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학원강사(수학) 해보신 분께 조언을 얻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불쑥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려서 송구합니다만, 고민이 깊어서 ㅠㅠ

 

제가 이번에 저소득층 초등 3,4학년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1주일에 1번 1시간씩이에요.

문제가요.

 

나의 생각-초등학생은 놀아야한다. 교재에서 어려운 부분을 짚어주고 한명씩 질답형식으로 강의한다.

아이들의 생각-교재를 풀어야 한다. 교재를 풀고 선생님이 답 체크해주는 형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그전에는 숙제도 많았던 것 같다.

 

근데 저는 초등학생에게 학원에서 숙제를 내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내주지 않고 (애들은 놀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 숙제도 많대요 ㅠㅠ)

수업시간에도 문제를 풀고 답을 체크하기보다 응용문제나 서술문제 파트의 식세우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합니다.

근데 그중 똑똑해보이는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문제 왜 안풀어요' '문제 안푸니까 이상해요' 하는 말이 나와요.

 

내가 잘못된 것인지.....부모님들은 아이들 문제집이 하얗게 텅텅 빈 걸 보면 거기 뭐하는 데냐고 가지 말라고 할거 같기도 하고 ㅠㅠ

스무살 이후로 계속 봉사를 해왔지만 고등학생을 주로 가르쳐서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은 방법이 다른건가 하는 불안감도 크고......

내가 강의를 해봤자 애들이 5초 이상 기억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숙제내고 문제 풀게 하고 그래야 하는 건가....

 

하아......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술까고 있는 나는 유리같이 여린 여잔지......

단순 알콜중독자인지...........................ㅠㅠ

 

애들 가르치는 봉사 나간다니까 사람들이 자꾸 '애들이 이뻐보이면 시집갈 때가 된거래^^' 하는 것도 XX 짱나고.....

리얼키즈 스토리 레인보우를 보다보니 애들에게 호의적이 된 것 뿐인데.......

레인보우는 그렇게 잼있더만 몇주부터 XX 재미없고.......... (그래도 알레이나짱)

 

그렇습니다..............

    • 강사일 경험은 없지만 한가지는 알고 있습니다.
      학원강사라고 한정지으셔서 하는 말이지만, 학원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보내는 곳입니다.
    • 메피스토님 말씀이 맞는데. 저소득층 초등학생이라 시간때우기라는 면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긴 뭐 시간때우기면 제가 이런 고민을 할필요도 없겠죠. 근데 초등학생들도 성적 올릴려고 학원 보내나요? 우앙 ㅠㅠ
      • 저고득층이라 사교육 투자가 어렵고, 라일락님 같은 고마운 분이 계시다면 남들처럼 공부할 기회라 생각할 수 있죠. 개념 강의 하시고 문제를 통해 확인도 겸하시면 좋을듯.아이들이 강의듣고 이해했다고 생각해도 문제풀기 연습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초등학생이 놀기엔 수학시간보단 예체능 시간이 더 낫지않을까요. 대치동초딩들 수학 정석 끼고 다니는 괴상한 나라에서 가난한집 애들은 기회가 생기면 제대로 공부하고 싶을지도 몰라요.^^* 암튼 좋은일 하시네요,
    • [저소득층 초등학생이라 시간때우기라는 면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은 120% 님의 편견인 것 같은데요;;;

