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지난 번에 영어 때문에 고민글을 올렸습니다.  

일주일에 3번씩 오던 영어 선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여러 일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일정이 아무래도 안 맞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 방식 차이때문이겠지만, 익숙치 않던 저는 마음이 많이 상했고, 일이 진행되면서 그게 점점 커져서 남편에게 선생에 대한 불만을 엄청 털어놓게 되었죠. 

 

  그렇지 않아도 영어가 익숙치 않은데 메일을 쓰려니 그것도 힘들건만, 쓰면서 써야 할 말, 쓰지 말아야 할 말, 다 생각해서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하고, 단어 찾고, 일정 체크하면서 최소 30~1시간 걸려서 메일을 써 보내면 선생은 5초만에 답을 줍니다.  그런데 답장을 주지 않을 수 없는 메일이고, 제 의견하고 또 차이가 너무 커요. 또 땀 뻘뻘 흘리며 쓰면 5초만에 너무나 사무적인 답장, 땀 뻘뻘 흘린 제 답장...그런 일이 4번 정도 반복되다 보니 나중엔 감정적으로도 너무 화가 나서 서양인은 너무 차갑다, 수업 때 태도와는 너무 틀리다,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예, 저는 서양인을 몰라요. 인정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아예 학원에 메일을 보내 선생과 일정이 맞지 않으니 선생을 바꾸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생에게도 메일을 보내 너는 좋은 선생이지만, 일정이 맞지 않으니 미안하지만 수업을 못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펄쩍 뛰며 자기는 선생님 너무 좋아니 이 선생님 아니면 영어공부 안 하겠다는 거예요. 이미 상황이 다 종료되었는데 말이죠. 그 와중에 학원에서는 선생 변경 건이 승인이 되어 버려 어쩔 수가 없기에 그럼 선생님이 빌려주신 dvd를 어차피 학원에 반납해야 하니 그 때 감사 카드를 써서 전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학원에 갔다줬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보니 선생도 좀 덜 사무적인 답장을 보냈더군요. 시간 되면 오전에 저라도 수업을 해 주고 싶다는 등의... 그래서 사람을 자른다는 죄책감과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이 더해져 여러모로 아쉬워 하면서 그냥 저라도 오전 수업을 이 사람이랑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아들이 말하기를, "나, 선생님한테 엄마가 선생님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한 거 썼어.(My mom said your inside and outside is largely different.)"라는 거예요!

 

  어제 2시간을 울고 불고 아들 야단쳤네요. 예, 물론 아들 듣는 데서 함부로 이야기 한 제 잘못이 가장 크지만, 그게 뭐가 잘못이냐며, 자기는 절대 나쁜 뜻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라, 엄마는 그렇게 봐도 자기는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는 아들을 보니 어찌나 기가 막히는지...

 

  너무너무 민망하고 창피해서 딱 죽고 싶었어요. 도대체 그 선생이 저를 뭐라고 생각할까요? 별 희안한 한국인? 아니면 너무나 불쾌한 학생? 차라리 얼굴 보는 상황에서 그랬으면 수습이라도 하련만 이건 수습도 안 되고... 차라리 외모 폄하를 했으면 그게 더 수습하기 나았을 것 같고, 아님 서양인은 그렇다고 이야기했으면 그것도 수습하련만 이건 직설적이어도 너무 직설적이니...  어젯밤에 다시 사과 메일을 쓰는데 죽어버리고 싶더라구요.  약간 아쉬운 마음도 남아 있고, 나름대로 마무리를 잘 지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런 일을 태연히 벌였다는 걸 알고 어젯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네요.  당연히 그 선생은 사과 메일에 아무 말도 없구요, 진짜 진상을 만났다고 생각하겠죠. 저는 정말 아이 앞에서 말조심 해야 할 것 같아요. 엉엉.

