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행정, 정보, 보급이 꽃보직인가요... 사단본부에서 행정병으로 방위 뛰었던 사람을 하나 알아요 (옛날이죠.) 근데 방위면서 일에 치여 며칠 밤 동안 본부에 박혀 있는 게 일상이던데. 그래서 집에도 못 들어가는데 이게 무슨 방위냐고 투덜거리는 걸 들은 기억. 현역들은 더 할 것 같은데. 요샌 어떤가요.
후...행정병출신으로, 제일 부러웠던건, 역시 보급계와 정보계였죠. 지통실 근무는 밤샘 3교대라는 패널티는 있지만, 모든 근무(불침번, 일직) 열외에, 대낮 오침까지... 보급계는, 항상 A급 전투복에 전투화 @_@;;; 휴가증 끊어주면 뭐합니까...정작 전 정기휴가도 간신히...흙...밤샘 야근은 기본, 사령관 보고 올라가는 날이면 대위랑 둘이서 모니터에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찍다가 벌떡...
일단 머 가기는 했다니까 그나마. 파워가 있는 집안 자제들이 꽃보직(땡보직이라고 그랬는데.. 순화한건가..)에서 꿀같은 군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긴 합니다만 군대가 꼭 보직에 따라서 힘들고 안힘들고 하는 건 아니죠. 정말 특수한 경우(휴양소 관리병이랄지, 소규모 파견대랄지..) 제외하고는 군대는 어디든 그 땅을 딛고 있는 그곳이 바로 지옥..
제가 본 꽃보직으로는 이런게 있습니다. "테니스병" - 테니스 치는게 아니라 테니스장 관리를 맡습니다. 장교용 테니스장인데 장교들이 테니스를 치는 일도 별로 없으니 그저 어쩌다가 한번 롤러로 테니스장을 고르게 밀어주는게 다로 보이더군요. "화단관리병" - 이건 정말 없던 보직인데, 글쎄 그것이 "생겼습니다" 어느날 새로 들어온 신병이 "외삼촌이 민자당 최고위원이에염. 그거 높은거예염?" 이라고 하더니 그 다음날 본부중대로 옮겨가면서 생긴 보직입니다. 물뿌리개 들고 화단에 물주고 다니더군요. 그거 말고 다른 일 하는거 못봤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공익근무지에서는 고위공무원 자제(?)가 둘이 있었는데, 한명은 슬리퍼 신고 잠만자다가 결국 강단있는 여부장님에게 (남자 직원들은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분위기) 걸려서 한 1년은 고생하더군요. 얼마 전에 모예능에 나온 모청장님 자제분은 카트라이더 보직이셨죠;;
실제로 꽃보직으로 갈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겠죠. (비공식적으로) 훈련소에서 혹은 자대 배치돼서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아는 사람 누구 있냐'인걸요. 아예 더 센 집 자제는 미리 전화가 들어가겠지만요.
애초에 이 보도자료 뿌린 의원실에서도 정말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을 겁니다. 근데 '고위층 자제 중 최전방 복무자 거의 없어' 이런 식으로 뿌려봐야 기자들이 안 받아주거든요. 걍 뻥카 치는 거죠. 진위야 알게 뭡니까. 이렇게 언론에 한 번 이름 나왔으면 그걸로 장사 다 한 건데요. 연말에 의정보고서에 신문기사 캡처 넣을 것도 생겼구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060254395&code=910302 근데 명단을 보니 꽃보직이 맞긴 맞는 것 같네요. 예를 들어, 행정병이라도 '통일부장관의 아들이 연합사 행정병으로 일하는 것'은 대충 군생활이 어떨지 예상 가능하지 않나요? 게다가 행정병으로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관이네요.
꽃보직 맞아요. 사람들이 하도 행정병 쉽다쉽다 하니까 반작용으로 '아니다 행정병 사실 힘들어!' 라고 해서 과장하는거지, 밤새는일이 맨날 있는거도 아니고 어쩌다 일많을때 가끔 하는거지 너무 오바하는거죠. 저 군생활 하면서 행정병 밤새는거 거의 본적없습니다. 당연히 일반 보병보다야 쉽죠. 훈련할때도 이리빠지고 저리빠지고. 내무생활도 사람 몇없어서 널럴하고.
꼭 저거뿐만이 아니라 sky나온 애들중에 일반보병으로 군생활 하는경우 거의 없습니다. 어떻게든 다른데로 빠지죠.
제가 상병3호봉까지 대대군수하고 말년까지 정훈하다 왔는데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라는 말은 개뿔 인간관계가 중요하지. 물론 정훈은 널널했죠. 혼자 음악듣고 비디오보고 신문읽다 나왔으니까요. 다 자기가 가장 힘든겁니다.
사단장 당번병으로 차출될 뻔 했는데 차출된 5명이 다 거절했었죠. 차출되어 심사받으러 간 날을 평생 잊을수가 없어요. 그 심사때문이 아니라 사단본부까지 가려면 공용증을 끊고 사실상 하루 외출이나 다름없어서 자유로운 하루를 즐길수 있었거든요. 그 날 하루 있었던 썸씽 스페셜 때문에-_-;;
지금 생각해 보니 만약 그때 사단장 당번병이 됐으면 정치권에 인맥이 하나 생길수도 있었네요, 현 국방위원중 한 분이 원스타달고 첫 사단장이 되셨거든요. 대장 예편하고 국회의원하는데 내가 겪어본 지휘관중에서는 가장 소탈한 분 같았어요. 아랫사람들을 함부로 안 대하시고, 비오는 처마밑에 혼자 비 피하려고 일반 사병옆에 와서 같이 서 있고, 담배 한 대 권할 뻔 했죠.
저희랑 반대네요.. 저희는 소총수들은 일과시간 이후에 개인시간 가지고 정비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러는데 행정병..특히 교육, 작전은 매일 야근에 휴일도 참모가 출근하니 나가서 일하고.. 부모님이 면회 오셔도 푸석푸석하고 다크서클 찐하게 나갔다가 '얼릉 들어가서 일해야 한다'면서 밥만먹고 들어오고.. 휴가전날 밤샘하고 휴가나가면 첫날은 그냥 쓰려져서 자느라 다 보내고.. 하루 서너시간 수면시간인데 근무서면 실제론 2시간 정도 밖에 못잤죠. 그래서 'ㅅㅂ 소총수들은 몸이라도 건강해지지 우린 뭐냐.. ' 라면서 푸념.. 전역 전날 2시까지 야근하고 다음날 전역신고하는데 아침에 작전장교가 찾을까봐 숨어있다 신고했군요.
행정병도 좀 구분을 해야합니다. 내무반 행정병은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처부 행정병은 약간 갈리는데, 정보,작전 쪽은 야근이 많고 관리처나 부관부도 야근이 좀 있는 편입니다. 인사, 군수도 있긴 한 것 같은데 정보,작전 행정병보다는 적은 것 같더군요. 그 외에 정훈, 법무 이런 곳은 '땡보직'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