      학원에서 일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공부방에서 봉사를 하시는 건가요?
      저 또한 공부방봉사를 해보았지만, 결국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주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공부방은 님이 생각하시는 교육의 이상향을 실천하시는 곳이 아니고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는 곳이니까요.
    • [저소득층 초등학생이라 시간때우기라는 면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 공짜로 훈장질이 그게 힘들어요.
      피드백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 대놓도 돈이라도 받으면 더러워서라도 준비 열심히 하고
      나름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데, 또 봉사가 되면 스스로의 신념을 펴고 싶고, 그렇죠.
    • 초등학생 대상으로 수학수업을 '강의'한다는건 그냥 그 시간에 애들 머릿속에 강의 내용에 1/100도 안들어갔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학원 공부방 아니고요 저소독층 센터인데 거기서 아이들 대상 활동도 연 거에요.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니고 저소득층 초등학생=시간때우기라는 말이 어떻게 나와냐 하면 저소득층 가정은 맞벌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하더라구요. 맞벌이인 상태에서 초등학생이 방과후에 시간을 빡빡하게 채워서 다니는 게 분명 시간때우기 면도 있을 거라는 추측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편견 맞고, 죄송합니다.
      멋진징조들/그럼 강의 말고 그냥 문제풀이를 같이 해야하나... 그런 생각 중입니다. 심란하네요...
    • 사실 초등의 경우에는 보육의 측면이 좀 많긴 해요. 시간 때우기라는 표현을 쓰셨지만 보육이라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문제풀이 하는데 자기들은 다른 거하면 일단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요. 개념 정리 + 문제 풀이 하면서 최대한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1주일에 1번이면 많은 걸 기대하긴 힘들죠...
    • 옥수수가 모르잖아/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근데 1주일에 1시간이라 그것도 쉽지않아요. 갈팡질팡 중입니다. 어떤 해답을 내야할지... 애들이 1시간을 낭비하고 돌아가는 길일까봐 그게 두렵습니다.
    • blair/으앙 첨부터 보육이라고 쓸걸 왜 난 그 말을 떠올리지 못했던 거죠? ㅠㅠㅠ
      다른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란 말씀을 들으니 과연 그렇다 생각이 들어요. 맞춰야겠어요. 타인에...
    • 힘내세요~~~~~~~~봉사활동이라니 완전 멋져요!!! 간지폭풍이시다.....진지한 조언 요청글에 영양가없는 답글로 민폐를 끼쳐 죄송;;; 근데 힘내시라는 말 하고 싶어서.>_< 봉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저도 알레이나가 좋아요.ㅋㅋ 암튼 저는 힘내시라는 말만 백번하면서;;;카라 노래를 부르며 퇴장하겠습니다...
      나 좋으라고 그랬겠어~~~~~~그랬겠어~~~~~~~~나나나나나나나나♪
    • 초등수학은 안 해 봐서 뭐라 도움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가 없는게 너무 안타깝네요. 전 영어 일주일에 1시간 봉사 해봤는데, 영어 수업 안 했어요-_-; 애들 모아놓고 그리스로마신화부터 북유럽신화까지 신화 이야기 해줬음. (그러면서 가끔 영어단어 알려주고. 신화에서 파생된 단어들 있잖아요^^;) 영어쪽으로 도움은 안 되었을테지만, 애들은 신나하더라고요.

      일주일에 한시간, 그것도 '수학'이면 정말 뭘 하기도 뭣한 시간이네요. 저보고 하라면 아마 수학사 이야기나 해줄 듯. 파스칼이니 가우스니 뉴턴이니 미분 적분 나온 이야기 이런 것들. 근데 이러면 혼나겠죠? 웅웅..
    • 세이카/아니 이게 얼마만이에요 역시 우리 사이엔 붉은실이 이어져이따!!!!!!!!!!!!!!!!!!!!!!
      역시 알레이나가 짱이죠? 저는 크리스티나가 천하를 점령한 시절부터 알레이나파를 유지해왔어요.
      세계최고미녀순위 1위 알레이나 2위 한승연 3위 아이유 4위 설리 (0위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분........;)
      역시 세이카님도 레인보우를 보셨군요 키이라가 대니 바르던 그때부터 세이카님 생각이 나더라니.......
      괜히그랬겠어~그랬겠어~~~
    • being/아 나도 그렇게 할까 하는 유혹이 강렬하게... 근데 그전에 오랜만에 왔으니 being님 우행길부터 찾아봐야겠어요ㅋ
    • 저는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도 아직 학생이라 크게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첨언하자면...
      문제집을 푸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기계적으로 수학을 풀어나가는 아이들이 많지만, 실제로 이제 갓 저학년을 벗어난 3학년 아이들에게 때로는 수학이 일종의 숙련으로서 습득해나가야할 부분도 분명 있으니까요.
      저학년으로 예를 들자면, 7+6이 7+3이 10이고, 그러므로 3이 남으니까 13이 된다. 이런식으로 가르치는 것보다는 우선 7과 3이 더해졌을때 10이 되는 것을 거의 암기에 가깝게 습득한 후, 7과 6이 더해지는 것은 13이 되는것이라고 또다시 암기에 가깝게 습득하는 것이 도리어 효과적입니다. 대신 수학이 재미있어지려면 7과 3이 더해졌을때 10이 되는 것을 무조건 암기하기보다는 두 수를 합성하거나 분해하는 활동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알게 해야겠죠. 따라서 그러한 활동과 그것을 정제한 식으로의 암산 훈련등이 이루어져야 해요.