 

 

 

 

    • 그래도, 대면해서 한 이야기도 아니고 아이가 생각없이 말을 옮긴 것이니 선생님도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선생을 엄마가 일방적으로 바꾼다고 하면 싫어할 것도 같아요;
    •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그게 그렇게 큰 일은 아닌것 같은데 일을 키우는건 오히려 흔들리는 갈대님 같네요. 님이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느끼셨고, 처음부터 터놓고 선생님께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어필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냥 제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겉다르고 속다르다건 선생님이 아니라 갈대님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아이가 무슨 죈가 싶습니다.
    • 저도 하미덴토님과 같아요.
      애앞에서 울고불고 난리치실 일도 아니고...
    • 우선 아드님과의 사이를 더 돈독하게...ㅋㅋ(죄송합니다)
    • 좋은 선생님이라면 이해하실거에요 힘내세요..
    • 저도 갈대님 같은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데, 나중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위에 쓰신 분들 말씀이 옳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사고를 친 건 아들이 아니라 갈대님이라는 생각이...
    • 후훗 이걸 대형사고라고 하시면.............. 아드님 나이는 모르지만 진짜 기함하실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을걸요
      학원강사들 여러사람 많이 겪어봐서 크게 신경 안쓸듯해요
    • 죄송하지만.. 이 정도의 일로 아이를 2시간 붙들고 야단쳤다는 게 진심 무섭습니다.
    • 글만 읽고 봤을 때 저라면 사과메일 안 보냈겠어요. 이미 보내셨다니 어쩔 수 없지만... 애가 한 말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데 괜히 거기에 민감하게 대응하면 상대방이 더 이상하게 보지 않을지...

      아이가 참 똘똘하네요. ...largely different... 같은 말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기 힘든데.

      의견차이가 있으면 그걸 무마하려고 하지 말고 정면으로 '당신 생각은 이렇지만 내 입장은 이거다'라고 확실하게 표현하세요. 사무적인 답변에 상처받으신 것 같은데, 으음...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가 당연히 (어느 정도는) 사무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요? 영어로 쓰여진 편지 읽으실 때 한국어로 뒤에 '~이로군요', '~이시겠어요'를 붙여 머릿속에서 번역한다면 그렇게 사무적인 느낌이 안 날지도...
    • 여러분은 지금 '한국인'의 글을 읽고 계십니다. ㅋ
    • 글이 좀 헷갈리는데, 한 선생님이 갈대님과 아들을 모두 가르치셨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아이의 의사도 먼저 물어보고 일을 진행하셨어야 했던 게 아닐까 싶네요. 그 와중에서 아들의 마음이 우선 상한거겠지요. 나머지는 그에 대한 아이 나름의 반응인 거고요.
    • 별개 다 울고불고 죽고싶은 일이군요.
    • 오토바이 / 여자 / 빚 / 폭행 4개중에 하나일줄 알고 클릭했는데...
    • 이번 일 계기로 아이 앞에서 감정 조절하는 법을 생각해보셨음 좋겠어요. 평소에 아이 앞에서 말조심하는 건 기본이구요.
      저도 작은일로 전전긍긍하는 성격이고 아이 앞에서 감정조절이 어려운 엄마지만 야단을 칠 땐 '간결하고 정확하게 문제만 지적'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엔 아이 대하기 매뉴얼을 몇 개 정해서 벽에 써붙여놓고 암기하듯 생활하기까지 했다능...
      엄마가 되어 아이를 상대하며 살다보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무섭도록 정확하게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저도 어릴적 비슷한 일을 한 적이 ㅎㅎ 그 나이때에 뭘 아나요. 다그치지 마세요
    • tigertrap//ㅋㅋㅋㅋ 전 오토바이 대신 술이랑 노름.
    • 저도 제목보고 그만 이상한 상상을...
    • 저도 술/여자/폭행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아이가 크게 잘못한 것 같지는 않고, 감정조절 필요하신거 같아요. 아이는 어머니 감정 여과없이 받아들입니다. 그것도 폭력이 될 수 있어요.
    • 이게 왜 아들이 사고를 친 일이죠? 아들 앞에서 말조심 못한 엄마 사고 아닌가요? 저라면 철렁 하고 다음부터 조심해야지 했을 것 같은데 아이를 울면서 다그치다니요. 죄책감을 아들에게 투사하는건가요;;
    • 일단 프리랜서로 일해 봤던 입장에서 저 정도는 그냥 에이 **하고 바로 잊어버릴 수 있는 일이고요, 당연히 아이 앞에서 말을 조심해야 하지만 그것도 역시, 엄마도 사람인데 스물네 시간 긴장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라(전 애 없습니다) 비난 못 하겠습니다. 이번 일의 충격으로 이미 대가도 치르셨다고 생각하고요.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 문제를 그렇게 오래, 더구나 울고 불고 다그치는 방법으로 비난하신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욱해서 한 번 빽 소리 치는 것도 좋은 행동 같진 않지만 차라리 그게 낫겠습니다. 부모가 약자,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공격하는 건 아이를 죄책감에 젖게 하고 눈치보게 만듭니다.
      • 부모가 약자,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공격하는 건 아이를 죄책감에 젖게 하고 눈치보게 만듭니다22
    •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글쓴분은 상대방을 안 좋게 생각하시면서 상대방은 글쓴분을 좋게만 생각하기를 바라시는 거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이를 타이르는 것도 아니고 두 시간을 야단치셨다니, 너무 본인 생각만 하시는 거 아닌가요. 문제의 본질보다는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만을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 일을 통해서 아이는 오히려 사람은 겉과 속이 달라야 한다는 걸 확실히 배웠을 것 같네요. 물론 그게 필요할 때도 있으니 헛된 경험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아들 입장에선 좋아하는 선생님을 상의없이 바꾼 것도 뿔날 일인데.. 어쩌면 '나는 선생님이 좋은데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거에요'라는 걸 어필하고 싶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쓴 표현일 거 같기도 하구요. 근데 도리어 야단만 맞았으니 많이 속상할 거 같아요. (저 같은 성질의 딸내미였다면 따박따박 엄마랑 싸우자고 들었을 텐데..) 흔들리는 갈대님도 좀 민망하시겠지만 어른이니까, '아이구 챙피해' 하고 넘기시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까요? 저도 자려고 누웠을 때 하이킥 하는 일들이 산더미, 흑역사가 산더미지만.. 거기에 골몰하면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싶어서 얼른 잊어버린답니다 T_T
    • 위의 의견대로 아들이 사고친 것은 어니고 엄마의 사고 라는데 동의해요. 하지만 엄마라고 실수하지 말란 법 없잖아요. 챙피해서 애한테 열 불낼 수도 있죠 뭐. 자주 그러는 게 아니라면요. 제 생각에 문제는 갈대님께서 외국생활을 하시면서 자신감이 부족해지신 것 같아요.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잖아요. 본인이 자신감이 없어지면 상대의 행동에 과잉반응해서 자격지심 갖게되요. 언어 습득에 노력은 하시되 실수에 관대해지세요. 아무도 님의 어법에 맞춤법에 예민하게 굴지않아요. 미수다를 생각해보세요. 요상한 말투와 어법을 말해도 당당하게 말하면 귀엽게 생각하고 오히려 호감을 갖게되잖아요 (심지어 cf도!) 전 언어구사의 반 이상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 양상추/ 챙피해서 애한테 열불 낼 수도 있다...

