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는가?

구미호나 콩쥐팥쥐 이야기가 다른 나라 이야기인건 아세요?

구미호는 일본 콩쥐팥쥐는 신데렐라 이야기이죠.

구미호가 일본설화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모든 이야기들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선녀와 나무꾼도 그렇고 혹부리영감도 그렇고 또 나무꾼과 산신령이야기도 일본에서 건너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서이지요.

 

다른 나라에서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만들어지고 계승 발전한 이야기는 판소리(수궁가, 심청가, 춘향가)와 무당에 의해서 전승되어온 이야기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공주의 남자의 본 이야기는 우리 이야기입니다.

선화공주이야기를 넘어 삼공본풀이 설화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표현을 하는데 그것은 각색에 의해서 그리 된 것이고

실제로는 리어왕에 더 가깝습니다.

아버지와 불화를 겪게 되는 여자가 집을 나와서 반려자를 만나 부자가 되고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거나 혹은 그 사이 아버지의 어려움을 도와주게 된다는 이야기 구조.

이게 공주의 남자와 선화공주, 그리고 삼공본풀이 설화의 이야기 구조입니다.

 

리어왕과 같은 구조이지만 벌써 몇천년 전에 제주도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삼공본풀이 설화)이니 이게 서로 영향을 받았을리는 없죠.

 

이런 우연을 보면 칼융의 집단무의식이라는 개념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익스피어와 제주도 무당이 같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었을리는 없으니까요.

 

하여튼 우리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일까요?

 

궁금합니다.

 

ps 우리 이야기가 아니면서 우리 이야기인척 하는 이야기가 무엇무엇이 있을까요? 

    • 근데 사실 수궁가... 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죠. 다른 나라에 아주 비슷한 얘기들이 있어서리.
      http://dbrxorqja1.blog.me/40112106061
    • 멕베스가 아니라 리어왕인거 같은데, 잠시 혼동하신듯..
    • 이것과 관련된 예전 포스팅.

      금도끼 은도끼.

      http://djuna.cine21.com/xe/1416457
    • 혹부리 영감은 확실히 일본산입니다만, 구미호와 콩쥐팥쥐는 그렇게 특정할 수 없습니다. 구미호는 중국을 거쳐 한국, 일본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오리지널 구미호는 중국과 조선(기자조선)과 관계된 중국설화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미호 이야기는 현대에 와서 일본식 설화와 결합해서 드라마를 위해 창작된 것이라고 봐야합니다. 진짜 구미호의 행동 모티브는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선이 되는 것이죠. 콩쥐팥쥐는 신데렐라 뿐만 아니라 다른 비슷한 이야기들도 여럿 있습니다. 말씀하신 칼 융의 개념이 적용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아무튼 말씀하신 문제제기와 관련해서 연구가 많이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덧붙여 리어왕은 멕베스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역사에 실재했던--혹은 실재했다고 여겨지는-- 인물의 이야기죠.
    • 견우와 직녀 이야기나 달에 사는 토끼들도 일본에서 건너온 얘기라고 알고있어요.

      그리고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속담에서도 몇가지 겹치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같은 것들.
    • 콩쥐팥쥐의 원전은 프쉬케 신화 아닌가요?
    • 저작권과 상관없는 근대 이전의 이야기들에 대해 '우리의' 혹은 '남의' 이야기를 가르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심지어 '우리 이야기인척 하는 이야기'라뇨 ... 이건 '학교 종이 땡땡땡'과는 다른 문제죠. 우리의 문화적 원형들 대부분은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반도 밖에서 왔을 겁니다. 그건 사실 일본도 마찬가지죠. 세계적 관점에서도 그렇습니다. 홍수설화같이 말입니다.
    •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블라디미르 프로프의 '민담형태론'을 권해드립니다. 간단히 말하면 모든 민담이 동일한 구조(수십 개의 기능)의 조합과 변주라는 거죠.
      http://en.wikipedia.org/wiki/Vladimir_Propp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liyard&logNo=91134621&categoryNo=18&viewDate=¤tPage=1&listtype=0

      이 사람이 제시한 기능들을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전세계의 민담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판타지 서사, 상투적 헐리웃 모험물 등도 이 도식들이 거의 그대로 적용가능하다는 걸 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연구죠. 비판도 있었고 나중에 그레마스가 더 세련되게 다듬기는 합니다만.
    • 그리고 haia님 말씀처럼 구비문학은 저자도 없고 저작권도 없죠. 신데렐라 같은 경우 수십 개의 버전이 있고 한국의 유명한 전래동화들만 봐도 지역별로 판본이 다양하거든요.
    •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에는 원래 기존에 존재했던 이야기를 셰익스피어가 문학적으로 승화시킨게 많다고 하죠. 그래도 언급하신 것처럼 리어왕 이야기 구조와 언급된 한국 설화들의 이야기 구조가 겹치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우리 이야기'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좀 들어요. 다른 나라에서 영향받았다해도,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야기가 되었다면 '우리 이야기'에 속하는게 아닐까요. 물론 비교적 늦게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와 이른 시기에 받아들인 이야기를 구분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통 신화학이라던가 신화를 통한 비평등은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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