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방문기 3일차 (멜랑콜리아, 아멘)
목요일 저녁에 올라와서 벌써 3일째네요.
부산은 언제나 활기차고 분위기가 좋아요. (거리가 좀 더럽다는 것만 빼면)
폐막식까지 있을 예정인데, 숙박비가 장난이 아니에요. 부담스러울 정도.
어제 오전,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멜랑콜리아>를 봤어요.
영화 자체는 참 좋아요. 호불호가 갈릴 영화겠지만서도, 저는 좋았습니다.
영화 아래에 묵직하게 깔려있는 감독의 멘탈이 느껴져요. 커스틴 더스트와 샬롯 갱스부르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미지가 굉장히 선명한 영화입니다. 지금도 몇몇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생각이 날 정도.
다만 불만이었던 점은 영화 자체보다, 극장이었어요.
정말 이상한 극장이에요. 저는 영화관이 층별로 나눠져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이건 뭐 완전..
제가 2층에서 봤는데, 영화 초반 늦게 입장하시는 분들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올때마다 빛이 새어나와서 스크린에 다 반사되요. 짜증이 날 정도로요.
또, 객석의 규모에 비해서 스크린이 너무 콩알만해요.
뭔가 극장은 스크린이 관객을 압도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때문에 멜랑콜리아의 이미지가 더욱 더 강렬하게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맥스에서 봤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축된 극장에서 보고싶어, 여러 영화를 하늘연극장껄로 예매했는데..망했어요. 내년에는 절대 여기서 안볼꺼에요.
김기덕의 <아멘>은, 영화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정말 강하게 느껴집니다.
크레딧에 김기덕과 배우로 출연한 여자배우밖에 안나와요. 둘이서 촬영도 다했구요.
기술적으로 보면 영화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입니다. 컷과 컷 사이에 튀는 부분들이 너무 많고, 편집도 괴상망측해요.
영화과 다니는 학생들보다 못찍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풍기는 분위기, 김기덕의 진심..그런 것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어요.
부분부분 저게 뭐하는 짓이야, 왜 저러는거야? 하는 것들이 있지만서도 그냥 그러려니..하고 자연스레 넘어가요.
마지막에 여배우가 카메라를 쳐다보는데, 정말 극장에서 조그마한 비명을 질렀네요.
저는 스크린에 있는 배우가 카메라를 쳐다보면 (시점샷이 아닌), 너무나 무서워요.
옛 영화들은 물론이고 살인의 추억, 시 등등 아..죄 지은게 많아서 그런가봐요.
여튼 <아멘>은 재미있으면서도 기괴하고, 유치하면서도 어떤 순수하고 뜨거운 치기어림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오늘은 미드나잇 패션밖에 없어서 시간이 여유로워요.
근데 그 미드나잇 패션....하늘연극장에서 봐야합니다.
아..후회막심이에요.
하지만 부산은 참 좋습니다! 맛있는 곳들이 너무 많아요. 행복행복~