      글쎄요, 저는 2시간 동안 울고불고 야단치는 게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일인지 절대 동의 못하겠습니다만.
    • 양상추/'요상한 말투와 어법을(으로?) 말해도 당당하게 말하면 호감을 갖게되'나요?

      전 절대 동의 못하겠는데요?;

      제가 미수다같은 프로그램을 안 보는 이유이기도 하겠네요.
    • 전 메일에 대한 궁금증이... 요즘은 한국에서도 이메일은 업무 관련 내용만 간략하게 쓰지않나요? 첫인사 하고싶은말 끝인사 이런 순서를 지키지 않고요. 일을 하는데 누군가가 이메일이 삭막해서 그만두라고 하면 황당할 것 같아요. 저라면 친구 사이라도...
    • 작성자님은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도 쌓이고 괴로워하시는 상태 같은데 동어반복적인 꾸중 댓글은 좀^^;
      전반적으로 마음둘 데가 필요하신거 같아요! 듀게라도 서로 힘이 되기로 합시다(뜻하지 않게 계몽적인 마무리..)
    • 이번 일을 통해서 아이는 오히려 사람은 겉과 속이 달라야 한다는 걸 확실히 배웠을 것 같네요. 222

      저희 엄마랑 비슷하신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 어렸을 때 이런 일이 있었죠.
      옆집에서 먹을 걸 많이 해서 나눠 먹는다고 가져 옵니다.
      그럼 저희 엄마는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맛있고 귀한 걸~! 너무너무 잘 먹을게요.'라고 하면서 받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탁 닫고 돌아서는 순간 '이따위 걸 지금 먹으라고 주는거야? 블라블라...' (저희 엄마가 입이 좀 까다롭긴 합니다.)
      어렸던 저는 엄마의 태도가 뭔가 기분나쁜데 이걸 언어로 표현할 능력은 아직 안 되었죠. 그래도 어눌하게 엄마에게 어필을 했는데, 엄마는 빽 하고 받아치더군요.
      이런 엄마의 태도는 계속되었지요. 파탄 직전인데도 밖에는 화목한 가족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식들에게 단단히 입단속을 시키고...

      겉 다르고 속 다른 그 전체 구도에 나를 공범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이 너무 싫었어요. 내가 자식이라고 해서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험담으로 급 전환하는 모습도 싫었구요.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이미지'를 '자식에 대한 교육적 배려'보다 중요시하는 그 태도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싫었다는 건 내가 자라고 나서 언어화할 수 있게 된 후 정리가 된 거예요.
      어릴 때는 뭐가뭔지 모르게 답답하고 싫었는데 그걸 구체적으로 표현할 언어 능력이 부족했고,
      뭔가 억울하고, 엄마는 못 믿을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속으로 꿍 뭉쳐 있는 상태로 자라게 되더군요.

      흔들리는 갈대님에게 너무 투사를 하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나의 이미지' 또는 '우리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이미지' 자체를 중요시하다가 가족과의 유대를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 남한테 좋은 이미지로 남으려고 하지 마시고 가까운 사람한테 잘하셔야죠. 이게 과연 2시간이나 울고불고 난리칠 일인지...
    • 아드님 말이 다 맞는데 뭐가 기가막히셨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수업내용의 문제도 아니고 학생입장에서 이해가 안되는 문제로 좋아하는 선생님과 수업을 그만두게 되었으니 그정도 어필은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나중에 아드님이 학교갈 나이가 되었을때도 절대 자식 앞에서 선생님 흉은 보지 마세요. 본인 속은 풀릴지 몰라도 아이의 학교생활에 별로 좋은 영향 미치지 않습니다.
