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 5편 기획중 + 다이하드 시리즈 잡담

1.

http://blog.naver.com/d9star/90119440580


사실 '아직도' 기획중이라고 하는 게 맞겠군요.

4편의 렌 와이즈먼 감독으로 기획되었다가 로엄 머로를 거쳐 존 무어가 현재 가장 유력한 모양입니다.

이 분의 대표작은 왜 그... '맥스 페인'이라고... 그게 참... -_-;;


스토리도 (역시 확정은 아니지만) 맘에 안 들기는 마찬가집니다. 러시아에서 아들(!)과 함께 러시아 갱단과 싸운다니.

러시아도 뜬금 없고 4편의 아리따운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는 어디다 내다 버리고 아들이라니. 아들이라니!!!



(돌려달라! 돌려달라!!!!)


차라리 이 작품도 리쎌 웨폰처럼 4편 쯤에서 맥클레인의 가족사를 모두 수습하고 행복하게 끝냈음 어땠을까 싶어요.

가만 보면 비슷한 점도 많은 시리즈거든요. 독특한 컨셉과 아이디어로 1편 대박, 1편의 요소를 그대로 끌어와서 규모를 키운 2편, 규모는 더욱 키웠으나 전편들의 공식과 분위기를 상당 부분 버려서 골수 팬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했던 3편, 세월이 한참 흘러 노쇠한 주인공의 신세 타령이 강조된 4편 등등.



2.

집에서 장기 숙성 중이던 다이하드 시리즈 블루에이 박스셋을 몰아서 다 보았습니다.

이렇게 연달아서 줄줄이 보니 이전까지 갖고 있던 인상과는 달라지는 것이 꽤 있네요.


일단



1편은 뭐 그냥 명불허전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전개가 치밀하고 탄탄합니다. 액션씬 하나 하나에 아이디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스토리도 (뭐 사실 이야기 자첸 별 거 없긴 하지만) 앞, 뒤가 맞게 돌아가구요.

툭툭 던지는 맥클레인의 유머도 적절하게 웃기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등 효과 만점인 데다가 주인공과 끝판 왕 사이의 긴장감도 부족함이 없어요.


뭣보다도 크리스마스에, 한정된 공간에, 혈혈단신으로 다수의 프로페셔널과 맞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 낙천적이고 인간적인 경찰 아저씨라는 시리즈의 기본 공식(인 줄 알았던)들이 모두 대충 흘러가는 것 없이 알뜰하게 활용되며 재미를 줍니다. 보는 내내 (비교적) 적은 예산을 들인 액션 영화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요. 즐겁고 스릴 넘치며 통쾌합니다. 한 마디로 최고.


그런데...



어렸을 때 보고 오랜 세월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추억 속에서 많이 미화되고 왜곡되었더군요 2편은;

일단 전 첫 장면에서 누드로 티비 보며 개폼을 잡는 악당이 로버트 패트릭이라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T-1000 아저씨는 눈에 띄는 개폼도 한 번 없이 그냥 '악당 7번' 정도로 등장해서 금방 총 맞아 죽어버리더군요. orz


근데 뭐 그런 걸 떠나서 그냥 시나리오가 참 후집니다.

테러범들의 행동에도 납득이 안 가는 것 투성이고 공항 관제탑 요원들도 마치 '1일 명예 근무'라도 하는 사람들처럼 멍청하기 그지 없으며 (아니 도대체 그 중요한 정치범이 곧 도착할 와중에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배 째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 맥클레인의 활약도 과장이 너무 심해서 좀 난감한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뭐 이 분은 1편에서도 금강불괴급의 체력과 특공대 전투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2편에선 명사수 스킬에 총알 비껴보내기 스킬까지 장착한 살인 머신이 되어 있더군요. 뭣보다도 대단한 건 그 복잡한 공항에서 '그냥 딱 보기만 하고'도 범죄자들을 골라내는 탁월한 예지력이겠구요.


