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3가, 을지면옥



'의정부 평양면옥' 계열 중 그 두 번째 - 을지로3가의 '을지면옥'.




- 위치정보... 하지만 정작 을지로3가 5번출구로 나와도 두리번거리기 일쑤입니다. 입구가 위 사진처럼 저 모양으로 생겼거든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보입니다.




아니면 상방 45도로 시선을 올려보면 이런 게 보입니다.




저 입구로 들어가면 이런 복도가 보입니다. 요컨대 을지면옥은 길가가 아니라 이 건물 배후면의 다른 건물 안에 있는 것;;




복도에 걸려 있는 빛바랜 북한 지도. 행정구역이 이북식이군요.





평양면옥보단 천원 싸지만 가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양 보면 그 말도 쑥 들어가죠.
(*매번 하는 얘기지만 겨우 손바닥만한 접시에 나오는 파스타보단 훨씬 싼 편입니다. 파스타도 잘 하는 데는 잘 하지만, 요즘은 별로 짜다라 좋은 거 같지도 않은데 가격은 대부분 다섯자리인 곳이 워낙에 많으니... 솔레미오가 사천원 하던 시절이 좋았지.)





왠지 냉면집은 수저통이 이런 식으로 개별포장해서 수저통에 꽂아놓 게 많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을밀대가 떠오르는군요.





마수걸이로 나오는 면수. 뜨겁기 때문에 이렇게 두꺼운 도기 컵에 나옵니다. 요즘은 뜨거운 육수 취급하는 집에서는 보온병(*) 원리로 된 단열컵을 많이 쓰는데, 아직까지 도기 컵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세세한 면에서 오랜 세월을 느낍니다. (*마호병[魔法甁]은 일본식 표기. 옛날 사람들은 뜨거움이 오래 가는 게 머차 마법같았나 보죠.)





역시나 필동면옥 계열은 이런 굉장한 비주얼부터가 압박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이게 뭔 평양냉면?" 하고 되묻는 경우가 다반사. 저는 대학시절 후배에게 여러 곳을 추천해줬다가 "오빠 때문에 데이트 망쳤어요" 라는 소릴 들은 이후로는 꼭 그 사람의 냉면력-_-을 확인한 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 후배는 제가 오장동을 추천해준 걸, 그냥 헤메다가 필동으로 잘못 간 거지만.)





꾸미에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올리기 때문에 부원/필동.평양면옥 계열로 분류합니다.

저번에 올린 평양면옥 글에 대한 피드백 중에 얻은 정보에 의하면, 평양면옥 또한 의정부 평양면옥의 직계라고 하는군요. (저는 을지/필동만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을지면옥 쪽은 필동면옥에 비해 꾸미 올린 게 조금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양은 필동보다 훨씬 많죠. 냉면기의 깊이가 상당합니다.





언제나처럼 투박하고 거칠지만 이빨로 짤 끊어지는 면. 고춧가루와 깨소금으로 간합니다. 그러나 다른 평양면옥 계열과 달리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 상당히 칼칼하고 산뜻하게 맛을 냅니다. (물론 국물이 맑고 구수하기 때문에, 씹기 전에는 모릅니다.)





- 이 사진을 보면 왜 평안도 사람들이 냉면을 그냥 '국수'라고 불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깨소금에 고춧가루, 맑은 육수, 그리고 청양고추.... 면발을 소면으로 바꾸고 고기육수를 멸치육수로 바꾸면 마치 저어기 남쪽에서 먹던 '촌국수'에 다름 아닙니다. 양도 잔뜩이고 그릇 모양까지 그 옛날 함안 장터에서 먹던 국수 그릇을 닮았습니다.