    • 아들이 선생님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선생님과 일정이 맞지 않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처음엔 싫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일정 조정을 하다 보니 저는 아이 때문에 꼭 집으로 와야 한다고 했는데, 학원으로 오라고 하고(그것도 뒤에 수영이 있어 갔다오면 너무 시간이 빡빡해요), 요일도 너무 바쁜 날을 원했어요. 제가 '꼭' 원하면 집으로 오겠다고 하면서 앞뒤로 자기 스케쥴이 빽빽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저는 처음에 분명히 조건을 걸었는데 그걸 모두 바꾸고 싶어하는 상황이라면 안 되겠다 싶었고, 이걸 친구들이나 남편과 상의하는 건 아들이 분명 들었습니다. 저에게 선생님 바꿀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럴 것 같다고 했죠. 그러면서 정말 이 선생님 아니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꼭 그렇진 않다며 말을 흐리더군요. 그리고 제가 학원에 메일 쓰느라 오전 내내 시간 보낸 것도 봤구요. 모든 상황을 옆에서 보고 듣고, 저는 물어보기까지 했는데 처음처럼 강력하게 말하지도 않아서 저는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아이가 저렇게 반응을 보이니 진짜 당황스러웠어요. 정작 선생은 제일 나중에 보낸 메일에서도 아들과는 시간이 안 되니 수업 할 수 없는 게 다행이지만, 저는 계속 수업 해 주겠다는 반응이었거든요.
      그리고 아이 앞에서 선생에 대한 안좋은 감정을 비친 건 잘못한 거지만, 저랑 남편이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꾸 아이가 들어와서 무슨 이야기 중이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어른들 이야기라고 하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화까지 내면서 자기에겐 중요한 이야기는 숨긴다고 이야기 해 달라고 해서 위의 내용을 이야기했거든요. 저렇게 당사자에게 이야기 할 줄은 진짜 몰랐죠. 아, 아이는 10살입니다.
      그리고, 화가 난 건 아이가 그런 짓을 한 것만 해도 너무 어이가 없는데, 제가 울기 시작하자 너무 어이없단 얼굴로 저를 쳐다보며 "그게 이렇게 울 일이야?" "내가 잘못하긴 했는데, 근데..."(소리치는 식으로)라는 식으로 계속 이야기해서 화가 났네요. 2시간 동안 남편이랑 저랑 무엇을 잘못했는지 화도 내고, 설명하고, 설득했는데, 저는 감정이 북받쳐 있는데, 아들의 뭐가 문제냔 식의 반응으로 더 악화되는 그런 상황이었던 거죠.
    • 흔들리는 갈대님의 댓글에서도 '아이'가 중심이 아니라 '나의 당황'이 중심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흔들리는 갈대님의 아들인데 말이에요.
      예를 들어, 10살짜리 아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엄마는 집에서는 저 아줌마 싫다고 하더니 여기서는 왜 좋다고 해?'라고 말했다고 칩시다.
      아이가 엄마 엿먹이려고 한 게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면 -이런 일이 처음이라면-
      '나의 개망신' 때문에 정신이 혼미하겠지만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아이에게 납득이 가게 설명을 해줘야겠죠.
      이건 아이 잘못이 아니거든요. 절대로요.
      '네가 엄마를 망신시켰어!!!'하면서 (2시간이나 --;;;) 혼을 내면, 아이는 아마 삶과 인간관계에 대해 쓰디쓴 교훈과 환멸을 얻을 뿐일 겁니다.
    • 이메일 보내고, 아빠랑 이야기하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엄마 앞에서 나는 선생님이 좋다고 10살짜리가 어떻게 강력하게 어필하겠어요. 처음부터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안 주신 거랑 다름 없어요. 그러다 선생님이 진짜 바뀌게 되니까 그때서야 놀라서 투정을 부렸겠죠. 이미 사태는 벌어진 뒤에 가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려다 보니 선생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을 거 같아요. 표현이 직설적이라서 그렇지 사회생활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저런 표현 할 때 있잖아요. <나는 싫은 게 아닌데 상황이 안 받쳐줘서 미안하다> 이런 표현이 어린이 수준에서 나온 거 같아요.