그나마 액션씬들은 볼 만한 것들이 꽤 있긴 하지만 그것도 1편의 액션들에 비하면 아이디어도, 드라마도 부족합니다. 악당은 카리스마 쥐뿔도 없는 멍청이들이어서 1편 클라이막스에서 마주보고 껄껄대며 웃는 부분처럼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내지도 못 하구요. 마지막의 '지포 라이터로 연료의 불 붙이기'씬이 여전히 그럴싸하긴 하지만 그 장면 하나로 나머지 부분을 다 덮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결국 다시 보고 나니 시리즈 중 최악으로 꼽게 되었다는 얘기. 레니 할린 실망이에요. -_-


그래도 

1) 아내를 구한다. 

2) 1편의 흑인 파트너와 진상 TV 리포터가 다시 등장한다.

3) 좀 넓고 밀폐된 느낌은 없어도 한정된 공간이긴 하다.

라는 식으로 1편에서 이어지는 기본 요소들이 남아 있어서 '속편'이라는 느낌은 강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편은




2편까지도 시리즈의 정체성으로 이어지던 '한정된 공간'이 무려 뉴욕시 전체로 확대된 데다가 맥클레인에게 함께 활동하는 파트너까지 생겼고. 아내도 진상 기자도 1, 2편의 흑인 형사도 등장하지 않아서 '도대체 이게 왜 다이하드냐'라는 소릴 많이 들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만.


그런 기대감 없이 그냥 다시 보니 1편만은 못 해도 2편보단 훨씬 나은 작품이었네요.

무대가 넓어지긴 했어도 대신 뉴욕시 관광하는 재미를 주고요. 2편에 비해선 확실히 머리 굴리는 액션들이 많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아이디어나 스펙터클도 요즘 영화들과 비교해서 부족하지 않아요. 스토리 전개도 탄탄하고 (마지막에 캐나다로 쫓아가는 부분은 좀 황당하긴 합니다만;) 악당들도 2편의 바보들관 달리 그래도 머리를 좀 쓰는 편이고 결정적으로 훨씬 더 유능해 보입니다. 게다가 제레미 아이언스 대빵님의 카리스마와 매력은 1편의 스네이프 교수님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구요. 극장에서 처음 볼 때 왜 그리도 욕을 하며 봤었는지 스스로를 이해 하지 못 하겠더군요;


'라스트 액션 히어로'의 재앙 이후로 장기간 삽질하다 기회를 잡았던 존 맥티어난이 아주 작정하고 뽑아낸 회심의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론 2편보다 못 한 수익을 올렸고, 투자한 비용에다가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더더욱 이름 값을 못 한 작품이 되어 버렸죠. 그래서 4편이 나오기까지 12년의 세월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더 이상 탑 클래스 흥행 배우로 군림하기 힘들어진 후에야 만들어진 거죠. '마지막 밥줄' 이라고나 할까요.




그리하여 12년 후에 등장한 4편은... (감독은 바뀌었지만 제작이 존 맥티어난입니다. 결국 2편 하나 빼고 모두 건드린 의지의 남자 존 아저씨!)

뭐 기대보단 괜찮았습니다. 때깔 좋은 화면에 액션도 괜찮았고 스토리도 그럭저럭 선방한 수준은 되었죠. 돈 아깝지 않은 준수한 액션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뭐랄까... '다 좋은데 이게 다이하드가 아니고 저 아저씨가 존 맥클레인이 아니어도 전혀 관계 없잖아?' 라는 생각을 보는 내내 하게 만든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무대는 무려 '미국 동부'여서 구역 제한 설정이 말끔하게 사라져버렸고. 액션의 규모를 키우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자동차 스턴트로 헬기를 추락시키고 트럭 타고 전투기까지 무찌르는 맥클레인의 모습은 본래 캐릭터의 매력이었던 인간적이고 나약한 면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전투기씬은 장면의 퀄리티와 관계없이 좀 '깼'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히어로' 같은 설정을 씌워 준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거대한 규모의 컴퓨터 해킹 얘기와 맥클레인의 '온 몸으로 고생하는 액션'의 결합은 종종 어색한 장면들을 만들어냈구요. 젊은 파트너를 붙여 놓고 히어로 수업을 하는 꼰대 아저씨의 모습도 그다지...;


