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너희, 저희 그리고 나라.

나라 얘기를 두번이나 하고 한 번 더하는건 좀 민망하지만,

 

지금은 올바른지 아닌지를 떠나서 호기심 삼아 생각하고 있어요.

 

'나라'와 관련한 호칭에 대해서 말이죠.

 

 

*우리 - 너희

  저희

 

 

우리는 자신을 포함하거나, 상대방도 포함해서 지칭하는 말이고

 

너희는 우리의 반대말,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입니다.

 

 

재밌는건, 저희에 상대되는 말은 딱히 없는거 아닐까 싶어요.

 

'당신들'? 음..잘 모르겠네요.

 

 

여러가지 예를 들어보죠.

 

 

1. 우리 반은 1층 화장실 청소 할테니까, 너희 반은 2층 화장실 청소해. (반장이 다른 반 반장에게)

 

2.a 우리나라에 놀러오세요. 너희 나라에 가보고 싶어요. (채팅에서 만난 약간 친해진 외국인에게)

 

   b 우리나라에 놀러오세요. 당신의 나라에 가보고 싶어요.

 

   c 저희 나라에 놀러오세요. 당신의 나라에 가보고 싶어요.

 

   d. 저희 나라에 놀러오세요. 너희 나라에 가보고 싶어요.

 

 

2-1 (엄청 친한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유명한 음식은 김치인데, 너희 나라엔 뭐가 제일 유명하냐?

   

 

3. a 저희 팀 발표는 첫번째인데... 

( 교양강좌에서 팀별로 발표하는데, 서로 존대하는,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이 발표 순서를 물어올 때..)

  b. 우리 팀 발표는 첫번째인데...

 

 

 

1번 같은 경우. 니가 뭔데 명령이야! 할수도 있고,

 

여러가지 다른 문제들이 예시에서 많겠지만..그건 뒤로 하고;;

 

우리, 너희 같은 호칭만 본다면.

 

 

1번은 적절하죠. 같은 학년에서 반장 사이라고 보면

 

우리 너희는 쉽게 말할 수 있겠죠.

 

 

3번에선 b보다 a가 나을 겁니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니까요.

 

'우리'라고 해도 크게 문제될것 같지는 않지만요.

 

 

역시 2번이 특이합니다. 역시 나라에는 특수성이 있어요.

 

우리의 반대말이 너희라고 해서 너희를 넣으면

 

모욕적으로 들릴 수도 있고, (너희는 친구나 아랫사람에게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사람을 지칭해서 씁니다.)

 

 

하지만 2-1에선 너희 나라라고 해도 그렇게 이상해 보이진 않습니다.

 

 

2번의 a와 d가 이상하죠.

 

c도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공적인 자리가 아닌 개인적인 만남에서

큰 무리는 없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아무튼 잘 모르겠는건

 

왜 '저희'에 해당하는 타인을 지칭하는 명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날까 하는 거네요.

 

제가 떠올리질 못하는건지도.

    • 상대 집단을 낮춰부르기 위한 표현은 차고 넘치죠. 다 욕이라서 그렇지.
    •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612/h2006120518214785150.htm

      "....한국어 경어체계의 완고함을 드러내는 예로, 2인칭 대명사가 손아랫사람이나 허물없는 친구를 가리키는 때를 빼고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지적할 만하다. 문법 교과서는 2인칭 대명사를 여럿 늘어놓고 있지만, 한국어 2인칭 대명사는, 적어도 구어 수준에서는, 평칭의 ‘너’(너희/너희들) 하나뿐이다. 약간의 높임을 지닌 대명사로 2인칭 ‘당신’이 있기는 하지만, 이 말은 중년 이상의 부부 사이에서나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물론 부부가 아닌 경우에도 ‘당신’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직장에서 또래의 동료나 후배를 살갑지 않게 부를 때나, 싸움판에서 막말이 나오기 직전에 상대방에게 ‘당신’이라는 말을 쓴다. 아무튼 이 말은 부부 사이에서가 아니라면 일정한 갈등이나 냉담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어서, 여느 맥락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너’라고 지칭할 수 없는 상대를, 그러니까 존칭을 써야 할 상대를 2인칭으로 삼아 말을 꺼내려면 한국어 화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럴 때 그는 그 자리를 비워놓는다. 예컨대 “이것 드셔보셨습니까?”처럼. 꼭 2인칭 대명사가 올 자리가 아니어도 한국어에서는 주어의 생략이 본디 자연스럽다. 2인칭 주어를 생략하기 싫으면, 이 화자는 연령적 친족적 직업적 신분적 위계를 표시하는 명사(예컨대 선배님, 할아버님, 장관님, 박사님)를 대명사처럼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장관님께서 저를 보호해 주시지 않으면 저는 어쩝니까?”처럼....."

      그렇다네요.
      • 예시가 멋진데요. 장관님이 뒤통수를 쳤군요.
    • 나나당당 // 그건 너희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죠. 너희에는 낮춰부르는 용도도 있으니까요. 저희의 상대어라면 상대를 높이는 단어겠죠.

      폴라포//
      그렇죠. 당신이라는 단어는 거의 쓰이질 않죠. "where is your country?" -당신의 나라는 어디입니까?

      같은 번역투의 말로는 있을것 같지만요.

      맞아요. 2인칭을 올리는건 쉬운 일이지만, 그에 해당하는 대명사 호칭을 찾는건 어렵더라구요. 한참을 생각해도 적당한게 없어요;
    • 위에 퍼온 글 중

      '싸움판에서 막말이 나오기 직전에' <- 이 부분 왜 이리 웃기죠?ㅋㅋㅋ



      전에 번역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you를 죄다 '당신'이라고 해 놓은 걸 나중에야 발견하고 식겁해서 바꾼 기억이 나네요. '그쪽', '댁', '자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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