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제가 좀 꼬였나요.

 

요새 제 주위에 힘들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종류는 다양합니다.

취업을 비롯한 진로문제도 그렇고 금전도 그렇고 연애도 그렇고 집안일도 그렇고 작게는 다이어트까지 뭐 이것저것이요.

 

근데 오프라인이든 SNS든간에 항상 밝은 내용이나 널널해보이는? 내용들만 올려서 그런지

사람들은 제가 다 팔자 늘어진 줄 아네요. 별 고민도 없어보인다고 하고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도 안받는 것 같다고 하구요.

 

근데 사실 저는 어린나이에 혼자 살게 되면서

소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모든 걸 혼자해야하는 걸 겪다보니

부정적인 얘기나 우울한 감정 같은 건 잘 표출 안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상대에게 그런 힘든 기운을 주기 싫구요, 제가 그렇게 보이는 것도 싫어요.

그래서 어쨌든 혼자 참는 편이에요.

뭐 그렇다고 혼자서 끙끙 대는 스타일은 아니구요.

최대한 감정소모를 하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편입니다.

그도 아니면 혼자만의 대피소를 찾아요. (책이든 영화든 운동이든 듀게든...)

 

근데 자꾸 사람들이 힘들다 힘들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니까

이런말 쓰기 좀 그렇지만, 받아주기 지쳐요.

솔직히 말하면 투정같고 어린 애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투정이라는 표현은 그 사람이 안 힘들겠다가 아니라,

힘들지 근데 원래 힘든거야 안힘들게 사는 사람 찾기가 더 어려워,

그럼 이럴 시간에 자기를 다지고, 뭔가 해결할 방법을 찾는게 낫지 않겠어? 나한테 말하는 것보다 너 스스로 답을 찾을 때까진 아무것도 해결되지않아

뭐 이런식으로 생각이 전환되서 쓰는 겁니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려고 말하는 게 아닌 것을 압니다.

고민상담이든 푸념이든 넋두리든 누군가와 대화함으로서 해소되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상대가 제가 되다보니, 제 에너지가 좀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엔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말을 했다면 지금은 저도 모르게 말이 공격적으로 세게 나갑니다.

그친구가 교훈이나 꼰대성 발언을 들을려고 저한테 한말이 아닐텐데요. 저도 모르게 말이 나가고 후회하는 게 몇번째네요.

 

저 자체가 좀 개인주의적이고 타자한테 의지를 안하는 편이라 그런건지...

 

이러다 점점 자의식이 커지고, 언젠가 사람한테 감정이입이나 공감을 못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제가 좀 꼬인건가요?

 

    • 1) 꼰대 발언은 가급적이면 정말 안하는게 좋더군요, 저도 주둥이로 먹고 사는 직업이라 말을 잘해서 술 먹다 보면 친구나 동생한테 알게 모르게 꼰대 소리 하게 되던데 본인이 하고 싶은 타이밍의 90%를 참아도 꼰대 로 인상이 남으면 치명적인거 같습니다, 세상에서 아름답게 성공하려면 굿리스너가 되어야 하겠더라구여

      2) SNS 의 특성인지 원래 안그런 사람들도 이상하게 페북이나 트위터에 하소연을 적더군요, 근데 재밌는건 그러면 주목을 받는다는거, 심지어는 저는 오프라인에서 그 친구의 하소연을 항상 들어주던 사람인데, 어느날 지가 페북에 그런 한숨을 적었더니 무슨 일이냐고 몇명이 바로 문자를 보내더라고 내 친구들은 역시 걔들 뿐이라고 또 저한테 하소연을 하는데 괴씸하고 기가막힌 맘을 참느라 아주 어금니를 어찌나 꽉 깨물었던지 하루종일 오른쪽 턱주가리가 얼얼했어여

      3) 적는 김에 하나더.. 회사에도 그런 인간들 많죠, 평소에는 일도 안하는 것들이 뭐 작은거라도 하나 맡으면 대화명 부터 빡센 하루 어쩌구 하고 치장을 하고 저녁먹고 와서 30분 메일 쓰고 퇴근하면서 오늘도 별을 보고 퇴근하넹 이러면서 페북에 도배하고 하다못해 카톡까지 도배를 하는데 나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니 그냥 킥킥 너 일 빡신가봐? 하고 툭툭 어깨 두드려주고 하지만 속으로는 아니꼬울때가 있죠
    • 제가 이런 이야기 쓰면 엄청 웃겨보이기는 하겠지만;; 꼬이신게 아니라, 당연한 반응 아닐까요. 괜히 정신과의사나 상담사들이 따로 있겠나요. 전문 상담기술들이 있다고는 해도 핵심은 결국 이야기 들어주면서 공감해주는건데.. 이게 에너지 소모가 정말 심하대요. 비싸게 돈 받을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들어주기 힘들어하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옵니다. // 다만 누구나 다 어려움 앞에서 해결방법을 모색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라서..^^;
    • 오프에선 멀쩡한데 페북에선 시인이나 우울증환자로 변하는 사람 넘 많아요ㅋ 전 그게 너무 웃겨서 페북을 하지만
    • 전 갑자기 어느날 페북을 하다가 순간 유체이탈하여 제삼자가 돼 제 포스팅을 보는 현상을 경험하고 그 후로 챗 이외의 페북질을 일체 끊었습니다...
    • 근데, 그거 안들어주면 인간관계가 확실히 닫힌다? 좁아진다? 그런거 같더라구요. 저는 그런거 안들어주고, 듣기 싫어하는 티를 내는 편인데... 그때문만은 아니고, 저 역시 인간이 덜되어서 그런 것이긴 하겠습니다만, 인간관계가 이내 시들해지더라구요. 저를 좋게 보던 사람들까지도.

      그래도, 저는 그런걸 감수하면서 인간관계를 이어가느니, 그냥 안만나고 만다, 고 생각하고 혼자서 잘 지내는 편이긴 합니다만... 메신저니 문자니 이런걸 아예 안쓰는 이유가, 시시껄렁한 일상 넋두리를 들어주기 싫어서기도 하지만, 내가 인간관계를 갖고 싶지 않은 순간에, 다른 표현으로는 인간관계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순간에 누군가가 그것을 방해하는 것을 못참아서기도 하구요. 차라리, 넋두리를 하려거든 불러내라고, 만나서 이야기하자도 하는 편이죠. 불러내면 가능하다면 언제든 나가줄테니까. 대신, 그거 하고 다른 시간엔 나를 방해하지 마라, 이게 제 스타일이에요.

      근데, 이렇게 살면 진짜... 친구 하나 없더군요... 다시 말하지만, 그것말고도 저의 덜되먹은 인간성이 문제이긴 하겠습니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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