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이야기를 보고2
* 전 앞서 글에서 과연 연예인과 일반인의 차이가 무엇이고, 그렇게 차이를 두는 것이 맞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특히 브래지어 광고를 찍으니 그정도는 감수해야한다는 이야기는 "그럼 누드나 베드신을 찍은 여배우는?"이라는 의문을 던졌죠.
만일 어떤 여배우가 베드신을 찍은 이력이 있다면, 어떤 매체나 작가에겐 그 여배우를 대상으로 "동침하고 싶다"류의 이야기를 직접적이고 장황하게 풀어 쓸 권리가 생기는 겁니까?
어쨌든 전 이런류의 의문을 가졌고, 회사에서의 성희롱 예시를 통해 일반인과 연예인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의문을 가진 대상이 된 논리들은 상황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성희롱 가해자들이 보여주는 태도이기도 하죠.
흔히 인터넷에서 보지 않습니까. 몰래카메라를 두둔하며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는 여성들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이야기들 말입니다. 심지어 이 게시판에서도 가끔 출몰하는 그 썩은 논리 말입니다.
어쨌든,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개인의 권리침해나 범죄의 소지가 있는 표현들과, 연예인에게 적용되는 그것은 달라야하는건가요? 이게 제 의문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의미있는 답변을 듣지 못한 와중에, 논의의 마지막쯤 traitor님께서 제가 작성한 강호동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반박차원 및 기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위해 글을 씁니다.
며칠전쯤 전 강호동이 욕을 먹는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썼습니다.
그 내용은 강호동이 욕을 먹는 것은 그가 TV에 나와서 국민어쩌고 하는 서민적 이미지를 보여주던 사람이고, 또한 세금문제에 엮여있는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하여 이슈가 되는 곳의 토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에 강호동이 욕을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딱히 강호동을 비난하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두둔하는 이야기도 아니었죠.
개인적으로, 전 연예인이 공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밝혀진 결과가 어떻냐를 떠나)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에 엮인 것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과, 제3자가 한 개인의 신체;성적함의가 담긴 신체적부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하는것, 어디가 같은 맥락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일까요. 전 신세경관련 이야기에서 우린 무조건 연예인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해선 안된다라는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정이 개입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을 대중이 이야기하는 것과, 한 명의 프라이버시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의 것입니다.
많은분들이 "어떻게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가지고 성희롱 운운할 수있냐. 표현의 자유는 어디있냐"라고 합니다. 전 이 반박이 괴상한 반박이라고 생각합니다.
듀나게시판 유저 몇몇이 저 일에 성희롱 소지가 있다or성희롱이다..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경찰이 출동하는건 아닙니다. 법원이 듀나게시판 유저의 평가를 근거로 XX씨는 YY씨를 성희롱했다!라고 확정지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신세경이 그 글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해당 글을 쓴 사람을 고발하리라 생각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듀나 게시판 유저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해서 정말 '성희롱'이 되는건 아니란 이야기죠.
한 여성의 신체;특히 성적 함의를 가진 부위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이나 묘사에 대한 거부감이나 비판이야말로 표현의 자유의 영역이며, 의견을 이야기할 자유의 영역입니다.
오히려 여러사람들;심지어 "성희롱까지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조차 해당 작가의 신체묘사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을 통해, 우린 한 사람의 신체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과연 어디까지 글을 쓸 수 있나, 거기에 대상에 대한 배려는 필요없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생산적인 논의는 이런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덮어놓고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지만, 그 논리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누구나 기준은 다릅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선이란 것이 있고,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룰은 흐리다고해도 분명 있습니다. 이 선을 넘는다고 판단될 경우 누군가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또 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양성의 논리에 갇혀있다면, 우린 어떤 문제제기도 할 수 없습니다. 어떤 문제제기건 문제제기 자체가 이미 상대의 다양성에 태클을 거는 행위니까요.
무슨 대단한 철학자마냥 "당신의 기준에 확신을 가지지 말라"라는 이야길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사입니다.
이 논쟁의 포인트는 "이 사건엔 성희롱이 될 소지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견해를 인정하지 못하고, "이건 성희롱이 아니야!"라고 이야기하는 경직되고 완고한 태도들입니다.
어떤 상황에 문제소지가 충분히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포커스는 피해자에 맞춰져야 합니다(제3자의 평가영역이라도 말입니다).
이 상황을 "성희롱까지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태도는 "나는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문제제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입니다.
"성희롱이라니, 너무 민감한거 아니야?"따위가 아니라요.
성이나 욕망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와, 욕망의 대상이 되는 특정 개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욕망을 전시하는건 다른 영역의 일입니다.
그 영역을 누가 정해주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 멋대로 결정 할 수 있는건 더더욱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