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사건에 대해.

저는 그 작가의 표현을 보고 신세경에 대한 성희롱이라고 반응하는 분들이야말로 신세경을 성희롱하고 있을 여지가 약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신세경으로부터 떠나서 어떤 표현방식 그 자체로부터 혐오를 느끼는 것이죠. 그들에게 신세경은 중요치 않습니다. 거기서 신세경의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도 똑같이 반응할테니까요. 그 작가는 신세경을 성적으로 찬양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가진 성적인 자원들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떻게 성희롱을 연상할 수 있는지 이해는 되지만 납득하고 싶진 않습니다.

 

성희롱을 성희롱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가 보기에 대상을 오로지 자신의 '생리적 욕구'의 수단으로만 보는 태도입니다. 직장 상사가 여직원의 엉덩이를 지맘대로 만질 때,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의 다리를 맘대로 만진다거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단으로만'에서 '으로만' 입니다. 성희롱은 뭔가가 부족한 태도입니다. 성희롱이 있고 성희롱이 아닌 성적 행동이 있다고 할 때 양자의 차이는 확연히 다른 두 태도의 양상으로 구획짓기 어렵습니다. 이 말은 성희롱이 아닌 성적인 반응이나 행동에도 성희롱적 요소가 함축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가령, 연인이 섹스를 하면서 서로 '넌 맛있어', '널 먹고 싶어' 라고 귓가에 속삭이며 말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성희롱입니까? 이런 표현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그 작가의 신세경에 대한 표현보다 훨씬 더 외설적이고 폭력적입니다. 하지만 이런걸 우리가 성희롱이라고 하지 않지요. 성희롱을 성희롱으로 만들어주는 중핵은 '으로만'입니다. 그것은 보다 더 보강되지 못하고, 타인을 타인으로서 대하지 못하는 부족한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그 작가의 표현에는 신세경이 가진 미적이고 성적인 자원들에 대한 찬양일색입니다. 오히려 그것이 너무 많아서 고루하다면 고루할 지경입니다. 신세경은 덕분에 더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자신이 그녀에게서 어떤 과감한 충동 또한 느끼고 있다는 진실도 누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철저히 신세경이 가진 그 자원들을 부각시키고 찬양하며 거기에 매혹된 자신에 대한 고백을 통해 든든하게 지탱되고 있습니다. 그런것들이 다 제거된 채로 즉, 신세경으로부터 비롯된 그 요소들에 대한 배제를 통해 충동을 고백했다면 그는 신세경의 가슴에 대한 이야기에 어떤 수사도 덧붙이지 않고, '나는 저 커다란 빨통을 빨고 싶다' 내지는 '내 가슴을 신세경의 가슴과 비비고 싶다'라고 기술했겠지요. 이런 태도 속에서는 신세경이 없습니다. 신세경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그저 가슴이 큰 어떤 여자로 치환되어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왜냐, 오로지 자신 내부의 자위적인 생리적 충동만이 있을 뿐이고 그것을 채워줄 아무런 대상이나 와주면 그만이니까요. 그런 사람은 굳이 신세경까지 입에 올리며 제 나름 언어를 쥐어짜 찬탄을 내비칠 이유도 없습니다. 인터넷에 돌고 도는 어느 야한 사진들 밑에다 '한번 하고 싶다'고 댓글을 달고 화장지를 손에 쥐면 그만이니까요.

 

작가의 글을 보고 이것은 성희롱이다. 라고 말하는 분들은 목욕물 버리려다가 애까지 함께 버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성희롱은 무엇인가가 폭력적으로 넘쳐흐르는 과잉된 태도가 아니라 부족한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흔히 배려라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정확히 그 대상이 자신을 잡아끄는, 그래서 그 대상이 가진 그것이 아니면 안되는, 그 대상이 왜 나를 매혹하는지에 대한 고백입니다. 그것이 부재할 때, 터무니없이 부족할 때 상대방은 위협감을 느끼고 공포심을 느끼고 폭력으로 인지하게 되지 않을까요. 연인이 알몸 상태로 서로에게 몸을 맡긴 채 '널 따먹고 싶어'라고 말할 때, 이 표현의 형식은 분명히 폭력적이지만 폭력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상대에 대한 충동과 사랑이 배가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허나 지하철에서 누군가의 손에 엉덩이를 잡힌 사람은 그의 충동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는 그저 일반적이거나 무차별적인 어떤 '엉덩이'가 필요했을 뿐이니까요. 엉덩이를 잡힌 사람은 도대체 왜 나의 엉덩이어야 하는가? 에 대해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공포이고 두려움이며 폭력으로 다가오고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즉각적으로 도래합니다. 그래서 위험하구요.

 

내가 너를 원한다. 마구마구 원한다. 강렬히 원한다. 심지어 먹고 싶다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다만 거기에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아무것도 없을 때, 자신의 생리적 충동에만 몰입된 부족하고 미성숙한 태도 뿐일때, 상대는 폭력을 느낍니다. 반면에 그 '너'가 왜 '너'여야 하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충실한 고백은 너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강화시켜줍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신세경이 그 글을 보았다면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아름다운 몸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으리라 확신합니다.

    • 기초 개념을 한참 잘못 잡으신 듯...
      남자인 제가 봐도 신세경은 둘째치고 읽는 사람에게도 성희롱이 될 수 있는 글이었어요.
      마지막 한 줄은. 감히! 어찌 감히!라는 말 밖엔...-_-;
    • 이제 조국교수처럼 신세경이 듀게에 등장하는 일만 남은건가요. (아니 엘르에 등장해야 되나;)

      글은 잘 읽었지만 좀 위험하게 읽혀요. 스토커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인을 찍어서 원하면 그건 스토킹이 아닌가요? 묻지마 희롱도 희롱이지만 특정인을 겨냥한 희롱도 엄연히 희롱인것 같은데요.

      아 어제오늘 계속 신세경 관련글에 리플은 또 왜 달고 있나. 이제 신세경이 다 지겨워지네요.
    • 김대주씨보다 더 나아가셨군요. 축하드립니다.
    • 글쎄..감사의 기도 시간도 아니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으리라곤...하긴 그런 생각도 개인의 자유이겠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라라피포 생각도 나고..
    • 이건 참..
      예시도 한참 잘못 나가셔서 더이상 못 읽겠네요.
    • 기초 개념을 한참 잘못 잡으신듯...2
      그럼 일면식도 없는 남자가 여자에게 너의 그 봉긋하고 아름다운 가슴이 날 흥분시켜라고 말한다면 여자를 수단으로서만 대한게 아니고 찬양한거니까
      성희롱이 아닙니까?
      신세경의 측근이 아니고서야 신세경이 그 글을 보고 기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을거라고 어찌 그리 확신하십니까;;
    • 신세경 떡밥은 관심없지만 글쓰신 분의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내기 이렇게나 널 찬양하고 원하니 감사해라' 이건 전형적인 스토커 논리인데요.
    • 어이쿠 랜선을 타고 흐르는 이 전율
    • ..이러저러해서 너는 아름답다 그 점을 찬양하고 일방적으로 너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것을 안다,는 말은 오케이죠(좀 모순되고 위선적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잡지에다가 실명거론하며 써놓은 그 묘사들은 만지지만 않았다뿐이지 신세경에게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해서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분도 얘기했지만 엘르의 그 글은 일단 잘쓴 글이 아닙니다. 단어도 진부했고요.거기서 오는 비호감도 무시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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