게다가 가장 결정적인 건 아내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으로 시작해서 다시 관계를 복구하려는 생각조차 (3편에선 그나마 전화라도 하려고 했죠;) 하지 않는 것이었죠. 싸움에 뛰어드는 동기도 개인적인 것이 아닌 '내 직업이니까!' 여서 진지하게 싸우는 맥클레인의 모습이 참 어색했고. (딸이 인질로 잡히긴 하지만 한참 후의 일이죠) 게다가 사람이 왜 이렇게 우울하고 가라앉아 버렸는지. 맥클레인의 매력은 이런 게 아니잖아요. 그냥 무전기 들고 적과 이죽거리는 말장난만 주고 받으면 존 맥클레인인가요. -_- 명색이 '시리즈'이고 이 영화의 인기 중 상당 부분이 가족사와 얽힌 존 맥클레인 캐릭터의 인간미에 빚을 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같고 전편의 인기 대사들을 재활용하는 것만으론 부족했단 말이죠.



암튼 그래서 전부 다 보고 난 후 제 머릿 속 시리즈 랭킹은 이렇습니다.


1 >>>> 3 >> 4 > 2


5편이 '정말로' 나온다면 4편과 2편 사이의 어딘가쯤에 자리하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 말든가(...) 굳이 할 거라면 '에라이 팬 서비스다!'라는 마음으로 오리지널의 요소들을 대거 되살려 줬음 합니다만.


안 되겠죠 아마.



    • 홀수번째이니 다시 존 맥티어넌이 맡아줬으면 좋겠어요. 이참에 재기도 하고..
    • 우리나라에서 참 좋아하는 시리즈죠
      89년에 1위 90년에 사랑과영혼에 밀려서 아쉽게 2위 95년에 1위
      07년 12년 지난 시리즈인데도 시리즈 최고인 서울 98만 동원
      아마 트랜스포머처럼 특히 한국에서 사랑하는 시리즈인듯

      저도 참 재미있게 본시리즈네요 하지만 확실히 4편은 좀 아쉬웠어요
      다이하드의 매력은 마초적인 권총 액션인데 엄청난 특수효과는 좀 부담이....
    • 3편은 시리즈와 관계 없는 각복은 뜯어 고친 거라죠. 그런 것 치고는 참 잘했어요라고 할 만하고 저 역시 좋아라 합니다. 거창빵빵한 액션들이 많이 나오는데 전 유독 엘리베이터 장면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어요. 시리즈의 폐쇄적 느낌도 있었고 일대 다의 상황에서 운빨과 전투력 못지 않게 중요한게 타이밍과 꼼수라는 교훈(?)도 좋았고. 3편의 퀴즈들은 딱 하나 빼고 전부 이해했는데 그 하나가 뭔지 기억이 안나네요... 이놈의 퇴행성 두뇌
    • 폴라포/ 저도 그걸 바라긴 하는데... 다이하드3 이후 (정확히는 '13번째 전사' 이후) 이 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저예산으로 기획되지 않는 이상엔 힘들 것 같아요;

      감동/ 영화도 영화지만 배우 인기가 엄청 높았죠.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브루스 윌리스가 다녀갔기도 했고. 1편 영화와 '블루문 특급'만 보고선 보통 키일 것으로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clancy/ 그건 2편도 마찬가지였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비행기에 타고 있는 아내와 진상 리포터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식으로 따로 놀구요. 언더시즈 몇 편이었던가도 원래 다이하드가 되려다 말았(?)던 경우라고 알고 있고. 헐리웃 시리즈 액션물에선 흔한 사례라고 알고 있어요. 저도 엘리베이터 장면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빵빵 터지는 것보단 그런 게 더 어울리는 시리즈인 듯.
    • 아내 홀리와 재결합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으면 훈훈했을텐데... (홀리 역 맡은 배우가 출연 거부했죠.)
      전 부인 홀리 역할에 데미 무어 ㅋㅋ이혼은 했지만 훈훈하게 잘 산다... 이런 모습의 결말을 생각해봅니다.
      전 부인의 남편인 새파랗게 젊은 놈팽이가 테러조직의 인질이 되고
      경찰 은퇴 후 노숙자 신세가 된 존 맥클레인이 테러조직에 맞서기 위해 출동한다든지 말이죠.
      테러조직 보스의 오른팔인 동양인 무술 유단자 역에 이병헌을 캐스팅해서 지아이조2편과 맞물려 인물 구도를 짜도 재밌을 것 같구요.
    • 그래도 이 시리즈에 나름 애정이 있어서 기대되네요.

