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 짬뽕(라면)을 럭셔리하게 끓여 먹었어요.


며칠 전에 집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해먹으려고 통목살을 좀 사왔어요.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인터넷에서 레서피 찾아서 마늘, 양파, 된장, 후추알 이런 걸 넣고 끓였죠.

그럭 저럭 가족들이랑 한끼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고기 삶은 물을 보니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말하자면 '갖은 양념'이 다 들어간 국물인데

버리면 환경에도 나쁘고 어쩐지 돈도 버리는 것 같은...

김치 냉장고에 넣고 식혀서 일단 기름을 걷어두었습니다.

이 국물을 반 정도 붓고 나가사끼 짬뽕(라면)을 끓였어요. 스프는 반만!

어디 댓글에 보니 숙주를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숙주도 한 봉지 사왔죠.

삶았던 돼지고기 남은 것도 썰어서 좀 올리구요.

파도 좀 썰어서 넣고... 후추 뿌리고..

원래 사진 찍을 비주얼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서 숙주가 밑에 들어가는 바람에 아주 멋지게 보이진 않았어요. 

그래도 제법 '라멘'처럼 보이던걸요.

무엇보다 맛도 봉지로 끓인 라면이 아니라 정말 '라멘 같은 맛'이 났고..


숙주가 정말 잘 어울리더라구요. 제가 원래 쌀국수에 들어간 숙주도 아주 좋아하는 인간이긴 합니다만

이 라면에는 정말 잘 어울리네요.

아직 꼬꼬면을 먹어보지 않았고, 나가사끼 짬뽕도 그냥 끓여먹을 땐 시큰둥했었는데

돼지고기 국물을 넣지 않아도 숙주 넣는 정도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돼지고기와 숙주를 넣었으니까 재료값은 좀 들어갔지만 그래도 1200원짜리 라면을 가공하여

8000원짜리 라멘과 같은 결과물(먹은 저만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거죠.. 라멘은 네 마음속에 있는거다...)을 창출해낸 기쁨을 누린 점심시간이었습니다.



    • 숙주+조개 조합도 좋습니다.
    • 추석에 전복이 들어와서 전복넣고 먹었는데 훌륭했어요!
    • 제가 라면은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그냥 버리는데, 나가사끼 짬뽕은 꼭 국물까지 원샷하게 되서 정말 피하고 싶은 라면입니다.
    • 아 별가루님 리플을 보니 오늘 저녁은 전복구이... 나가사끼 짬뽕은 저희 동네에는 씨가 말랐나봐요. 아직 봉지 구경도 못해봤네요.
    • 저는 꼬꼬면 봉지 구경도 못해봤는데 나가사키 짬뽕이 아주 맛있어서 꼬꼬면은 궁금하지도 않아요.
    • 두 라면 다 대형매장 직원한테 직접 문의하면 박스채 가져와서 봉지채 주던데요. 저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다른 분들은 구경조차 못하는 것일까요.
    • 인증샷을 원합니다! ㅋ
    • 냉동실에 굴러다니던 해물모듬(오징어, 대구살, 홍합, 조갯살 등등)이 있어서 한 웅큼 넣고 끓였더니 우와, 훌륭한 라면이 되었습니다.
    • 오오 전복이라니 제가 '럭셔리'라고 쓴게부끄러워지려고 합니다.

      그 밖에 맛있는 재료들도 깨닫게 되었고..면식의 길은 멀고도 험한데 배가 나오는 지름길일 뿐이고.. ^^;;

      인증은 사진이 너무 맛없게 나온 관계로 패스입니다. 나중에 포토제닉하게 끓이면 한번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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