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연애도 많이 안 해 봤으면 좀 찌질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니깐 이런 테크트릴 타는 남자라면요

 

집에 여자형제 한 명 없이 남중남고 다니면서 대학에 들어가면 형처럼 꼭 예쁜 여친 만들겠다는 부푼 꿈을 꾸며 입시한파를 뚫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딱 내 스타일의(아이유 닮은)여자를 신입생 환영회때 보고는 대학생이랍시고 술도 먹었겠다 괜히 설레는데 여자가 먼저 "어디살어?" "동기끼리 서로 번호 교환하자 ㅎㅎ" 그러면서 나한테 말 거는 폼이 '어? 나한테 관심 있는 거 아냐' 라는 착각속에 자꾸 그 애 생각나는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고백해야 하는지는 모르겠고

 

어느 날 술을 잔뜩 먹곤 학과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아이유야 나 사실 너 좋아해" 라고 말하는데 여자 표정 일그러지는건 눈치 못 채고 길바닥에 파전 대자 하나 쏟아내곤 다음 날 쪽팔려서 학교는 못 가겠고 자꾸 수업은 빠지고

 

엎친데덮친격으로 왠 복학생 아저씨 한 마리가 학교나 조용히 다닐 것이지 자꾸 내가 찍은 애한테 집적대는데 열 받아서 또 술 기운에 불러내서 주먹질 하고 진상에 진상은 다 부리는데 학교에 소문 날 생각하니 학교는 못 가겠고 자꾸 수업은 빠지고 학점은 개판 오분전

 

다음 해 벚꽃 가득 흩날리는 4월, 그 복학생 형이랑 아이유랑 손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군대 갈 결심을 하는..

 

이런 남자가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연애도 못 해 봤으면 좀 찌질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 뭔진 모르지만 이 글 엄청 재밌다!
    • 찌질할순있죠. 본인은 그렇게 배워나가는거라며 생각해도 되고, 또 당하는사람은 찌질하다며 기겁해도 되고 그런거 아닌가요?
      찌질하다는 말도 하지말란 기대말고, 스스로 상처만 너무 받지 않으면 되는거죠.
      우리 다들, 연애 아니라도 침대에서 하이킥할만한 기억 다섯손가락 꼽을정도로 있지 않나요? 풉
    • 그럴 수 있습니다.

      단, '좀 찌질할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면 그 상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 이후의 연애에 필요한 경험치를 쌓지 못합니다.
      반성을 통한 자기성찰로 차후의 기회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역시 '난 찌질했다. 부끄러웠다. 이후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찌질할 수도 있긴 하지만 역시 찌질하지 않은게 좋다는 의식을 가슴 속에 아로새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글쓴 분께서 의도하신 바는 아니겠으나, 찌질함에서 한 치만 앞으로 더 나가면
      1. 과내에 헛소리 퍼뜨리기. "쟤가 나한테 고백했는데 내가 거절하니까 저 형이랑 만나네 ㅋ" 라던가
      2. 어줍잖은 어장관리설 설파. "쟤 지금 저 형한테 떡밥 던지는거야. 저런데 걸려들면 어장관리 당하는거지 ㅋ"
      3. 스토커로 진화(?)

      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우리 모두 주의하여야 하겠습니다.
    • 뭐 사람이 부족하고 찌질한거 다 좋은데 난잘못없고 다 니가잘못한거임ㅇㅇㅋ 이런 정신상태는 문제가 있죠. Mea culpa의 마인드를 가지고 분별이 생기면 아무래도 자제를 하겠죠. 언제까지나 천둥벌거숭이마냥 살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 찌질해질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자랑은 아니죠.
      어차피 그쪽에서는 지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포기해야 해요...
    • 노바디님 말씀에 적극동감합니다
    • 할수도 있는데 자랑은 아닙니다. 면죄부는 못되요.
    • 20살 때 본문에 언급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고백받은 적이 있는데요.
      당시엔 어처구니가 없었는데(대체 얘는 날 언제부터 알았다고 사랑운운하는겨!!)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름 귀여운 거였네요...
    • 군대 갔다 오니 친구 다 바뀌고 쓸데 없이 나이들었다는 생각 들고, 후배들에게 "아저씨 한 마리"라고 멸시 당하고, 당최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옷차림과 머리모양을 따라가는 방법을 돌이킬 수 없어 괴로운데다가, 목을 옥죄듯 졸업이 차차 다가올 수록 취직 걱정, 학비 걱정에 미칠 것 같은 불쌍한 복학생이, 그나마 어떻게 세상 따뜻한 봄바람이라도 느껴보려고 용기 내어 여자 후배에게 조심조심 좋아할만한 말 고민고민 생각하고 짜내어 몇마디 좀 걸어 봤기로소니, 어디서 갑자기 희한한 술취한 놈이 나타나서 때리는 통에 처맞으면, 억울하고 속 터지지 말입니다?

      괜히 자기 열 받는다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남 두들겨 패는 대목부터는, 자칫 그냥 좀 찌질한 수준을 넘어서서 부도덕한 악한 인간으로 보일 법도 합니다. 글 속의 주인공도 나름대로 사정이야 있겠습니다만, 불쌍한 복학생 등장하는 소설이라도 하나 쓰고 싶네요.
    • 죄송해여 제가 유머감각이 없나봐여.. 웃자고 한 얘기였는데 지금 신나게 복학생 버전 쓰고 있었는데 흡 ㅠㅠ
    • ㄳ/ 뭘 죄송할 것 까지... 저도 웃자고 하는 이야기 입니다.
    • 찌질할수도 있죠. 서투르고 감정만 앞서다 보면 찌질해질수밖에 없지만 그걸 겪는 사람은 짜증낼수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술김에 사고치는거 습관되면 어릴때 멋모르고 저지른 찌질한 사고가 아니라 상종하기 싫은 인간이 술먹고 깽판피우는 것으로 보일수 있죠.

      그러나 그것이 청춘아니겠습니콰.
    • 들국화가 부른 그것만이 내 세상을 들을래요.
    • 찌질할 수도 있지만 찌질할 수도 있다고 해서 찌질한 걸 안 찌질한 셈 칠 수 있는 건 아니고 여전히 찌질한... 음......
    • 연애란 원래 찌질한거...(제 3자 시점에서는)....?
      찌질하지 않은 남자는 선수급 정도 되어야 완전체 -_-; 서툰게 찌질한 것과 동의어는 아닌거 같아요. 고로 그냥 혼자 사는것도 서툰 남자가 이성과 교감을 하는 것에 서툰 것이고 서툴지만 마음은 앞서고 그러다가 망하고 그게 결국 찌질한 짓으로 표출되고
    • 적당한 찌질은 귀..엽지..요. 흐음
      그러나 현실은 찌질잉여한마리로 취급.ㅠㅠ
    • 와 근데 아이유와 손잡고 벚꽃구경이라니 복학생으로서는 보기드문 승리자..

      ...현실은 밥도 혼자 먹.....
    • 찌질한 건 용서가 되지만 자신감 없는 건 용서가 안 돼요..
    • 끔끔/1절까지만 해야죠 여기서 2절 부르면 정말 내.얘.긴.줄. 알고 오해해요 ㅋ 복학생 버전은 곽재식님이 축약해 주셨습니다
    • 전 복학생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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