      이는 3학년도 마찬가지예요. 가장 중요한 것이 분수개념인데, 2학년에서는 연속량의 분할(그러니까 사과 1개를 3분의1로 나누는)로서 분수를 접하지만 3학년때는 이산량의 분할을 배우게 되는데 이게 어렵죠. (사과 6개의 3분의 1을 찾는것이요.) 이전의 지식과 큰 혼동이 오니까요. 그래서 되도록 이산량을 자꾸만 여러 개로 나누어보는 활동을 많이하면서 익힐 수 밖에 없어요. '이산량을 나눈다'는 개념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문제등을 통해서 자꾸만 나눠보아야해요. 다만 중요한건 어디까지나 중요한건 "나눌 수 있다"와 "나누는 방법"적인 측면이지 절대 답이 중요한게 아니예요. 그러니까.... 어려운 숫자로 나누어보는 문제들은 문제집에서 과감히 제끼셔야겠죠. 최대한 쉬운 숫자들로, 쉽게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접하는게 좋다는거예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문제집에서 되도록 쉬운 숫자들로 핵심적인 개념을 익힐 수 있는 문제들을 엄선하셔서 아이들이 여러 활동들의 핵심을 이해하고, 어느정도는 숙련될 수 있도록 하셨으면 합니다. 그 후에 간간히 문장제문제들을 푸는 법을 알려주셔도 늦지 않아요.
    • 전문가다!!! 역시!!!!!!
    • 그리고 요새 모든 아이들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고, 어렸을 때 부터 공부해야 좋은 사람된다 큰사람된다 너무 많이 들어서 아이들도 알건 다 알아요. 현장에서도 작은 시험들이 일상화 되어있는걸요. 그래야 학부모들이 좋아하니까요. 그래서 생각외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부모입장에서는 일종의 보육적 측면으로 공부방에 맡겨지곤 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나름 공부하고싶은 열의가 그 안에 있어요. 자신도 다른 친구들처럼 잘하고 싶고, 성취감도 느끼고 싶을거예요. 현장은 선생님이 한명한명에게 성취감을 북돋워주기에는 너무 정신없구요... 3,4학년이면 이른 시기니까 때로는 그렇게 책 한권 한권 작게나마 다 풀고 뿌듯함을 느끼게도 해주셨으면 해요. 사실 5,6학년 가면 저소득층 아이들은 자신들 가정사정에 많이 짓눌리고, 학업적으로 패배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학습된 회의감'이랄까 그런게 참 많아요. 3,4학년에 조금이나마 공부해보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갖추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예뻐해주세요^^!
    • 으악 진짜 전문가다!! 롤롤님 감사해요. 정말 피가되고 살이되는 말씀이에요. 전 사실 한놈이 유별나게 설쳐대서 이놈을 패야하나 쫓아내야 되나까지 고민했는데...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더 읽고 입장을 정하되 예뻐해주는 마음은 영원히 고수하겠어요!!
    • 다른분들께서 글에 나온 고민에 대한 해답은 많이 해주셨으니..
      우선 저도 봉사활동 하시는거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런 고민도 봉사활동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시느라 하는거잖아요! 더 멋지세요!
      그리고 수학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필요하시면 '수학 귀신' 추천합니다. 많이 유명한 책이라 아실 것 같기도 하지만.
    • 라일락/ 진짜 오랜만이죠!우리 듀게의 붉은 실인가요.ㅋㅋ 알레이나가 레인보우 넘버원 미녀죠.근데 키아라를
      보고 제 생각이 나셨나요.ㅋㅋ 암튼 저도 초 오랜만이라 이런말할 처지는 못되지만;;;님두 넘 오랜만이신듯>.<
      자주자주 오세요,그럼 전 리플을 달게요.ㅋㅋ 초등교육 전문가 롤롤님만 믿고 전 맘편히 잉여로 남겠습니당ㅋㅋ
    • 사실 전 이 수업을 처음 맡을 때 '내가 맡은 애들은 반에서 1등하도록 수업해야해' 라는 마음으로 맡았는데(언제나처럼) 그게 초등,주1회1시간 등 여러가지 문제로 여의치 않으니까 상심한 걸수도 있어요..그게 마음이 아픈 거에요. 내 수업이 아무 의미가 없으면 어떡하나, 차라리 이 시간에 수업 대신 월남쌈을 먹이는 게 낫지 않나... 제가 요리를 무지 잘하거든요. 딱 듣고 그대로 취할 수 있는 정답이란 없겠죠. 그저 끝없이 고민하면서도 1시간 하고 나면 며칠은 사라지는 불안감만이 있겠죠. 그 1시간을 위해 또 며칠이 지나면 고민하고 고민하겠죠. 그런 성격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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