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의 지역 배경은 왜 바뀐건가요?

실제 사건은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는데,


공지영의 원작에서 '무진'으로 바뀐건가요?


물론 무진의 안개가 주는 상징적 의미를 차용하기 위한 것 같다는 생각은 하는데,


그렇다고 보기엔 무진이라는 도시에 대해 심어주는 이미지가 너무 안좋을 것 같은데 실제 도시배경을 이렇게 맘대로 바꿔도 되는건가요 ??


무진 입장에선 좀 기분이 많이 나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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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역할 하신 배우 분은 한국의 법정물에서 가장 그럴듯한 법정연기를 하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 무진은 가상의 도시 아닌가요?
    • 아 그러네요? 저는 실제 존재하는 도시인줄 알았어요!
    • 정확히는 가상의 도시는 아니고 무진이 광주군요
    • 광주 옛 지명이 무진주였죠.. 거기서 따 온듯..?
    • 저는 소설 읽을 때 지명 보고 딱 무진기행이 생각났었어요. 광주를 지칭하기보다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사실 사건 자체가 그렇잖아요. 꼭 거기 아니더라도.
    • 무진기행의 안개를 이용해서 답답함과 사람들 간의 단절감을 형상화하려는 의도겠죠.
      실제의 공간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배경을 옮겨놓으면서 상황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드는 상황적 배경의 효과도 가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멋진 설정인 것 같습니다.
    • 원작소설에서는 무진기행의 안개 이미지를 가지고 오려고 가상의 공간 무진을 설정했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것 같아요. 그게 실화에서는 광주였고요...
    • 안개
      -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군단(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 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 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 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 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성역(聖域)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 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 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醉客) 하나가 얼어 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銃身)을 겨눈다.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 설정상 무진이 가상도시라곤 하지만, 실상은 옛 이름을 그대로 갖다 쓴 거니, 굳이 가상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소설에서 서울이나 경주배경의 사건에서 한성이나 서라벌같은 도시명이 등장한 거나 비슷한겁니다. 그 둘에 비해 덜 유명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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