      딸네미 괜찮았었는데...아들이라니!
    • 블루재즈/ 아. 출연 거부였군요. 그래도 4편에선 사진 한 장은 나오더라구요(...) 이병헌이라니! 그러고보니 4편에도 매기 큐나 나와서 쿵후 좀 보여주긴 하네요. 그 화려한 기술에도 불구하고 금강불괴 맥클레인의 맷집을 당하지 못 하고 핏덩이가 되긴 합니다만. ㅠㅜ

      Bigcat/ 그렇죠. 아직 기획중이니 부디 (굳이 자식이 나와야 한다면) 딸을 다시!
    • 그냥 이야기 나온 김에 투척...
    • 4편은 별로였고
      나머지 시리즈는 다 좋아해요.
      그중 2편을 가장 좋아하구요.

      4편은 다이하드 같지 않아요.
      평론가들은 극찬을 하던데, 전 맥클레인이 맥클레인 같지 않아서
      별로더군요. 제작할 때 즈음이 911때라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애국시민처럼 굴어요.오글거리는 애국멘트들을 너무 반복적으로 계속 얘기하구요.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사건에 임하더군요.
      막 귀찮아하고 뭐 그런 맥클레인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해커 찾으러 갔을때, 방안에서 보여줬던 액션 빼고는
      다이하드의 영화만의 액션이 안 보이더군요.

      전 아무리 봐도 911테러가 영화를 망친거라고 봐요.
      원래 시나리오는 댐에서 벌어지는 얘기였다고 들었는데
      그거 였다면 더 다이하드 스러웠을거 같아요.

      근데 이번에도 너무 광활한 러시아에서 한다고 하니
      많이 걱정스럽네요.
    • 로이배티 / 2편도 그랬군요. 전 스피드 2편이 다이하드 속편용으로 제작하다가 뒤엎은 아이디어를 각색한 거란 이야기도 들었는데 사실일까요. 선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속편에 부르스 윌리스가 출연계약했다는 뉴스를 본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 제가 주워 듣기로는 3편이 원래 '여객선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일 예정이었는데 '언더시즈'가 나오는 바람에 엎어버리고 'Simon Says' 라는 가제가 붙어 돌아다니던 시나리오를 다이하드 3편으로 개작한걸로 알고 있어요. 1,2편은 각각 별개의 원작소설이 따로 있고, 그걸 뜯어 고친걸로 알고 있습니다.
    • 다이하드 3 Alternative Ending

    • clancy/ 이마가 더 강조된 느낌이네요. 불쌍한 존. ㅠㅜ

      가리수/ 4편에 대한 말씀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그리고 911테러도 테러지만 카트리나 때문에 뉴올리언즈가 물에 잠겼던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들었어요. 말씀대로 댐이 무너지고 엄청난 물이 도시를 휩쓰는 장면이 있었다고.

      clancy/ 클랜시님과 가라님의 말씀을 종합한 것 같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매우 애매하게 머리 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다시 정확한 이야길 찾아봐야겠네요.

      가라/ 사실 3편에서 가장 맘에 안 들었던 것이 사이먼의 최후였는데... 이 버전 엔딩은 간지는 나긴 하는데 영화 내용과 어떻게 연결될지 감이 안 잡히네요;
    • 저도 4편 빼고 다 좋아요.
      극장에서 보고 비디오 테이프가 닳도록 몇 번이나 봤었는데 4편은 한 번 보고 안 봤네요.
    • 다 재밌게 봤는데요, 4.0이 최고였어요. 와으. 메세지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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