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글] 짜증나네요.,

사생활글이기도 하고 지금 짜증이 잔뜩인 상태로 쓰는 글이라 매우 까칠하고 PC하지 않을수도 있는 글이니, 이런글 반대하거나 불편하실 분들은 스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고를 무시하고 읽으신 분에 대한 기분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공백)








제가 꿈꿔오던 결혼식이 있었어요. 꿈꾸다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고 디테일하게 정해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예식의 주인공은 신부와 신랑이지만, 디렉터는 부모님들이죠.

약간의 마찰을 겪다가 그냥 제가 포기하고 부모님들 원하시는 결혼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축가는 안부르기로 했어요. 원래 제 결혼식에 축가(?)는 제가 부르려고 했었고 그에 맞춰 노래선곡이나 퍼포먼스도 대충 정해놓고 혼자 운전할때마다 노래연습을 하곤 했는데

부모님들이 바라시는 결혼식에는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안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끝난줄 알았는데....


저녁때 아버지가 갑자기 축가는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해서, 축가는 안하는데요. 라고 했더니..

축가가 없으면 이상하지 않냐.. 너는 왜 고집을 피우냐.. 등등등...

고집을 피우긴 누가 고집을 피웠다고... 진짜 고집 피웠으면 결혼식 순서때문에 아직도 박터지게 싸우고 있겠구만...

정말 한번 또 한번 물러나기 시작하니까 점점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군요.

축가 누가 부르면 어떻고 안부르면 어떤가요.  원하시는 결혼식 연출하시면 됐지 거기에 또 평생 생각해온 결혼식을 포기한 신랑에게 실실 쪼개면서 퍼포먼스를 하라는건가요.


정말 '그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거였으면 이미 여러번 때려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늘이 내려주신 분이기에 '하늘'이 저를 시험해 보신다고 생각하고 참아봅니다.

어디서 성가대를 섭외하던 밴드를 불러와 채우건 저는 직접 부를 생각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구요.