      5초만에 오는 답메일은 그 사람이 사무적이고 차가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성실함의 증거라고 생각하세요.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은 상태에서 보면 뭐든지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사무적인 이메일은 주절 주절 내용 늘어뜨릴 필요없이 필요한 말만 하는 거니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 여러분의 조언과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너무 저의 상황만 생각하긴 했네요. 이제 좀 정신이 수습되니 아이 입장도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좋겠지만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만 너무 크게 와 닿았어요. 여러분의 충고처럼 아이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 보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 앞에서 말조심 하겠습니다.
    • 갈대님이 다신 코멘트를 봐도 아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요;;

      아, 제가 이거 달고 나니 다시 코멘트가 더 달렸네요.
      이제 10살이면 앞으로 더 의견충돌이 많아질 것 같은데, 앞으로는 더 많은 대화로 풀어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엄마나 아빠가 저 야단치면서 운 적이 없어서 아이 심정을 안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어린 아이 입장에서는 어른이 울기까지하면 정말 당혹스러울 것 같네요.
    • 설명하려고 덧붙이신 댓글을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럽네요 . 왜 열살 짜리 아이가 부당한 이유로 화를 내는 엄마의 감정을 그렇게까지 헤아려야 하는 거죠? 어른인 제가 봐도 어이없는데요. 아이가 명백히 잘못한 게 있고 또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거라면 모르겠지만, 잘못한 것도 없는 게 사실이고요.
    • 아이를 키운다는게 정말정말 어려운것같아요. 기운내세요.
    • 아이 입장에선 정말로 '이게 그렇게 울 일인가'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애청하고 있는데 훈육할 땐 감정적으로 화를 낸다든가 운다든가 하면 안 되고 조곤조곤히 알아듣게 해야한다고 하던데, 어쩌면 아이의 그런 반응은 엄마가 울고 감정적으로 북받친 게 느껴지니까 아이 입장에선 당황해서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근데~' 하고 이어지는 게 아닐까요? 엄마를 울린 거 같으니까.. 음, 아무튼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건 아이들은 정말 투명한 거울 같아서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금세 변화하는구나, 하는 거랑..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정말 어렵고 섬세한 일이구나, 하는 거였답니다.
    • 아이한테 많이 배우세요.
    • 아이가 잘못한 건 없는 거 같은데... 야단치진 말아주세요. 뭐가 울 일인가 싶습니다.
      민망한 상황인 건 알겠는데요, 혹시 상대가 서양인이라 더 그러신 건 아닌가요?
      서양인 별 거 없어요. 제가 아이라면 정말 짜증났을 거 같아요.
      원글이라 답글을 읽어봐도 글쓴님 심정이 이해가 안 가요.
    • http://home.ebs.co.kr/mymom/index.html



