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

수퍼에서 파는 흑설탕이 흔한 상식대로 정제되지 않은 설탕이 아니라 사실은 백설탕과 당밀과 카라멜의 혼합물이라는 사실이 얼마 전 TV에서 보도된 바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카라멜은 기본적으로 설탕을 가열하여 만드는 갈색 식용 색소로, 짜장면이나 콜라 약식 등등의 색깔을 내는 데에 쓰이고 있습니다. 항간에 발암물질이라는 소문도 있긴 합니다만.. 여하간에 어제 동네 마트에 갔더니 이 말로만 듣던 카라멜을 소주보다 조금 작은 병에 넣어 팔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흑설탕의 쌉쌀한 맛을 별로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호기심에 한 병 사와서 조금 맛을 봤습니다. 정말 실망스러우리만큼 맛없게 쓰기만 하더군요. 설탕 태울 때 맡을 수 있는 식욕을 돋우는 특유의 구수한 향이 전혀 안 난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보다는 뭔가 사람을 빡치게 만드는, 그야말로 발암물질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불량한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보통 요리하시는 분들 말씀으로는 어떤 식재료가 열에 의해 caramelize된다는 말은 그 음식의 진짜 향미가 우러난다는 말과 비슷한 매우 좋은 뜻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따로 모아 추출한 결과물은 고작 이런 시시한 맛이로군요. 네, 제대로 실망입니다. 어제는 그냥 적절히 물로 희석시켜서 물을 담은 그릇에 한 방울 씩 떨어트리며 갖고 놀았습니다만 그것도 질렸고 남은 것을 어떻게 처분해야 될 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