    • 옆에서 감하고 대추 놓는 사람들이 많군요.
    • 괜히 결혼하면서 "아 진짜 두번은 못하겠다." (반 우스개 반 진심) 말 나오는게 아니죠.
      어른들은 얼마나 성대하고 알차게(물론 기준은 각자 다릅니다) 잘 치뤄냈느냐에 더 관심을 두시니까요.
      모쪼록 기분 푸시고 얼마 남지 않았네요. 힘내세요!
    • 저는 비혼의 삶을 구상하고 있었던지라, 결혼에 대해 아주 고자세였죠. 그리하여 약간이라도 수틀리면 결혼 엎는다는 포스로 나갔더니 모든 결정권은 거의 저에게. 실제로도 결혼을 굳이 양보하고 참아가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부모님들 안쓰러워서 걍 져준 부분들도 있네요.)
      그럼에도 준비할 것, 손가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진짜 한 번이니까 하지.. 암튼 결혼식 끝나고 신혼여행 가시면 '이 맛에 결혼했구나'하고 다 풀리실 거예요. ^^
      • 푸하하 우리집도 그럴듯요 ㅋ 근데 우리집은 너도 하기싫음 말아라 주의라 다들 방관할듯 ㅋㅋ
    • 듀프 / 정작 '그분'과 저는 결혼문제로 다툰적이 없죠..
      숲고양이 / ㅆㅂ... 내 컨셉대로 한번 더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저는...(...)
      링고 / 아우 빨리 해치우고 싶네요.
      허만 / 저희 부모님만이라면 제가 싸워볼 수 있는데... 아버님어머님까지는 못하겠습니다. '이 결혼 물리세' 라고 하실까봐.. ㅠ.ㅠ
    • 익염/ ㅎㅎ 나이가 들어가면 집안 어른들은 초조해집니다. 버티시면 결혼은 100% 네맘대로 해도 좋으니 하기만 해다오 하고 나오실 겁니다. 뭐. 안 해도 그만이지만요.
      가라/ 배우자되실 분도 역시 결혼에 쉬크하시면 역시 그쪽 부모님도 제압할 수 있을 텐데요...
      아무튼 결혼 무르는 것보다는 숙여서라도 하고 싶을 만큼 좋은 '그분'이신 거죠? 행복하실 거예요. ^^
    • 속편하게 라스베가스로 가서 단 둘이서 결혼하시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싶네요.
      우리나라 결혼식은 채권자가 날잡아서 한꺼번에 채무 회수하는 날이죠.^^
    • 신랑도 평생 꿈꿔온 결혼이라는게 있군요. 그래 왜 신부만 그렇겠어!
      아름다워요. ㅎㅎ 부디 잘 치르시길.
    • 제 경우 결혼 준비하면서 겪은 트러블이 거의 없었는데.. 그 비결이 무난한게 최고다.라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꿈에 그리던 결혼식, 허례허식을 줄인 결혼식, 가족끼리 모여서 오붓하게.. 등등 여러가지 각자 바라는 결혼식이 물론 다 있겠고 저도 있었지만.
      어짜피 단 한번뿐인 결혼식 뭐 이런건 다 영업멘트고 결혼식이 아무리 중요해봐야 결혼 생활보다 중요할 수 없는 거잖아요.
      또 결혼 생활이라는건 결혼 당사자는 물론 그 부모님까지 다 얽히고 섥힌 관계인거구요.
      그 안에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운다는건 결국 트러블을 감수하더라도 해야할 무언가가 있다는 뜻인데 전 별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트러블이 없었던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었던것 몇가지를 별다른 저항없이 하긴 했는데 누군가 반대했다면 그냥 안하고 말았을것 같아요;;
      물론 개성있는 내가 생각한 결혼식도 좋지만 그냥 맞춰가는 결혼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맞춰주는 그런 너그러운 사람인것은 전혀 아니고
      고집세고 성격 더럽고 이기적인 인간인데 결혼식에 그런 에너지를 쏟는건 낭비라고 생각해요. 진짜 중요한 싸움에서 이겨야죠.;;;
    • 허만님의 리플을 보고 뭔가 깨달았습니다. 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학교다닐때 잡담하다 남자는 혼자 씩씩하게 걸어들어가는데 여자는 아버지손에 끌려 나중에 들어가는 게 싫다고.. 같이 들어가자, 그러면 아버지가 섭섭해한다 등등 옥신각신하고 있었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자선배하나가 난 결혼할 여자만 있다면 신부먼저 들어가도 된다, 난 나중에 신부아버지, 어머니 손잡고 들어가도 된다. 원한다면 축가부르면서 덤블링도 하겠다. 지금은 과학기술이 후져서 그런데 만약 그때 가능하다면 애도 낳아주겠다..라고 해서 웃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웃었는데 지금은 감정이입이 확 되는데요. 아믛든 결혼 축하합니다.
      • 푸하하 선배 넘 간절해보이네요 ㅎ 재미있어요
    • 저만의 이론이 두 개 있습니다.

      1)
      통상적으로 결혼과정에서 하는 일이 10가지가 있다고 하죠.
      남자측 어머니가 원하는 것이 7가지, 여자측 어머니가 원하는 것이 7가지 있다고 하고요.
      이 경우 각자 자기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에 대해 '나는 그런 허식은 하지 않아'라면서 폼을 잡습니다.
      문제는 두 사람의 7가지가 똑같지 않다는 거죠.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하게 되는 것은 10가지가 넘어버립니다. (운이 나쁘면 7 + 7인 14보다 많은 걸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무슨 덧셈이 그렇냐고 묻지 마세요. 결혼 준비 방정식은 심오합니다.) 그러면 상대 때문에 하게 된 '불필요한' 서너 가지에 대해 불만을 품고요.

      2) 결혼 준비과정에서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것은 결혼 당사자도 아니고 양가 어머님도 아닙니다. 양가 어머님의 친구들(혹은 가까운 친척들)이죠. 어머님들이 눈치를 보는 사람들말입니다. 험담을 들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든 앞에서 잘난척하고 싶어하는 것이든요.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그 친구분들은 신경도 안 쓴다는 것... (하객 입장에서는 밥만 맛있으면 됩니다.)

      뭐... 결론은... 결혼 당사자, 특히 신랑 될 사람의 의사 같은 건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어쨌든 가라님께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통과해야할 일이더라고요.
    • autechre/
      실례지만, 혹시 본인의 경험담이신가요? 결혼이란 게 보통 힘든 게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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