      엄마가 달라졌어요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 원글님께서 타지에서 말도 자유롭지 못하고 하니 심리적으로 여유를 많이 잃으신 것 같아요. 글에서 어린 아들을 보는 부모의 태도라기보단 마치 친구나 남편에게 느낀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기는 익게고 원글님의 힘든 마음을 풀어놓으러 오신 거니까 그러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위에서 많이 지적하신대로 아이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이 이번일로 상처를 입으셨다면, 아드님은 다른 형태의 더 큰 상처를 입었을지도 몰라요. 떠올려보면 저도 엄마가 우시는 모습은 상황과 이유를 막론하고 정말 당황스럽고 보기 힘들었거든요. 원글님께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으시고 아드님의 마음도 잘 다독여주시면 좋겠습니다.
    • 갈대님이 잘하셨다는건 아니지만 댓글좀 무섭게 흐르네요. 사랑넘치는 가정일거라 생각하고, 아들이 발언권을 가진것으로 비교적 열린 가정으로 추측됩니다. 모자관계가 친구또래집단 성향을 띄는것같긴하지만 그냥 이정도는 아들이 20대가 되면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수준아닌가요. " 울 엄만 좀 애같아. 울 엄만 완전 소녀야 "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 저도 sunset님과 비슷한 생각..
      부모자식간에 이 정도 갈등은 다 있는거겠죠..
      저도 어렸을 때 엄마에게 이해 못하는 점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아이가 어른의 세계를 어떻게 다 알겠어요. ㅎㅎ
    • 읽고 있자니 어째 즈이 어무니가 생각나네요. 참 여리고 섬세하신 분인데 상대적으로 좀 많이 둔한 제가 상처 많이 입혔죠.
      먼 곳에 계시지만 어깨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힘 내세요.
    • 처음에 전체적인 내용을 훑어보고는 아이의 반응 때문에 귀엽고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꼼꼼이 읽어보니 갈대님이 너무 지나치게 아이와 선생님 사이의 관계에 개입했다는 생각을 버릴 순 없네요.
      어찌하였든 둘 사이에 좋은 케미스트리가 있었고, 나름대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단지 이메일의 차가운 답변에 화가 난 것이 불씨가 되어 (물론 일정 문제도 있다 하셨지만) 둘 사이에 훼방을 놓은 거라면 아이에게나 선생님에게나 상처를 준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가 일부러 혼줄 좀 나봐라~ 하고 그런 말을 한 걸 수도 있겠단 생각 들어요.
      둘 사이의 관계 또는 공부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으셨던 건가요?

      아 참 그리고 쌀쌀한 답변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고 판단한 것도 무리기도 하고, 또 서양인은 그렇다 하는 건 너무 비약 같아요.
      바쁜 와중에, 그리고 사람 스타일에 따라 그런 짤막한 답변을 할 수 있다고 생각도 들고, 어쩌면 평소 개입하는 것 때문에 선생님도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수도 있는거죠.

      그래도 아이가 참 귀엽네요. 그래서 전 웃었어요. 그리고 아이도 분명 상처를 받았을 거라고 한 번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잘 지내는 친구 사이였는데, 그 친구한테 너 연락하지마라고 개입당한 기분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참, 그리고 공부는.. 게다가 외국어 같은 경우는, 친하고 편한 사이에서 이뤄지면 쑥쑥 성적이 오르는 장점이 있어요.
      가르치는 정도가 정말 형편없느냐가 아니라면요. 그 아이가 그 선생님을 친하고 편한 상대로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 부모아이글이 올라오면 아이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유저가 많은 것 같아요. 여긴. 갈대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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