. 4권부터가 정말 본격적으로 종교적인 느낌이 나는것 같아요. 3권까지는 심심하면 나오는 폭력사태 - 이를테면 강간이라던가 하는 - 때문에 아 보지 말까.. 하는 느낌이었다가도 가만히 있으면 궁금해져서 다시 찾아 보고 있는데요. 4권까지 오니까 어떻게든 끝까지 봐야겠다! 라는 마음이 생기네요. 워낙 길어서 다 읽고 나면 허무한 기분이 들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언제 다 읽으려나 ㅠ.ㅠ)
    • 다크맨을 제외한 스튜라던가, 프레니, 헤럴드, 쓰레기통 맨 등의 등장 인물들에 대한 묘사나 성격은 참 좋았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애착내지는 안타까움을 느낀 인물은 헤럴드 ㅠ_ㅠ
      뚱뚱보 못난이지만 아는것도 많고 문제 해결 능력도 뛰어나잖아요. 성격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지만 아직어리고 얼마든지 다듬어질 수 있는 원석같은 존재였다구요.
      꼭 이렇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존재가 되어야했나요. 슬픕니다.
      그래도 마지막 자살 장면에서는 그래 넌 멍청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멍청인줄 아는 똑똑한 멍청이야.. 라고 위안을...
      제가 이런 식의 인물에 좀 애정을 느끼는 편인것 같긴해요. 사계중 여름에 해당하는 우등생의 주인공에게도 조금 그랬고.. 이것도 취향이라면 취향?
      애증과 안타까움 등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로 만들고자했던 뻔한 작가의 의도에 걸려든걸지도 모르겠지만요..
    • 레옴/ 바알세불이라고 있을 거에요.(마 12:24) 성경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에서도 그렇게 인격화된 악은 다수 있었을 거구요. 6권 277쪽 글렌 교수가 좔좔 읊죠.
    • 레옴/ 저는 스레기통맨이 좀 안타까운 사람인것 같아요. 라스베가스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비웃을까봐 바짝 쪼는 모습도 그렇고, 어린 시절 묘사에서 보면 원래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기도 했지만 환경과 주변인물 특히 부모가 그렇게 몰아가는것 같기고 하고, 키드 미치광이가 나왔을 때도 그랬고요. 이 사람이 나머지 두권동안 무슨짓을 할지 아직 모르겠지만..(아마도 큰 사고를 칠 분위기) 헤럴드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안타깝더라구요 ;;
    • 아 쓰레기통맨.. 그도 참 불쌍한 남자죠...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건....
    • brunette / 바알세불..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성경도 참 훌륭한 텍스트라는 생각이 드는데 항상 각잡고 읽으면 창세기를 읽다가 누가 누구를 낳았고 누가 누구를 낳았고..에서 지쳐버립니다. ;_;
    • 음 많은 이야기는 못나눈것 같은데 벌써 12시가 되어가니 일단 잠시 다음 책에 관한 이야기를..
      다음 책은 계속 스티븐킹을 해볼까요? 살짝 지겹기도하고.. 다른 분들이 다들 강력 추천해주신 언더더돔을 읽어볼까 싶기도하고 그렇네요..
    • 악의 지배를 받는 사회를 합리성과 과학이 여전히 주요 동력인 사회로 설정한 건 그럴듯했어요. 그쪽 세상 사람들이 선의 세상쪽보다 더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고 심지어 더 친절하다고(6권 50쪽) 한 것도 고개가 끄덕여졌구요.(김어준에 따르면 불의한 사람들이 그렇게 성실하고 꼼꼼하대요..) 그런데 현대과학문명을 비꼬는 만큼 그와 반대되는 세상에 대한 상상도 좀 풍부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래도 꿈, 계시, 직관, 맹목적인 순종 등 합리성과 대립되는 가치들이 후반부에 가면 주요테마로 나오고, 스튜 일행이 겪는 몸과 정신의 관장여행 부분 같은 것도 좋았어요.
    • 정전이다가 열시쯤에야 복구가 돼서 늦게 참여했는데요, 괜찮으시면 조금 더 얘기해볼까요.
      다음 책은 이제 처서도 지났는데, 다른 작가로 넘어가도 좋을 것 같아요. 성경은 언제 한번 괜찮은 주석본으로 같이 읽어봐요.
    • 불법은 성실하다. ㅎㅎㅎㅎ 현실에서의 불법이라는 건 사실 정의나 순수한 악 때문이 아니라 지독히 개인적인 이익에 따른거니까 성실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스티븐킹의 소설은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악한 편에 많이 배치하는것 같다는 생각도 사실 조금 들어요. 이공계 인간이라 그런지 즐겁지 만은 않습니다. ㅋㅋ 이성주의나 합리주의의 오만 같은건 저도 공감하지만 다같이 현대를 살아가는 마당에 이공계 사람들만 더 그럴거라는것도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순진한 면도 많은데;;
    • 번역은 딱히 큰 불만은 없는데, 다만 프랜이 스튜를 "오빠!"라고 부르는 건 거슬리더라구요. 아니, 악의 화신에게조차 "너"라고 호칭하는 마당에 나이 좀 많다고 배우자를 굳이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요. 6권 말미에 프랜이 병실에 누워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보고 있던 장면을 좋은 마음으로 읽다가 갑자가 스튜를 보고 오빠 소리하는 바람에 마음이 확 상하더라구요.