가게 안 모습을 찍으려고 했더니 찍지 마라고 해서 안 찍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인근 골목의 풍경과 그닥 다르지 않은데... (이리로 가면 칼국수로 유명한 부일집이 나오죠) 아직까지는 60년대 서울 도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저는 장충동 평양면옥이 의정부 면옥의 직계인가...고걸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집안이 원래 이북에서 유지로 살았고 그 큰집은 평양의전 나와서 의사로 먹고 살던 일제시대 지식인 집안입니다. 큰집은 서울에 취직이 돼서 와있다가 전쟁이 나면서 그냥 남쪽에 눌러앉았고 평양면옥은 원래 요식업에 종사하던 집안이 아니라 그 집안의 둘째 며느리가 전쟁 직후 살 길이 막막해지자 음식솜씨를 살려 냉면집을 낸 거라고 들었거든요. 장충동 평양면옥이 흥한 이유 중에는 그 집 냉면맛이 좋은 것도 있지만 바로 그 건너편에 있는 교회가 이북에서 피난 온 기독교 신자들이 돌 하나하나 날라 지은 교회인지라 그 신자들이 예배 끝나고 우루루 몰려와 먹다보니 점점 흥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부산에선 주로 밀면을 먹는데다가, 이런 냉면은 처음이에요. 고춧가루에 청량고추라니.헤헤. 맛집 여럿 아시나봐요. 이 동네는 세월이 보여서 좋네요. 꼭 영화세트장같아요.
    • 을지면옥은 제 평생 최고의 냉면집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현재 달달한 냉면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대부분 을지면옥 냉면 맛은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맛이지요. 하지만 저 심심하고 찝찌름한 그 맛은 먹고 나서는 잊혀지지만, 어느날 불현듯이 생각나게 하는 바로 그런 옛날 맛이지요. 지금도 저걸 보면서 눈물이 나네요. 작년에 한국에 갔을때도 을지면옥은 못가서...ㅠㅠ 냉면도 냉면이지만 이 집의 돼지고기 편육은 예술의 영역에 가 있지요. 점점 비싸지고 양도 적어지지만 일단 편육에 소주 한 잔 하고 냉면을 먹는게 여기를 가득 메운 어르신들이 드시는 방법이지요. 편육은 껍데기 붙은 삼겹살을 기름기가 쫙빠지게 삶았습니다. 찍어먹는 소스도 오묘한 맛이지요. 저희 아버님이 저를 어릴때부터 데리고 다니셨는데, 저는 어릴 때는 정말 왜 우리집은 외식을 이런데서 하는지 이해도 안가고 서럽고 억울하고 그랬는데, 나이 먹고 어느 순간부터 자다가도 이 맛이 미치도록 그리울 때가 있어요. 아버님은 이 집을 가득 채운 평균연령 75세의 노인들이 돌아가시고 나도 이 집이 계속 살아남을까 항상 걱정이시랍니다. 저도 그렇고요.
    • 장충동 평양면옥은 직계가 아닙니다. 소소한 관련은 있다고 하지만요. 직계는 강남에 있는 본가 평양면옥이고요. 다시 적자면

      의정부 평양면옥 계열 - 의정부 평양면옥, 을지면옥, 필동면옥, 본가 평양면옥
      장충동 평양면옥 계열 - 장충동 평양면옥, 논현동 평양면옥, 분당 평양면옥
      으로 분류됩니다.
    • 전 아무래도 고추가루 들어간 냉면은 아니더군요.
    • 풀과물, Aem/ 저는 듀게 댓글에서 봤습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01410&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221434
      전기린/ 밀면 좋죠. 해운대구청 뒤쪽에 있는 거기를 누군가에게 소개받아 자주 갔었는데, 그 누군가랑 같이 갔더니 주인장이 하는 말 "어머나 오늘은 남자 바뀌었네?" (....) ㅋㅋㅋ
      푸네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긴 합니다. 입소문이란 게 무서우니까요. 하지만 확실히 좀 덜 알려져 있는 건 사실인데 손님 중에 제 또래들도 가끔 보이긴 보이더군요.
    • 아 여기가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먹은 평양냉면이었어요 ㅋㅋ 처음엔 엄청 심심해서 엥? 하는 맛이었는데 계속 먹다보니..중독되더군요. 그 다음에도 가끔씩 맛이 생각납니다. 아 그리고 편육도 정말로 정말로 맛있었어요. 편육계의 신세계가 열린 듯한!..
    • 매운 고추네요 고기 다섯개는 줘야할거 같아요.
    • 예전에 여기 소개할 때는 찾아갈 때 명보극장에서 우동집쪽으로 주욱 오른쪽 건물들을 보면서 청계천 방향으로 계속 가라고들 했었죠. 그러다가 못보고 청계천까지 가버리는 사람들도 꽤 많았고.
    • 며칠전에 우래옥 가려다가 문 닫았길래(월요일 휴무) 처음으로 찾아봤던 집이죠.
      심심한 육수에 청양고추까지 올려져있길래 '나 잘못 온 건가...'싶었는데,
      왠걸, 먹어보니 말 그대로 "시원한" 냉면맛이더군요.
      남들 먹는 돼지고기 수육 대신 소고기 수육 반개짜리 시켰는데 그것도 맛있었습니다.

      제가 간 날에는 늦은 시간인데 젊은 손님들도 몇 있었고, 불고기 단체 손님도 있더군요.
    • 아, 그리고 여기 정말 찾기 힘들더군요.
      저도 스마트폰 지도 없었으면 찾느라 한참 걸렸을 듯.
    • ㄴ제가 처음 갔을 때는 스마트폰은커녕, PC통신에서 브로드밴드로 막 넘어가던 2001년 즈음(.....)이었죠. 그때야 혈기 믿고 학교에서 반경 4Km 내에는 몽땅 도보로 걸어다니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놓고 또 복학할 때까지 명동은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신기할 따름.)
    • 저는 사람들한테 여기 알려줄 때 3호선 을지로 3가 5번 출구로 나가서 머리위를 올려보라고 말합니다. 확신을 갖고 찾으라고..을지다방 을지면옥. 그렇게요. ㅎ
    • 칼국수 마니아로써 칼국수 리뷰도 부탁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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