    • 공학 전공한 제 남편도 제가 요약해준 스토리를 죽 듣다가 전기기술자를 포함한 각종 엔지니어들이 악의 세계를 선택한 걸로 묘사된다는 대목에서 울컥했어요.ㅋㅋ "아니 왜 그게 악인데??" 그치만 말씀하신대로 선의 세계 사람들도 발전기 돌리고 위원회 만든답시고 정신없고 뭐 비슷비슷하잖아요. 애버게일 여사가 미라가 되어 돌아오기 전까지 말예요. 저는 그 이후의 일들을 통해 작가가 주제를 이야기한다고 봤는데,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가 이 기나긴 소설에서 너무나 늦게, 그리고 좀 부족한 분량으로 다루어졌다는 게 불만이라면 불만이에요.
    • 으.. 저도 그 오빠는 뭔가 싶은게 맥락이 있어서 그렇게 부른것도 아니고 아마도 결혼한 이후에? 갑자기 오빠라고 부르더군요;;; 원문에서는 뭔데 오빠라고 번역을 한거죠.
    • 결혼 전엔 '아저씨'였고, 결혼 후엔 '오빠'였는데 그냥 you 아니었을까요. 깨더라구요. 소설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나빴어요.
    • 악이란 것을 광란이나 사악함 쪽보다는 잘 정돈된 도시의 쾌적한 호텔쯤으로 그린 게 저는 오히려 동감이 됐어요. 진짜 그럴 것 같아서요. 전기가 주는 편리함 정도가 악의 실체일 수도 있다는 시각, 재밌었어요. 다크맨도 보면 왜, 못돼처먹은 미치광이 같지 않고 오히려 평범하고 길에서 마주칠법한 보통사람처럼 묘사됐잖아요. 오히려 키드가 무섭다면 무섭지요. 저는 키드 나오는 부분은 분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정말 끔찍했어요. 그에 비하면 다크맨은 상당히 설득력있죠. 사람들이 충분히 선택할만한 옵션이구요.
    • 다크맨이 네이딘한테 구애할 때 그냥 "나는 네이딘을 사랑한다"가 아니라 "나는 네이딘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라고 하는 것도 좀 근사해요. 사랑이라는 영역에 한정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악의 편이지 않나 싶어요.:-)
    • 작가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듯 하지만 실제로 전기가 주는 편리함 정도로 악이 정의 될 수 있다면 잔인하게 처벌을 내린다던가 온갖 무기들을 모아다 결국에는 서쪽 사람들을 죽일꺼라는 설정 같은건 나올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식으로는 독자들을 설득할 수 없으니 진짜로 나쁜짓을 해야만 했고 그래서 십자가에 사람을 매단다던가 전쟁 무기를 모은다던가 하는 설정들이 나왔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묘사는 그보다는 다크맨의 진영이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이는 것들이었고 말씀하신것 처럼 키드가 저지르는 악행이 더 끔찍하고 구체적이었죠. 전 그래서 더욱 스탠드에서 악은 그게 악이기 때문에 악이다라는 느낌이에요. 그게 너무 자의적이고 종교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부감이 많이 느껴졌어요.
    • 전기가 주는 편리함과 그런 잔인함과 위험이 실은 한 쌍이고 분리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독해했어요. 애버게일이 위원회나 정부구성 같은 것은 그 분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했구요.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선은 불편하고도 어렵죠. 차로 가면 일주일 안에 도착할 것을 한달 동안 걸어가는 식으로요. 희생, 용기, 복종, 심지어 죽음을 요구하고요. 애버게일 할머니의 구식 뒷간과 수동펌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환경오염과 자원남비에 대해서도 엄격해요.
      그렇지만 육체를 비우고 자아를 죽이는 과정, -텔레비전 시청, 독서, 친구와의 대화, 푸짐한 식사 등이 배제된 거의 지옥이라 부를만한 과정-,이 주는 매력도 저는 부인 못하겠더라구요. 변태같긴 해도 그런 식의 금욕과 근본주의적인 태도에 대한 동경이 좀 있어요.
    • 아 참, 수박절임 요리를 찾아봤는데요, 이런 거 아닐까요. 수박껍질의 흰 부분을 오이처럼 이용하는 거죠.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dyn1&logNo=40135136625&categoryNo=71&viewDate=¤tPage=1&listtyp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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